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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코로나와의 싸움,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다

등록 2022.02.03 09:4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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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코로나와의 싸움,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다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코로나19와의 싸움도 어느덧 3년차. 이제는 한 번도 겪어본 적 없는 오미크론 변이와의 전면전이 시작됐다.

이미 우세종이 된 오미크론 변이를 두고 혹자는 '감기'에 비유한다. 영국, 덴마크, 노르웨이 등 앞서 오미크론 변이를 경험한 국가들이 방역 조치를 전면 해제했다는 소식과 함께, 국내에서도 오미크론이 '마지막 고비'라는 말도 흘러나온다.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은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도 최근 KBS 라디오 프로그램 '최영일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전파력이 강해진다는 건 (바이러스의 생명이) 끝나간다는 걸 의미하는 것"이라며 "참 반갑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을 게임에 비유한다면 오미크론 변이가 '최종 보스'인지 우리는 알 수 없다. 그 뒤가 행복한 결말인지 또 다른 변이가 나타날지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분명한 것은 게임이 다 끝나기 전에 방심한다면 행복한 결말을 맞을 미래가 그만큼 멀어진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유행이 2년 이상 이어지면서 대다수의 국민이 지친 것은 사실이다. 지난 2년여간 국민 절반이 3번에 걸쳐 예방접종에 참여했고, 수많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생업 포기의 기로에 섰다. 많은 의료진이 소진(번아웃) 상태에 이르렀으며, 학생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는 날이 늘었다.

그래서 올해는 기필코 코로나19가 종식됐으면 하는 기대감에, 마치 주문처럼 "오미크론은 감기"라고 말하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러나 불행히도 오미크론은 독감(인플루엔자)도, 일반적인 감기도 아니다. 질병관리청이 지난달 24일 공개한 치명률을 살펴보면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은 델타 변이(0.8%)의 5분의 1 수준인 0.16%이지만, 인플루엔자(0.1%)보다 높다.

반면 감염병 환자 1명이 감염시킬 수 있는 사람 수를 가리키는 감염재생산지수(R0)의 경우 독감은 1.28 수준인데 비해 오미크론은 그 9.4배인 12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약 2배로, 오미크론보다 전파력이 높은 바이러스는 홍역(15) 정도다.

오미크론을 '감기'라고 치부하며 개인 방역수칙을 소홀히 하거나 전체적인 확진자 수를 어느 정도 통제하지 않으면 인명피해는 계속 감수해야 할 수밖에 없다.

방역 당국과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영향으로 하루 최소 10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우리 의료체계가 감당 가능한 확진자 수는 3만명 수준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3일부터는 코로나19 방역의 큰 틀이 바뀌는 만큼 정부와 방역 당국은 국민들이 오미크론의 영향력에 대해 오해하지 않도록 메시지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특히 유행 규모를 완만하게 조절하기 위해서는 초기에 가능한 많은 감염자를 찾아내는 전략이 여전히 필요하다. 60세 이상 고령자 외에 위중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저질환자나 미접종자도 PCR 검사를 받을 수 있게 하거나, 신속항원검사(RAT) '음성'도 1~2일 후 재검사를 의무화하는 등의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오는 6일 이후 적용될 거리두기도 예외가 될 수는 없다. 확진자가 무섭게 늘어나는 상황에 방역을 완화하기는 쉽지 않아보인다. 다만 더 이상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에게 말로만 버텨 달라고 희생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 한 명이라도 살리는 방역을 위해 독일과 호주, 영국, 캐나다처럼 임대료 지급 등 전면적인 지원을 검토할 시점이 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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