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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초기에 발견하면 완치율 98%…"정기검진이 답"[몸의경고]

등록 2023.06.03 11:01:00수정 2023.06.03 11: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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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완치 98%…정기검진 조기발견 중요

재발환자 5명 중 1명, 수술 5년 후 재발

유방암 위험인자 비만·음주 등 관리해야


[그래픽=뉴시스]유방암은 초기 전조 증상이 없기 때문에 증상이 없어도 주기적으로 진단해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픽= 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2023.06.03.

[그래픽=뉴시스]유방암은 초기 전조 증상이 없기 때문에 증상이 없어도 주기적으로 진단해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픽= 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2023.06.03.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우리나라 여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인 유방암은 초기 전조 증상이 없어 주기적으로 진단해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달 25일 발표한 ‘유방암 환자 건강보험 진료 현황’에 따르면 유방암 진료 환자는 2017년 20만 6308명에서 2021년 26만 9313명으로 30.5% 증가했다.

유방암은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유방암에 걸려 1기에 발견될 경우 완치율이 98%에 가깝지만 4기의 경우 생존율이 30% 미만이다. 초기에는 통증이 없는 혹이 만져지는 경우가 많은데, 유방암으로 인한 멍울은 단단하고 불규칙한 모양을 보인다. 유방암이 더 진행되면 유두에서 피 같은 분비물이 나오거나 유두나 피부 함몰, 유두 주위 피부 습진, 겨드랑이에서 임파선이 만져지는 증상 등이 나타난다.

정승필 고려대 안암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교수는 “유방암은 초기 전조 증상이 없기 때문에 증상이 없어도 주기적으로 진단해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유방암 자가진단 테스트로 한 달에 한 번 정기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자가진단 결과 이상이 있거나 정기 검진이 필요한 경우 유방암 검사를 받아야 한다. 유방암 검사는 대부분 엑스레이로 이뤄진다. 하지만 한국 여성의 경우 유방의 지방이 적고 유선조직이 많은 치밀유방이여서 엑스레이를 활용한 유방촬영술만으로는 정확도가 떨어진다. 특히 국내 50대 이하 여성의 50%가 치밀유방이여서 유방암 검사를 할 때 유방 초음파를 함께 하는 것이 검사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수술이 필요할 경우 암의 위치와 분포에 따라 수술 범위와 방법을 결정하게 된다. 최근에는 유방의 모양은 최대한 유지하고 흉터를 최소화하는 유방종양 성형술이 이뤄지고 있다. 유방종양 성형술은 암 제거로 발생할 수 있는 흉터를 최소화하기 위해 유륜 주변 또는 유방 밑 주름을 절개해 암을 제거하는 수술법이다. 암의 종류와 단계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3cm 내외로 절개해 흉터가 눈에 잘 보이지 않고, 암 제거와 동시에 남아 있는 자가 유방 조직을 이용해 원래의 유방 모양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다.

암 범위가 넓거나 여러 곳에 분포한 경우 유방 전체 절제를 해야 한다. 이 경우 유방암 수술과 동시에 유방재건술을 시행할 수 있다. 유방 재건술은 암 절제술로 인한 신체의 변형을 원상태로 복원하는 것으로, 보형물 혹은 자가조직을 이용한다. 자가조직을 이식할 경우 배나 등의 조직을 떼어 이식한다. 보형물과 자가조직 이식의 장점을 합친 하이브리드 유방재건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정 교수는 “암 치료를 위해 가슴을 절제한 환자들의 경우 정신적 고통으로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거나 심하면 우울증이나 상실감에 빠지기도 한다"며 "유방종양 성형술이나 유방재건술은 유방의 모양을 유지·회복시켜 환자의 회복과 질환 치유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정승필 고려대 안암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교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 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2023.06.0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정승필 고려대 안암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교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 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2023.06.02. [email protected].

유방암은 재발률도 낮지 않다. 지난 1월 대한외과학회지에 실린 연구 결과를 보면 전체 유방암 환자 중 12.3%가 재발을 겪었고, 이 중 수술 5년 이후 재발한 환자는 19.7%로 재발환자 5명 중 1명 꼴이었다. 정 교수는 “유방암은 5년 이후에도 재발과 전이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장기간 관리가 필요하다”며 “고위험 환자의 경우 암의 성장을 억제하는 항호르몬제를 최대 10년까지 복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방암은 여성들만의 질병이 아니다. 남성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의 1~2% 이지만, 발견이 늦어 예후(경과)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아 조기 검진이 필요하다. 남성 유방암 역시 대개 유두 아래 단단한 혹이 만져져 병원을 찾게 된다. 대체로 남성은 유방 조직이 많지 않고 유방암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 병이 진행된 후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유방암은 다양한 원인으로 발병한다. 국내의 경우 40대 이하 환자의 발생률이 높아 규칙적인 검진과 함께 평소 유방암 위험인자인 비만·음주 등을 경계해야 한다. 정 교수는 "특히 비만은 폐경 후 여성의 유방암 위험도를 높인다"면서 "폐경을 앞두고 있지 않더라도 규칙적인 신체활동을 통해 체중을 적절히 유지하는 것이 좋고 음주는 폐경 여부와 상관없이 유방암 발생을 늘리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유방암학회가 발간한 ‘2022 유방암백서’에 따르면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틴을 함유한 먹는 피임약을 복용 중이거나, 첫 아이 출산 전 20세 이하부터 사용한 경우 유방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복용을 중단하면 위험성이 사라진다.

 유방암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BRCA 유전자 변이가 있어 선천적으로 발병 위험이 높은 경우도 있다. 이 경우 타목시펜이나 랄록시펜과 같은 약제를 투여하거나, 세계적 배우 겸 사회운동가 안젤리나 졸리처럼 암을 예방하기 위해 유방을 절제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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