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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대신 바나나먹어" 급식·돌봄 파업에 학부모들 우려

등록 2023.03.31 16:19:32수정 2023.03.31 17:2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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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학교 급식·돌봄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 총파업

전국에 25.9%의 학교, 정상 급식 운영하지 못해

학부모들 "파업에 멘붕...어른의 모습 보였으면"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학교비정규직연대회가 총파업에 돌입한 31일 전북지역 곳곳의 학교가 급식 지급에 차질이 생기자 전북 전주시 전주화정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학교에서 마련한 빵과 우유로 점심을 해결하고 있다. 2023.03.31. pmkeul@nwsis.com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학교비정규직연대회가 총파업에 돌입한 31일 전북지역 곳곳의 학교가 급식 지급에 차질이 생기자 전북 전주시 전주화정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학교에서 마련한 빵과 우유로 점심을 해결하고 있다. 2023.03.3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진엽 기자 = "아이들을 볼모로 불편을 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총파업으로 일부 학교에서 정상 급식 운영이 중단돼 빵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사례 등이 나오는 가운데 상당수 학부모들은 우려스럽다는 반응을 드러냈다.

학교 급식·돌봄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집단임금 교섭을 위해 결성한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연대회의)는 31일 오후 삼각지역 행진을 시작으로 시청역 부근에서 총파업 대회를 열었다.

전국의 각 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25일에 이어 약 4개월여만에 다시 연대회의의 총파업이 진행됐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으로 전체 교육공무직원 16만9128명 중 2만3516명(13.9%)이 이번 총파업에 참여했다. 전국 1만2705개교 중 3293개교가 정상 급식을 운영하지 못했다. 수치로는 25.9%다.

2956개교는 빵과 우유, 떡 등 대체식을 제공했고 79개교는 도시락을 지참하게 했다. 123개교는 학사일정 등을 조정해 급식을 제공하지 않기도 했다.

돌봄교실 운영도 타격을 입었다. 초등 돌봄교실을 운영하는 학교는 총 6058개로, 이중 150개교가 돌봄 교실을 운영하지 않았다.

당장 아이가 먹는 음식이 달라지거나 돌봄 수업에 지장이 생긴 학부모들은 걱정을 내비치고 있다.

초등학생 아이를 키우고 있는 이모(39)씨는 "오늘 급식 대신 샌드위치, 주스, 꿀떡, 바나나 등을 먹었다고 들었다"며 "하루라서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은 했지만 또 하거나, 이런 파업 길어질 수 있단 가능성에 걱정된다"고 말했다.
[천안=뉴시스] 박우경 기자=31일 충남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오전 충남교육청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비정규직 차별 해소를 요구했다. 2023.03.31. spacedust1@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천안=뉴시스] 박우경 기자=31일 충남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오전 충남교육청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비정규직 차별 해소를 요구했다. 2023.03.3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파업이 자칫 장기화될 수 있는 데다, 아이들이 직접적으로 피해를 보다보니 곱지 않은 시선이 적지 않은 모습이다.

서울 서초구에서 초등학생 엄마로 육아하고 있는 홍모(34)씨는 "아이들이 피해 보는 상황이다. 학교 비정규직 관계자분들의 어려움도 공감하지만 피해가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교육계에 종사하시는 분들이니 '아이들이 피해'를 본다는 점을 더 깊이 고려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을 볼모로 불편을 주면 안 된다"면서 "불편을 넘어 교육받아야 할 아이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한다. 파업이 아닌 다른 방법을 모색해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본이 되는 어른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고충을 토로하는 학부모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갑작스러운 급식 파업 소식에 1차 멘붕(멘탈붕괴), 뭘 싸서 보내나 2차 멘붕이 왔다"며 "다들 급식 파업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궁금하다. 계속되는 것 같은데 어렵다"고 썼다.

파업을 진행 중인 연대회의는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전국여성노동조합 등 학교 비정규직 3대 노동조합이 집단임금 교섭 창구 단일화를 위해 결성한 조직이다.

이들은 임금체계 개편 논의를 위한 노사협의체 구성, 명절휴가비 기본급의 100%, 복리후생 수당 공무원과 동일 기준 적용 등을 요구했다.

연대회의와 시·도교육청은 지난해 9월부터 이와 관련해 임금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집단임금 교섭 타결을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학교 급식실 조리 환경 개선 등 급식 종사자의 건강 보호를 위해서도 적극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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