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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남부 마리우폴 점령 임박했나…"봉쇄로 1만명 사망"(종합)

등록 2022.04.12 15:13:49수정 2022.04.12 15:5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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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우폴 시장 "누적 사망 2만명…도로마다 시신 카펫"

러, 우크라군 고립…"탄약 바닥나 오늘 마지막 전투일 듯"

크름반도-돈바스 잇는 전략적 요충지…동부 공세 강화

화학 무기 사용 의혹도…젤렌스키 "심각하게 받아들여"

러, 남부 마리우폴 점령 임박했나…"봉쇄로 1만명 사망"(종합)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러시아군이 남부 주요 항구도시 마리우폴을 한 달 넘게 포위 중인 가운데, 도시 봉쇄로 민간인 1만명이 사망하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방어군은 탄약이 고갈돼, 러시아의 마리우폴 점령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AP통신과 통화에서 러시아군 봉쇄로 1만여명이 사망하고, 누적 사망자 수가 2만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보이첸코 시장은 "도로마다 시신이 카펫처럼 덮여있다. 러시아군이 몇 주일 동안 인도주의적 구호를 위한 수송대를 막고 있다"며 "마리우폴에서 저지른 학살 참상을 외부 세계에 보이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러시아군은 2월 말부터 마리우폴에 가장 잔인한 집중 공격을 했다"며, 우크라이나 군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러시아군이 이동식 화장 장비를 들여와 시신을 태워 증거를 인멸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많은 시신을 대형 냉동실과 창고 시설이 있는 쇼핑센터에 모아놓기 시작했다고도 했다.

마리우폴에는 현재 주민 12만명이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식량, 식수, 난방, 통신이 모두 끊긴 상태여서 민간인에 대한 인도주의적 재앙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보이첸코 시장은 마리우폴을 빠져나와 현재 외곽 우크라이나 군 점령지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은 전날 마리우폴 추가 영토 획득에 성공하고 우크라이나군을 고립시키는 등 도시 점령을 목전에 두고 있다.
[마리우폴=AP/뉴시스] 지난 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마리우폴 극장이 지난달 발생한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파괴된 모습. 2022.04.12.

[마리우폴=AP/뉴시스] 지난 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마리우폴 극장이 지난달 발생한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파괴된 모습. 2022.04.12.


미국 싱크탱크인 전쟁연구소(ISW)는 전날 러시아군 공세 분석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을 도시 중심부와 해안으로 이등분해, 남은 우크라이나 방어군을 남서부 마리우폴항과 동부 아조우스탈 제철소 등 두 주요 지점에 고립시켰다고 설명했다.

친러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군은 이날 마리우폴항을 장악했다고 밝혔으며, 우크라이나 36해병여단은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이 아마도 마지막 전투가 될 것 같다. 탄약이 바닥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다만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우크라이나군이 마리우폴항에서 여전히 저항하고 있다"고 했다.

마리우폴은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크름반도(러시아식 표기 크림반도)와 동부 돈바스 지역을 육로로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특히 우크라이나 북부에서 철수한 이후 러시아가 동부 돈바스에 공세를 집중하고 있는 만큼, 크름반도와 마리우폴을 통해 도네츠크와 루한스크로 병력과 물자를 이동시킬 수 있게 된다.

러시아군은 하르키우주 이지움과 도네츠크주 슬로뱐스크를 축으로 작전을 계속 강화해왔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마리우폴 점령으로 병력을 추가 보강할 경우 동부 공세에 더욱 힘을 실을 수 있다.

마리우폴을 점령할 경우 우크라이나 흑해 연안 80%가량을 장악할 수 있어, 우크라이나 해상을 차단할 수도 있다. 마리우폴은 곡물, 철강, 중장비 수출을 담당하는 아조우해 최대 무역항이기도 하다.

이러한 가운데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에서 화학 무기까지 사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키이우=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키이우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2.04.12.

[키이우=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키이우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2.04.12.


에두아르트 바수린 DPR 대변인은 이날 방송을 통해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에서 화학 무기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측도 곧이어 러시아군이 화학 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파악된다는 주장을 내놨다.

이바나 클림푸시 우크라이나 하원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이날 오후 10시께 러시아군 드론이 마리우폴 남동부에 미확인 물질을 투하했다며, 화학 무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우려했다. 희생자들이 호흡부전, 전정 증후군 등 증상을 앓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극우 세력 아조우 연대도 러시아군이 무인항공기(UAV)를 통해 민간인을 상대로 출처가 불분명한 독성 물질을 투하했으며, 3명이 화학 물질 중독 징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저녁 연설에서 화학 무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하며 "러시아가 새로운 테러 단계를 준비했다는 점을 입증한다"면서 "이 사안을 최대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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