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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오세훈 "일부 보수 유튜버 탓에 외연 확장 한계…안철수, 예의 아냐"

등록 2021.01.28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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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민 죄책감에 10년 준비한 대선 꿈 접고 출마한 것"

강성보수 유튜버들 절연 "자극적인 내용으로 분노만 자극"

"조건부 출마, 기존 정치문법 안 맞지만 '희생' 재조명 될 것"

"안철수, 이제 와서 문호 열라? 예의도, 정치적 도의도 아냐"

"나경원으로 단일화하면 아마 중도층이 투표장 잘 안 갈 것"

"단일화 시너지 가장 극대화될 수 있는 후보가 나, 오세훈"

오늘 건강 공약 발표 "전 시민에 손목시계 보급 건강 관리"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1.28.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1.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준호 최서진 기자 =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좌파들은 매우 전략적이다. 우리 우파들도 좀 더 전략적으로 지혜로워졌으면 좋겠다"면서 이번 보궐선거에선 '강성보수'와 확실히 선을 긋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경선에 불참한 채 후보단일화 협상을 재촉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겐 "예의도 아니고, 정치적 도의도 아니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오 전 시장은 지난 27일 뉴시스 인터뷰에서 "강성 보수 세력을 자처하는 이른바 보수 유튜버들이 문재인 정부의 실정과 무능한 정책을 굉장히 자극적인 내용으로 방송해 우리 우파 어르신들이 영향을 받는 것 같다"며 "분노보다 지혜로운 전략이 앞서야 하는데, 분노만 자극해 구독자 수를 늘리는 일부 보수 유튜버 때문에 오히려 중도 외연 확장력에 한계가 생긴다"고 비판했다. 

이는 국민의힘 전통 지지층인 강성 보수, 그 중 극우 유튜버와 공생 관계인 '태극기부대'와의 절연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나경원 전 의원이 이른바 '짜장면론'으로 보수 선명성 부각에 나선 것과는 정반대 행보다.

보수 몰락의 근원을 서울시장 재임 시절 무상급식 투표 탓으로 돌리는 시각에 대해선 "2016년 총선 때 공천 파동이 있었고, 우리가 180석 되는 거 아니냐는 말이 나오면서 국민들한테 당이 오만해졌다는 평가를 받은 것 아닌가"라며 "당내 분열상, 친박·친이의 과도한 권력 다툼으로 무너진 게 국민 뇌리 속에 살아 있는데, 모든 보수 실패의 책임이 오세훈에 있다는 식으로 돼서 그 점이 억울하다"고 항변했다.

서울시장 3선 출마 명분은 "서울시민에 대한 죄책감과 자책감, 정권 탈환 교두보 역할"에서 찾았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1.28.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1.28. [email protected]

오 전 시장은 "이번 보궐선거는 일할 기간이 1년 밖에 되지 않는데, 처음으로 시장 일을 하는 분들은 6개월 정도 일을 파악하느라 에너지를 소모하고 다음 선거를 맞이하는 형국"이라며 "이번엔 내가 나서서 죄책감을 좀 씻고, 들어가자마자 위기의 서울시를 수습하고, 특히 코로나 위기상황 아닌가. 일해본 사람이 정책 연장선상에서 해야 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후보단일화 협상은 난항을 겪겠지만 "당연히 단일화 해야 한다. 국민적 여망 아닌가"라며 야권 승리를 위한 상수로 보고 있다.

그는 "단일화라는 게 어차피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상정할 수밖에 없는데, 조사 방식을 무선으로 할지 유선으로 할지, 주중에 할지 주말에 할지, 그런 방법에 따라서 각자 유불리가 있다. 그럼 단일화 의지가 있다고 해도 실무적으로는 어렵다"며 "(조건부 출마 제안을 통해) 대선까지도 야권 분열 가능성을 원천 봉쇄할 수 있다. 기존 정치 문법엔 안 맞을 지 모르지만 희생적으로 제안한 의미가 재조명될 거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1.28.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1.28. [email protected]

다만 경선과 별개로 후보단일화 협상은 반대했다. "이미 열흘 줬잖나. 다른 당의 후보가 스타트라인에 서서 출발했는데 이제 와서 '당에 들어와서 경선하겠다, 문호 열어라', 이건 사실 예의도 아니고 정치적 도의도 아니다"라며 "여기 경쟁이 시작된 만큼 이 당 후보가 결정될 때까지 기다려주셔야 한다. 아니면 결단해서 들어오시라"고 요구했다.

