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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에 사라지는 선별검사소…"다들 고생 많으셨다"[현장]

등록 2023.05.31 17:38:33수정 2023.05.31 17:4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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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5일간 운영된 서울역 앞 선별검사소 철거 예정

"늘 저 자리에 있었는데…코로나 진짜 끝난 느낌"

"의료진들 밥 한 번 제대로 못 사준 게 미안하다"

[서울=뉴시스] 김래현 기자 = 31일 오후 1시께 서울 용산구 서울역 앞에서 운영중인 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 오는 1일 철거를 앞두고 있다. 2023.05.31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래현 기자 = 31일 오후 1시께 서울 용산구 서울역 앞에서 운영중인 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 오는 1일 철거를 앞두고 있다. 2023.05.31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홍연우 김래현 기자 = "여기서 일하시는 분들 다들 고생하셨죠, 뭐"

31일 오후 1시께 서울시 용산구에 있는 서울역 앞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만난 30대 검사원 A씨는 마지막 운영일 선별검사소의 문을 열며 이같이 말했다.

2020년 12월14일부터 총 875일간 묵묵히 자리를 지켜왔던 서울역 앞 선별검사소가 오는 1일 철거된다. 전국 최초의 임시 선별검사소로 주말과 공휴일에도 쉼 없이 운영됐던 검사소는 한때 하루에 1902명의 시민을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가 오는 1일을 기점으로 코로나19의 '엔데믹'(풍토병화) 추진을 선언하며 자리를 비우게 됐다.

엔데믹을 하루 앞둔 이날 오후, 선별검사소는 대체로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마스크를 낀 시민 두어 명이 검사를 받기 위해 선별검사소를 찾았을 뿐, 대다수는 빠른 발걸음으로 지나쳐 갔다.

A씨는 "정확한 수치로 말하긴 어렵지만 예전보다는 검사받으러 오는 분들이 줄었다"고 했다.

이날 선별검사소를 찾은 40대 여성 B씨는 "병원 입원을 위해 PCR 진단서가 필요해 왔다"며 "오늘까지 운영하는 줄 몰랐다. 내일 왔으면 헛걸음할 뻔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서울역 앞을 지나던 C(29)씨는 "아직도 서울역 앞에 선별검사소가 남아있었다는 게 신기하다"며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3년이 넘었는데 그간 계속 이렇게 고생하셨나. 정말 고생 많으셨다"고 의료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30일 광주 북구 상시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다음달 1일부터 바뀌는 확진자 격리 의무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다음달 1일부터는 코로나19 방역조치가 대폭 완화, 사실상 '엔데믹'을 맞는다. (사진=광주 북구 제공) 2023.05.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30일 광주 북구 상시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다음달 1일부터 바뀌는 확진자 격리 의무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다음달 1일부터는 코로나19 방역조치가 대폭 완화, 사실상 '엔데믹'을 맞는다. (사진=광주 북구 제공) 2023.05.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20대 여성 D씨도 "(선별검사소가) 늘 저 자리에 있었는데 사라진다니 아쉽기도 하다"며 "그래도 코로나19가 진짜 끝났다고 느껴진다"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서울역 광장 근처를 지나던 20대 남성 E씨는 선별검사소를 바라보며 "지난한 3년이었다. 다시는 되돌아가고 싶지 않다"면서 "코로나19 때문에 줄어들었던 친구, 가족들과 만남을 늘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선별검사소를 찾은 김길성 중구청장은 의료진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192명에 달하는 의료진들에게 감사 표시도 제대로 못 했다. 밥 한 번 제대로 못 사준 게 미안하고, 또 고마웠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앞서 정부는 오는 6월1일 0시를 기해 코로나19 위기 단계를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하고 본격적으로 엔데믹(풍토병화)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무총리를 본부장으로 코로나19 대응을 총괄했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날부로 해체됐다. 2020년 1월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지 약 3년 4개월만에 일상적 관리체계로 돌아가는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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