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문스, 시총 3배 자금조달 추진?…시장선 '반신반의'
총 775억 규모 투자 유치…시가총액 3배 수준
中 전구체 기업 CNGR 자회사…납입 여부 주목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코스닥 상장사 스카이문스테크놀로지가 시가총액의 3배에 달하는 자금조달에 나선 가운데 이를 두고 투자자들이 반신반의하고 있다. 오는 7월 자금 납입이 정상적으로 이뤄질지 관심이 모인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스카이문스테크놀로지는 전날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75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및 7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 유상증자 신주발행가액은 1315원, 전환사채 전환가액 1515원으로 납일일은 오는 7월1일로 동일하다. 특히 전환사채의 경우 주가 하락에 따른 리픽싱(전환가액 조정) 조항도 붙지 않았다.
전일 기준 스카이문스의 시가총액이 264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거의 시총 3배 규모의 자금 조달을 한번에 추진하는 셈이다.
자금 납입 주체는 중국 최대 전구체 기업 CNGR의 자회사인 줌웨 홍콩 에너지(Zoomwe Hong Kong Energy Technology Co., Ltd)다. 줌웨는 증자를 통해 스카이문스테크놀로지에 75억원 규모로 직접 투자하는 동시에 22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인수할 예정이다. 자금 납입이 완료되면 최대주주는 기존 언와이드 인터내셔널(Earn Wide International Limited)에서 줌웨로 변경된다.
다만 시장에선 이번 자금 유치건에 대해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자금 납입이 정상적으로 이뤄질지 의심하고 있다. 현재 중국계 최대주주인 언와이드가 지난 2017년 최대주주로 등극한 이후 여러차례 부침을 겪어 신뢰를 잃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실제 스카이문스테크놀로지는 중계기 등 통신장비 사업을 영위하던 서화정보통신이 전신이었지만, 2017년 6월 현 최대주주로 변경된 이후 게임 개발 및 퍼블리싱 사업에 진출했다.
당시 언와이드는 한국과 중국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하는 게임 사업 본격화를 위해 거액의 자금을 투입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실적 부진이 이어졌고, 2019년 사업보고서에 대해서는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해 거래가 정지됐다. 이후 2020년 1월부터 거래가 재개된 지난해 3월까지 3년 간 인고의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세 차례에 개선 기간 끝에 스카이문스테크놀로지는 지난해 3월30일 3년여 만에 가까스로 상장 유지 결정을 받았지만, 실적은 지난 2022년 반짝 흑자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다시 적자로 내려 앉은 상태다. 거래재개 직후 언와이드는 3년의 자발적 의무보유를 약속했지만, 최근에는 연이은 공급계약 해지로 불성실공시 법인으로 지정되면서 투자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또 인수 주체가 현재 스카이문스테크놀로지의 통신장비 및 게임 사업과 전혀 연관성이 없는 전구체 기업이라는 점도 의심을 더하고 있다. 사업 연관성이 전혀 없는 기업이 매년 100억원 이상의 결손금을 기록하고 있는 만년 적자 기업에 어떤 목적으로 자금을 대려는 것인지 불분명하다는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대규모 자금 조달을 받는다고 속여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하려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부터 실체가 불분명하고 투자 의사가 없는 기업으로부터 대규모 자금 조달을 받는다고 속여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한 사례가 종종 있어왔다"면서 "주로 시총이 작거나 실적이 부진한 종목이 불공정 거래의 주요 대상이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자금 납입이 실제로 이뤄질지 지켜볼 일이지만 만약 정상적으로 자금이 집행된다면 CNGR이 영위하고 있는 2차전지 사업 등 스카이문스테크놀로지의 기업가치가 크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와 관련 스카이문스테크놀로지 관계자는 "실무진 입장에서는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전달받은 바 없다"면서 "향후 진행 사항에 대해서는 회사 공시를 통해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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