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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제2세종문화회관 짓는 오세훈…"공연 안 봐도 즐기는 공간"

등록 2023.03.20 11:15:00수정 2023.03.20 16: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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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함부르크 콘서트홀 '엘프필하모니' 찾아

"공용 공간 확보…경치도 분위기도 느끼게"

[함부르크=뉴시스]제2세종문화회관 조감도. (사진=서울시 제공) .2023.03.20. photo@newsis.com

[함부르크=뉴시스]제2세종문화회관 조감도. (사진=서울시 제공) .2023.03.20. [email protected]

[함부르크=뉴시스] 조현아 기자 = 독일 함부르크의 '엘프필하모니'는 1966년 지어진 붉은 벽돌로 된 창고 위에 건물을 신축해 콘서트홀로 탈바꿈한 대표적인 랜드마크다. '엘베강' 건너편에 위치한 엘프필하모니는 '파도'를 형상한 파격적인 외부 디자인으로 2017년 개관 이후 시민들이 즐겨 찾는 문화예술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유럽 순방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과 취재진이 지난 18일(현지시간) 오전 엘프필하모니를 찾았을 때도 이곳을 즐기러 온 관광객과 시민들로 붐볐다. 입구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8층 '더 플라자'로 올라가니 함부르크 시내와 엘베강이 한눈에 들어왔다.

더 플라자는 37m 높이의 기존 창고 건물과 신축 건물 사이에 위치한 곳으로 엘프필하모니의 로비이자 함부르크 시내를 360도 조망할 수 있는 전망 공간으로 활용된다. 연중무휴로 자정까지 운영 돼 공연을 보지 않아도 누구나 무료로 더 플라자를 즐길 수 있다.

엘프필하모니에는 2100석으로 된 '비니어드(객석이 무대를 감싼)' 형식의 콘서트홀과 550석 규모의 리사이트홀뿐 아니라 5성급 호텔, 주거시설, 레스토랑, 바 카페 등이 공존하고 있다. 연간 엘프필하모니의 관광객 수는 코로나19 이전인 2018~2019년 기준 약 360만 명으로 이중 콘서트홀 관객은 90만 명 정도고, 270만 명은 플라자를 보러 찾는다.

엘프필하모니 크리스토퍼 리벤 슈터 사장은 "창고와 신축 건물 중간에 모든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플라자를 만든 것이 포인트"라며 "매일 몇 천 명의 관광객이 이곳 플라자에만 오기 위해 방문한다. 콘서트홀에 가지 않아도 플라자 방문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여의도공원에 '제2세종문화회관'을 짓기로 한 오세훈 서울시장도 엘프필하모니를 둘러본 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용 공간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함부르크=뉴시스]오세훈 서울시장이 18일 오전 10시 30분(현지시간) 함부르크를 대표하는 문화예술시설인 ‘엘프필하모니'를 찾아,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조남준 도시계획국장, 오세훈 시장, 문기덕 클라인마흐노우시 건설/주거부 기후보호담당관). (사진=서울시 제공). 2023.03.20. photo@newsis.com

[함부르크=뉴시스]오세훈 서울시장이 18일 오전 10시 30분(현지시간) 함부르크를 대표하는 문화예술시설인  ‘엘프필하모니'를 찾아,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조남준 도시계획국장, 오세훈 시장, 문기덕 클라인마흐노우시 건설/주거부 기후보호담당관). (사진=서울시 제공). 2023.03.20. [email protected]

오 시장은 "서울시내 각종 공연장 등은 유료 관객, 돈을 내고 입장한 분만 시설과 음악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며 "이곳에 와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시설물의 한가운데에 공용 공간을 만들어 누구나 올라와서 경관도 즐기고 문화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앞으로 세종문화회관 리모델링이나 제2세종문화회관을 만들 때 그런 공용 공간을 반드시 확보해 시민들이 특별히 공연을 보지 않아도 그 공간에서 경치도 즐기고 분위기도 느낄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여의도공원 내 수변 랜드마크로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여의도 공원은 활주로가 있던 자리에 1972년 광장으로 조성됐다가 1999년 약 7만평(22만9539㎡) 규모의 공원으로 문을 열었다. 여의도공원은 여의도 면적의 약 8%를 차지하고 있다. 여의도 중심에 위치하고 있음에도 주변 지역과 단절되고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이유 등으로 도심문화공원으로 재편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에 시는 여의도 공원 내부를 새로 조성하는 단기사업과 동·서 여의도와 주변 지역을 여의도 중심으로 연결하는 장기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올 상반기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여의도공원 재편 작업은 수변문화공원, 녹지광장, 생태공원 등 구역별로 추진된다. 수변문화공원에는 제2세종문화회관과 도시 정원이 조성된다. 제2세종문화회관에는 2000석 규모의 대공연장, 400석 규모의 소공연장을 비롯해 향후 여의도에 건설되는 서울항 이용객과 시민을 위한 F&B시설, 문화교육시설 등이 들어선다. 착공은 2026년 목표다.