3자 대결 구도에서도 자당 승리를 확신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선 "그 분은 정치적 계산이 다를 수 있는데, 누가 봐도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야권 단일화가 더 경쟁력 있고 승리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야권의 서울시장 보선 주자 '빅3' 중 단일화 시너지 효과는 본인이 가장 크다고 장담했다.

오 전 시장은 "만약 나경원 후보로 단일화하게 되면 아마 중도층이 투표장에 잘 안 나갈 거라 생각한다. 나 후보 스스로 보수우파를 자처하겠다, 중도는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는데 중도가 나 후보에 투표하겠냐"며 "안철수 후보로 단일화 되면 우리 당의 극렬 지지자들, 강성보수 분들이 투표장에 나갈까? 저는 시너지 효과가 안 나는 단일화라 생각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1.28.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1.28. [email protected]

반면 "저를 지지하는 분들은 우리 당 지지자가 있고, 중도층 유권자도 계시고, 극히 일부지만 민주당 지지자들도 저를 지지하는 분들이 계신다"며 "이 세 종류의 유권자가 전부 지지해줄 수 있는, 다시 말해 단일화 시너지가 가장 극대화될 수 있는 후보가 오세훈 아닌가"라고 자평했다. 2년 전 전당대회 당시 일반시민 여론조사에서 50% 이상 지지율을 얻은 후보는 본인이 유일하다는 점도 근거로 내세웠다.

코로나 시대의 시대정신에 대해선 "언택트 환경이 생활의 한 패턴으로 자리잡아서 가족의 가치가 매우 높아지지만 가장 소외받는 가족 형태가 1인 가구"라며 "그래서 1인가구 보호 특별대책본부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1호 공약으로 내놨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1인가구를 공략하기 위한 공약으로 "모든 서울시민에게 (애플워치 또는 갤럭시워치처럼)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손목시계를 보급하겠다"고 했다.

오 전 시장은 "그걸 통해 하루에 몇 시간을 주무시는지, 몇 시간을 걷는지, 맥박이나 심장박동수 등 기본적으로 필요한 건강정보가 축적되면서 동네병원이나 주치의와 관계를 맺고 서울시가 컨트롤타워로서 건강도시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개인정보보호 침해 논란이 일 수 있어 원하는 시민에게만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1.28.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1.28. [email protected]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의 서울시정에 대해선 도시경쟁력 지수, 삶의 질 지수, 세계금융도시 순위 등의 동반 하락을 언급하며 사실상 '서울의 잃어버린 10년'으로 평가했다.

그는 "서울시장은 도시경쟁력을 바탕으로 삶의 질을 끌어올릴 책무를 지고 있는데, 그 두 개 목표 중에 박 시장은 도시경쟁력을 포기해버렸다"며 "코로나 때문에 지난 1년 동안 서울시민 삶의 질이 굉장히 떨어졌다. 저 역시 도시경쟁력보다는 삶의 질 쪽에, 서울시민 일상을 보듬는 데 행정력을 집중할 예정이지만, (내년에 연임하면) 도시경쟁력을 끌어 올리는 정책들도 노력을 많이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본선 경쟁 상대인 우상호 의원과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경쟁력에 대한 평가는 유보했지만 "박 후보자가 주택정책의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하고 계신가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됐다"며 "토지임대부분양 30만 가구는 서울 땅값이 비싸서 부지가 없어서 불가능하고, 민간 재개발·재건축을 반대하지 않는다면서 또 탐욕의 도시가 되면 안 된다고 하는 건 오락가락하는 말씀"이라고 견제했다.

오 전 시장은 시장에 당선되지 않을 경우 내년에 대권에 도전할 것이냐는 질문에 "꼭 서울시장에 당선돼서 야권의 정권탈환 교두보가 되겠다는 결심을 하고 나온 것이고, 그렇게 나온 이상 대선 생각은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며 "한번 더 5년짜리 공약을 내놓는다고 했기 때문에 대선을 염두에 두고 행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는 "제가 출마 선언에서 분명히 보궐선거에 나오면 서울시장을 (한 번 더) 하겠다고 말씀드렸다. 그 이후 정치적 행보는 6년 뒤에 생각해도 늦지 않다"고 여지를 남겼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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