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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피하라더니, 아니라고?'…서울시-행안부 '오발령' 책임 공방

등록 2023.05.31 14:33:28수정 2023.05.31 14:4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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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 "서울시가 잘못 해석해 오발령"

서울시 "과잉 대응이나 오발령은 아냐"

[서울=뉴시스]서울시가 31일 시민들에게 대피하라는 내용의 경계경보를 발령했으나, 행정안전부가 "오발령"이었다고 정정하면서 출근길 시민들이 혼란을 빚었다. (사진=뉴시스 DB). 2023.05.3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서울시가 31일 시민들에게 대피하라는 내용의 경계경보를 발령했으나, 행정안전부가 "오발령"이었다고 정정하면서 출근길 시민들이 혼란을 빚었다. (사진=뉴시스 DB). 2023.05.3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31일 이른 아침 서울 전역에 '경계경보' 위급재난문자가 발령된 것을 두고 서울시와 행정안전부가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서울시의 오발령"이라는 입장인 반면 서울시는 "행안부 지령에 따른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직접 브리핑을 갖고 "오발령은 아니다"라며 해명하고 나섰다.

시는 이날 오전 6시41분께 '6시32분 서울지역에 경계경보 발령. 국민 여러분께서는 대피할 준비를 하시고, 어린이와 노약자가 우선 대피할 수 있도록 해 주시기 바란다'는 내용의 위급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위급한 재난문자 발송시 함께 울리는 사이렌도 동시에 퍼졌다.

그러나 행정안전부는 22분 뒤인 오전 7시3분 '서울시에 발령한 경계경보는 오발령 사항임을 알려드린다'고 정정했다. 이후 서울시는 7시25분 '서울시 전지역 경계경보가 해제됐음을 알려드린다. 시민 여러분께서는 일상으로 복귀하시길 바란다'며 경보 해제 문자를 보냈다.

서울시가 보낸 경계경보를 행안부가 오발령이라고 바로 잡고, 서울시가 다시 경계경보 해제 문자를 보내면서 시민들은 큰 혼란을 겪어야 했다.

이번 경계경보 발령을 놓고 서울시와 행안부의 해명은 엇갈리고 있다.

행안부는 이번 경계경보 오발령이 행안부 요청에 따른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행안부는 "서해상 북한 정찰위성이 발사됨에 따라 6시29분 백령지역에 경계경보가 발령됐다"며 "서울시 경계경보 오발령은 행안부 요청에 따른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3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위급재난문자 오발송 관련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2023.05.31.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3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위급재난문자 오발송 관련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2023.05.31. [email protected]


반면 서울시는 이날 오전 6시30분 백령도 인근에 경계경보를 발령했다는 행정안전부 중앙통제소의 지령 방송에 따라 재난문자를 발송하게 됐다고 밝혔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민방위경보통제소가 행안부 제1민방위경보통제소에서 관련 내용을 통보받고, 재난문자 발송 요청을 해와 서울시에서 승인했다는 설명이다.

시는 "백령면 대청면에 실제 경계경보 발령. 경보 비수신 지역은 자체적으로 실제 경계경보를 발령하라는 지령방송이 수신됐다"며 "이에 따라 경계경보를 발령했다"고 말했다. 이어 "상황이 정확히 파악되기 전에는 우선 경계경보를 발령하고, 상황 확인 후 해제하는 것이 비상 상황 시에는 당연한 절차"라고 덧붙였다.

행안부와 서울시의 입장이 엇갈리는 것은 행안부 중앙통제소가 보낸 지령 방송 내용을 서로 다르게 해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행안부 중앙통제소가 보낸 지령 방송에는 '현재 시각, 백령면 대청면에 실제 경계경보 발령. 경보 미수신 지역은 자체적으로 실제 경계경보 발령'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지령 방송은 전국 17개 시도에 공통으로 보내졌다.

서울시는 '경보 미수신 지역'에 해당하는 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행안부 중앙통제소에 전화를 걸었지만, 연락이 닿지 않자 긴급한 상황이라고 판단해 절차에 따라 위급재난문자를 보냈다는 설명이다.

행안부는 지령 방송에 보냈던 '경보 미수신 지역'은 백령면과 대청면 지역에서 경계경보를 받지 못하는 지역을 뜻하는 것이지 서울 지역을 의미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행안부는 17개 시도 중 서울시에서만 경보 문자를 보낸 것은 서울시가 잘못 해석한 탓으로 보고 있다.

다만 '아니면 말고 식'의 재난 문자를 송출하기 보다는 서울시가 제대로 확인 절차를 거쳐 신중하게 발송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행안부의 지령 방송 내용도 혼선이 없도록 문구 등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오 시장은 이날 오후 서울시청에서 긴급 브리핑을 갖고 "이번 긴급 문자는 현장 실무자의 과잉 대응일 수는 있지만 오발령은 아니다"라며 "안전에 타협이 있을 수 없다. 과잉이라고 싶을 정도로 대응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민 혼선을 막고 신속하고 정확하게 알리기 위해 경보체계 안내 문구와 대피 방법 등을 더 다듬어 정부와 협조해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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