[함부르크=뉴시스]오세훈 서울시장이 18일 오전 10시 30분(현지시간) 함부르크를 대표하는 문화예술시설인 ‘엘프필하모니’를 찾아,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오세훈 시장, 크리스토퍼 리벤 슈터 엘프필하모니 사장). (사진=서울시 제공) 2023.03.20. photo@newsis.com

[함부르크=뉴시스]오세훈 서울시장이 18일 오전 10시 30분(현지시간) 함부르크를 대표하는 문화예술시설인 ‘엘프필하모니’를 찾아,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오세훈 시장, 크리스토퍼 리벤 슈터 엘프필하모니 사장). (사진=서울시 제공) 2023.03.20. [email protected]

오 시장은 "함부르크가 경제적으로 굉장히 발전한 도시지만 환락가 이미지가 강했던 도시"라며 "엘프필하모니로 도시의 브랜드 이미지가 완전히 바뀌면서 관람객과 관광객 숫자가 폭증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잘 지어놓은 문화시설 하나가 도시 브랜드도 바꾼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시는 제2세종문화회관의 사전 디자인을 공모할 예정이다. 상반기 디자인공모를 통해 우수 디자인과 공사비를 제안 받고, 시민 의견 청취를 통해 사업 계획을 수립한다. 하반기 투자 심사 등 예산 사전 절차를 진행해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제2세종문화회관은 당초 문래동 구유지에 건립될 예정이었으나 영등포구와 협의 끝에 여의도공원에 짓기로 했다. 문래동 구유지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 둘러싸여 대규모 공연장으로 입지가 미흡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문래동 구유지에는 지역 주민과 문화 예술인을 위한 구립 복합 문화시설을 건립한다.

여의도공원 내 문화 녹지광장 구역에는 국제금융지구와 연계되는 '다목적 잔디광장'을 조성한다. 다양한 이벤트 공간이자 도심의 휴식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생태공원은 샛강과 연계된 기존 생태숲을 최대한 유지해 가족과 어린이를 위한 공간으로 조성한다.

시는 여의도 도시공간구조 개편에도 나선다. 도로와 공원으로 단절된 여의도 공간 구조를 통합중심 공간 구조로 탈바꿈하기 위해 여의도역 복합환승센터와 연계한 지하보행 네트워크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서울=뉴시스] 서울시가 수변문화공원, 녹지광장, 생태공원 등 여의도공원 재편 작업을 추진한다. 수변문화공원에는 제2세종문화회관과 도시 정원이 조성된다. 착공은 2026년 목표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서울시가 수변문화공원, 녹지광장, 생태공원 등 여의도공원 재편 작업을 추진한다. 수변문화공원에는 제2세종문화회관과 도시 정원이 조성된다. 착공은 2026년 목표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오 시장은 엘프필하모니 방문에 이어 같은 날 오후 2시 '하펜시티' 현장과 201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슈파이허슈타트', '도크랜드 오피스' 등을 잇따라 방문했다.

하펜시티는 함부르크 엘베강의 항만 기능이 쇠퇴함에 따라 오래된 항구 인근 창고와 공장을 사무실이나 호텔, 상점, 거주 공간 등으로 되살려 최첨단 복합도시로 탈바꿈하는 '하펜시티 프로젝트'로 조성됐다.

2~3년에 한 번씩 발생하는 범람을 고려해 단지를 8m 높여 조성하고, 침수 등을 전제로 1층에는 방수 차단막 등을 설치한 게 특징이다. 지난 1997년 시작된 프로젝트는 2030년 완공 예정으로 추진 중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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