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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현실]④"빛 발할 날 올거야" 탄소중립 작은실천 확산

등록 2023.01.24 07:00:00수정 2023.01.24 10:3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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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이용부터 텀블러 사용 등 여러 소시민적 방법

강남역·신림동 반지하방 침수로 기후위기 심각성 인지

"우리의 작은 실천이 허망한 죽음 막을 수 있다고 믿어"

[샤름 엘 셰이크=AP/뉴시스] 지난해 11월16일(현지시간)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제27차 유엔기후변화 당사국총회(COP27)가 열리는 동안 시위대가 "생존을 위한 1.5도"라고 쓴 손바닥을 보여주며 기후 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지구 온도 1.5도 상승 폭 억제를 외치고 있다. 2022.11.16.

[샤름 엘 셰이크=AP/뉴시스] 지난해 11월16일(현지시간)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제27차 유엔기후변화 당사국총회(COP27)가 열리는 동안 시위대가 "생존을 위한 1.5도"라고 쓴 손바닥을 보여주며 기후 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지구 온도 1.5도 상승 폭 억제를 외치고 있다. 2022.11.16.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전 세계적으로 이상 기수 현상이 잇따르면서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 사이에서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탄소 중립을 실천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탄소 중립이란 지구온난화 주범으로 꼽히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줄이는 대책을 세워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의미다.

대중교통 이용부터 전기차 구매, 텀블러 사용 등 실생활 속 작게나마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노력들이 대표적이다.

실제 탄소중립을 위해 자가용을 사용하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는 시민들이 늘고있다고 한다. 지난 여름 서울 남부를 덮친 기록적인 폭우를 보고 경각심을 가졌다는 이들이 특히 많다.

직장인 박수진(29)씨는 최근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기 시작했다.

박씨는 "이전까지는 나 살기 바빠 기후 변화에 대한 관심은 적었다. 하지만 지난 여름 강남역이 침수되면서 기후 위기로 인한 피해가 결코 나와 멀지 않다고 느꼈다"며 "작은 실천이지만 앞으로는 더욱 더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한 실천적 행동들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회초년생 김민준(29)씨도 지난해 강남 일대 침수를 겪으며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깨달았다고 한다. 당시 김씨는 차를 타고 사당역에서 동작역으로 가는 길이었다. 도로가 물에 잠기기 전 빠져나왔지만, 비현실적인 침수 풍경을 보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김씨는 "기후 위기가 목숨까지 앗아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솔직히 나 개인의 영향력이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이건 멀리 보면 우리의 생존권과 직결되는 것"이라고 탄소중립 실천 의지를 드러냈다.
[광주=뉴시스] 광주 효동초등학교 학생들이 지난해 10월19일 광주 북구청 광장 일대에서 '탄소중립 실천'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거리 홍보를 벌이고 있다. (사진=광주 북구 제공) 2022.10.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 광주 효동초등학교 학생들이 지난해 10월19일 광주 북구청 광장 일대에서 '탄소중립 실천'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거리 홍보를 벌이고 있다. (사진=광주 북구 제공) 2022.10.1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비교적 가격이 비싼 전기차를 구매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도 탄소중립에 대한 가치가 어느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로 인한 이산화탄소 증가가 기후 위기를 초래한다는 사실에 비용을 조금 더 감수해서라도 기후 위기를 막고자하는 움직임이다.

2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누적 기준)는 2018년 12월 5만5756대에서 지난해 9월 34만7395대로 불과 4년 동안 5배 이상이 늘었다.

국산 전기차를 운전하는 최모(37)씨는 "금전적 부분이나 편의적 측면에서 봤을 때 현재 시점에서 전기차 구매는 좋은 선택은 아니"라면서도 "작은 움직임들이 모이면 결국 그 힘은 굉장해지는 것 아니겠느냐. 반드시 빛을 발할 날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텀블러 사용이나 쓰레기 줍기 등 기후문제 해결을 위한 작은 실천에 동참하는 경우가 늘고있다고 한다.

경기 의왕에 거주하는 김다빈(17)양은 "지난 여름 기후 위기로 폭우가 내려 신림동 반지하 방에 사는 사람들이 죽는 뉴스를 봤다"며 "내 작은 실천이 그런 허망한 죽음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 믿으며 그때 이후로 항상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고 일회용 플라스틱도 되도록 사용하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김양과 같은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박현지(17)양도 탄소중립을 위해 '플로깅' 봉사를 지속하고 있다고 한다. 플로깅이란 조깅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행동을 말한다.

박양은 "플로깅 봉사를 하면서 잘 썩지도 않는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무책임하게 버려져 있는 것을 보고 슬펐다"며 "지구 환경 보전을 위해 쓰레기를 수거하는 것이 10대 때 할 수 있는 나만의 작은 도전"이라고 말했다.

케이팝(K-POP) 팬들 사이에서도 탄소 중립을 위한 논의가 꾸준하다고 한다. 아이돌 그룹의 실물 앨범이 기후 위기에 악영향을 준다는 이야기에 팬들이 실물 앨범 구매 자중한 사례도 있다.

곽모양(15)은 소위 말하는 '앨범깡'도 서슴지 않던 방탄소년단(BTS) 열혈 팬이지만, 최근 들어서는 실물 음반 등 플라스틱 제품 구매를 멈췄다.

곽양은 "열렬한 팬심으로 시디든 뭐든 다 사고 싶은데, 그래도 탄소 중립을 생각하는 게 UN에서 연설까지 한 BTS 팬의 진정한 자세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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