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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러, 마리우폴에 화학무기 공격"…각국 "심각히 우려"(종합2보)

등록 2022.04.12 16:21:34수정 2022.04.12 16:4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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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11일 밤 미확인 물질 투하…화학 무기 가능성"

젤렌스키 "심각하게 받아들여…러, 새 테러 단계 준비"

美국방부 "SNS 보도 인지…사실이면 매우 우려스러워"

英 "푸틴과 정권에 책임 묻겠다"…호주도 우려 표명

[마리우폴=AP/뉴시스] 지난 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마리우폴 극장 내부가 지난달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파괴된 모습. 2022.04.12.

[마리우폴=AP/뉴시스] 지난 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마리우폴 극장 내부가 지난달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파괴된 모습. 2022.04.12.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 도시 마리우폴 공격에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바나 클림푸시 우크라이나 하원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이날 오후 10시께 러시아군 드론이 마리우폴 남동부에 미확인 물질을 투하했다고 밝혔다.

클림푸시 의원은 "미확인 물질이 화학 무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러시아군은 오늘 아침 마리우폴 방어군을 상대로 '화학군'을 사용하겠다고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희생자들이 호흡부전, 전정 증후군 증상을 앓고 있다며, 화학 무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앞서 에두아르트 바수린 친러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대변인은 이날 방송을 통해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에서 화학 무기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었다.

안톤 게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보좌관도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방어군을 향해 화학 무기를 사용했다"며 "러시아는 모든 인도주의 선을 넘고, 이를 공개적으로 천명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우크라이나 극우 세력 아조우 연대도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가 마리우폴 남동부 민간인을 대상으로 무인항공기(UAV)를 통해 출처가 불분명한 독성 물질을 투하했다고 주장했다.

안드리 빌레츠키 아조우 연대 사령관은 키이우 인디펜던트에 "3명이 화학 물질 중독 징후를 보이고 있다"며 "건강에 위험한 결과를 미치진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가디언은 이같은 주장에 대해 독립적으로 검증하지 못했다고 했다.
[키이우=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키이우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2.04.12.

[키이우=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키이우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2.04.12.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저녁 연설을 통해 "점령자 대변자 중 하나가 자신들이 마리우폴 방어군을 상대로 화학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며 "우리는 이 사안을 최대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러시아군의 화학 무기 사용 가능성은 이전부터 거론됐던 점이라는 걸 세계 정상들에게 상기시키고 싶다"면서 "당시에도 (이 같은 우려는) 러시아 침공에 훨씬 더 강하고 빠르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를 가졌었다"며 각국에 행동을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화학 무기 사용 가능성을 "러시아가 새로운 테러 단계를 준비했다는 점을 입증한다"고 규정하기도 했다.
 
미국 국방부는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상황을 면밀히 감시 중이라고 밝혔다.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마리우폴에 잠재적 화학 무기를 배치했다는 소셜미디어상 보고를 인지하고 있다"며 "현재로선 (해당 보고를) 확인할 수 없으며, 상황을 면밀히 계속 관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보고가 사실이라면 매우 우려스럽다"며 "러시아가 잠재적으로 화학 약품을 혼합한 최루탄을 포함해 다양한 폭동 진압제를 사용할 수 있다는 기존 우리 우려를 반영한다"고 덧붙였다.
[워싱턴=AP/뉴시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이 11일(현지시간) 국방부 청사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2022.04.12.

[워싱턴=AP/뉴시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이 11일(현지시간) 국방부 청사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2022.04.12.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도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군이 사람들을 공격하기 위해 화학 약품을 사용했을 수 있다는 보도가 있다"며 "자세한 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파트너와 긴급 협력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러한 화학 무기 사용은 현 갈등 상황에서 긴장을 냉담하게 고조시킬 것"이라며 "푸틴과 그 정권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규탄했다.

호주도 러시아군의 화학 무기 사용 의혹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마리즈 페인 호주 외무장관은 12일 시드니에서 취재진에게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이건 국제법 위반이 될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가 규칙에 기초한 세계 질서의 모든 가치와 모든 규칙을 완전히 위반한 것"이라고 규탄했다.

페인 장관은 호주 정부가 동맹국과 협력해 해당 의혹에 대한 진실성을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주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인도주의적 지원과 함께 살상·비살상 무기를 지원해왔다. 개인과 기업 600명을 포함한 러시아와 우방 벨라루스 제재도 부과한 상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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