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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힘들게 버틴 코로나 3년…긴장 풀 때 아니다

등록 2023.01.02 13: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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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코로나19 유행이 해를 넘겨 올해로 4년차가 됐다. 오는 20일이면 만 3년을 채운다.

계묘년 새해를 맞아 많은 사람들이 품은 소원 중 하나가 올해 만큼은 코로나19가 종식됐으면, 또 안정적인 일상회복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 아닐까.

정부와 방역 당국은 지금의 유행이 안정세로 돌아서면 방역 출구전략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두 단계에 걸쳐 실내 마스크 의무를 완화하고 실내 마스크 전면 해제 시점에는 재난 위기 단계와 감염병 등급을 하향한다는 방향을 제시한 상태다.

다만 정부가 지난해 12월 실내 마스크 완화 기준을 발표한 이후 방역에 대한 경각심이 떨어진 모습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하철과 버스, 체육시설 등 실내 공간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이 부쩍 많아졌다는 목격담도 들려온다.

오미크론 변이 영향으로 코로나19의 중증도가 약해졌다고는 하지만 이 감염병 때문에 국내에서 매일 50~6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다는 엄혹한 현실은 변하지 않는다. 감염 전파의 70~80%는 젊은 층이 주도하지만 사망자는 90% 이상이 60세 이상 고령층이라는 점도 결코 가볍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방역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인명피해를 알면서도 마스크 등 방역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여론에 편승하고 경각심을 떨어뜨리는 정치권의 방역 완화 요구가 무책임하다고 지적한다.

코로나19 유행 초기, 방역 상황을 학교 수련회 체조에 비유한 표현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교관은 수련생들에게 단체 팔 벌려 뛰기를 할 때 "매 차례 숫자 구호를 붙이되 마지막 구호는 외치지 말라"고 요구한다. 누군가 실수로 마지막 구호를 외치면 모두가 다시 처음부터 체조를 시작해야 한다.

실수한 사람을 탓하자는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고의적인 행동이라면 이야기는 다르다.

원하든 원치 않든 우리는 감염병과 전쟁 중이다. 이 상황을 빠르게 끝내기 위해서는 모두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공동의 목표에 집중하지 않으면 전체가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누군가는 목숨을 잃는 상황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정치권이 더 이상의 불필요한 혼란을 부추겨서도 안 된다.

중국의 유행 상황은 우리에게 마지막 위협이 될 수 있다. 정부는 중국 입국자를 대상으로 입국 전후 코로나19 검사를 의무화하고 검사·확진자 격리비용을 입국자 본인이 부담하도록 하는 '틀어막기' 전략을 썼다. 그러나 검역이 느슨한 나라로 확산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우리나라가 대(對) 중국 방역 수위를 대폭 끌어올렸다고 해도 홍콩 등 다른 국가를 경유해서 들어오는 경우까지 모두 차단할 수는 없다.

이 때문에 한 감염병 전문가는 "중국의 유행 변수와 국내의 방역 수위를 고려할 때 올해도 엔데믹은 요원하다"고 다소 우울한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거꾸로 풀어보자면 정부와 방역 당국이 할 일을 하고, 국민 모두가 '방역 사령관'의 마음으로 노력할 때 '엔데믹' 시기를 조금은 앞당길 수 있을지 모른다.

다소 진부할 수도 있겠지만 마스크와 손 씻기 등 개인의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백신 접종에 참여한다면 내 주위의 소중한 사람을 지킬 수 있다는 기본 원칙을 다시 강조해본다.

새해에는 이 '마지막 구호'에 집중하고 협조함으로써 우리 모두가 염원하는 '안전한 일상회복'을 제대로 쟁취할 수 있기를 바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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