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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돈봉투에 코인까지…민주당의 심각한 '도덕 불감증'

등록 2023.05.12 10:26:06수정 2023.05.12 11: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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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돈봉투에 코인까지…민주당의 심각한 '도덕 불감증'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정부여당이 이렇게 못하고 있는데 왜 민주당은 지지율이 계속 이러냐'.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잊을 만하면' 당 안팎에서 들려오는 볼멘 소리다. 선거 패배 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거쳐 이재명 당 대표가 선봉에 나섰지만 잇단 검찰 수사에 묻혀 이 대표 체제는 이렇다 할 성과를 못 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 등 정책에 대한 반감으로 지지율이 반등할 때도 있었다. 지난 4월17일 공개된 한 여론조사 정당 지지도 변화를 살펴보면 민주당 지지율은 국민의힘보다 10%p 이상 높았다. 3월 2주 차를 기점으로 국민의힘 최고위원들의 실언, 미국의 대통령실 도청 논란 등으로 지지도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이다.

그러다 한 주만에 고꾸라졌다.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에서 비롯된 돈봉투 의혹 때문이다. 송영길 전 대표가 프랑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한국에 돌아오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의혹들이 쏟아졌다. 올랐던 민주당 지지율은 다시 떨어져 국민의힘 지지율에 역전당했다.

그리고 최근 가장 뜨거운 이슈인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 투자 의혹이 불거졌다. 지지율은 하락세를 이어갔고 이달 10일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지지율은 국민의힘보다 10%p 가까이 뒤처졌다.

두 이슈가 당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 만한 사안임은 분명하지만 '태도'에 더 큰 문제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돈봉투 의혹 당시 민주당 측 일각에서는 상황을 해명하면서도 '관행' 내지 '관례'였다며 방어적 태도를 겸했다. 윤관석·이성만 의원의 탈당 선언으로 사태가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당 차원의 대응이 지지부진했다는 내부 비판이 따랐고, 국민의 시선은 여전히 따갑다.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 투자 의혹도 마찬가지다.

김 의원은 코인 투자가 위법이 아니라는 데에 초점을 두고 초기 대응을 했다. 쏟아지는 의혹에 준비해 발표한 입장문도 법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것을 강조하며 거래내역 공개 등에 그쳤다. 하지만 사안은 이미 위법 여부가 아닌 국민정서법에 위배된다는 수준으로 비화했다.

결국 김 의원은 사과했지만 이후 추가로 쏟아지는 의혹들은 사태를 더 키우고 있다. 특히 가상자산 투자로 수익 실현보다는 실패를 경험한 2030세대에 김 의원 의혹은 상대적 박탈감을 전하고, 정치혐오를 부추기는 모양새다.

이와 견주어지는 것이 조국 법무부 장관 사태다. 제기된 수많은 의혹 중 일부에 대해서만 재판이 진행 중이지만 당시 '내로남불'의 전형으로 인식되면서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청렴을 강조해 왔던 조 전 장관이 각종 비리를 저질러왔다는 식의 배신감은 민주당에 큰 충격을 안겼고, 이로 인한 당 이미지 하락에 지지율도 떨어졌다.

여당에서 김 의원 의혹을 두고 또다시 '내로남불', '도덕 불감증'이라고 공세를 퍼붓는 것처럼 두 사안은 국민 정서에 비췄을 때 유사한 상대적 박탈감을 전하는 셈이다. 당내에서도 조심스럽게 김 의원의 '탈당'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김 의원 의혹과 관련해 보유 가상자산 전부 매각 권유, 진상조사단 구성, 가상자산의 공직자 재산등록 의무화를 위한 신속한 법 개정 등을 약속했다.

오는 14일 쇄신 의총을 통해 민주당의 민심 회복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구체 사안들에 대한 의원들의 입장과 대안 공유도 예상된다.

며칠 전 한 민주당 인사와 나눴던 대화가 떠오른다.

"정치인은 법적 기준이 아니라 더 높은 도덕적 기준이 있어야 한다"
"민주당의 도덕적 기준은 국민의힘의 도덕적 기준과 다르다"

민주당이 쇄신 의총에서 어떤 결과를 도출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민주당이 국민들의 신뢰와 지지를 회복하고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변화와 혁신을 단행할 것이라면 때마다 사태를 키워온 '도덕 불감증'에서 먼저 벗어나야 할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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