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밥 먹이고, 고데기로 지지고…' 충북 아동학대 위험수위
[청주=뉴시스] 조성현 기자 = #1. 청주지법 형사3단독 김경찬 부장판사는 의붓자식에게 음식을 제대로 먹이지 않거나 고데기로 화상을 입힌 혐의(특수상해, 아동학대·유기·방임) 등으로 구속기소 된 A(33·여)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22년 12월부터 다음 해 10월까지 충북 진천군 한 아파트 등지에서 열살배기 의붓자식 2명에게 음식을 제대로 먹이지 않아 영양실조에 걸리게 하거나 동화책 옮겨쓰기를 시켜 잠을 못 자게 하는 신체적·정서적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지난해 10월 마트에서 물건을 훔치고 서로 싸웠다는 이유로 뜨겁게 달군 고데기로 이들의 성기와 다리 등에 화상을 입히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2. 청주지법 형사6단독 조현선 부장판사는 어린 의붓딸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아동학대)로 불구속기소 된 B(34·여)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B씨는 지난 2021년 1월부터 2월까지 청주시 흥덕구 한 주택에서 여덟 살배기 의붓딸이 청소 등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옷걸이와 손으로 때리고 발로 차는 등 학대를 한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다.
그는 한겨울에 의붓딸을 찬물로 목욕시키고, 소금을 넣은 밥과 수돗물을 먹이는 등 정서적 학대도 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충북지역에서 가정 내 학대받는 아동이 늘고 있다. 소금밥을 먹이고 폭행하거나 뜨겁게 달군 고데기로 몸에 화상을 입히기까지 심각성이 위험수위를 넘어선 모양새다.
18일 충북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2021~2023년)간 도내에서 신고된 아동학대 건수는 총 2387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1년 704건, 2022년 809건, 지난해 874년으로 해마다 증가세다.
가정 내 발생 사건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신고되지 않은 사례까지 더하면 피해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아동학대를 예방하기 위해선 가정과 사회가 하나가 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도내 한 아동보호기관 관계자는 "아동학대를 예방하기 위해선 아동학대 신고를 통해 학대가 은폐되지 않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또는 의료인 등은 직무를 수행하면서 아동학대를 알게 됐거나 의심될 때 즉시 신고하는 등 체계적인 학대 예방 시스템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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