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돼지열병, 방역당국 초기 대응에 문제 있었다“
”오염 상태로 사냥한 승학산 관리는 제대로 안 해”
"같은 금정산 부산 쪽은 사냥 금지, 양산 쪽은 지금도 하고 있어"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30일 부산 사상구 엄광산에서 부산시보건환경연구원 동물위생시험소 관계자들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소독 작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12월 부산에서 야생 멧돼지의 ASF 감염이 처음 확인된 이후 최근까지 총 8건으로 늘어나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2024.01.30. [email protected]
31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 최초 확진 사례인 지난해 12월 14일 금정구 회동동에서 문제의 멧돼지를 사냥했던 A씨는 같은 달 18일 차량과 사냥개 및 사냥도구가 오염된 채 사하구 승학산에서 멧돼지 사냥을 했다. 회동동 멧돼지가 아프리카 돼지열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부산시가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으로부터 통지 받은 것은 12월 21일이다.
문제는 오염된 차량과 사냥개 및 사냥도구로 승학산에서 사냥을 했다는 사실을 방역당국이 인지를 했음에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멧돼지 포획과 관련된 한 관계자는 “당국에 이 같은 사실을 지적하고 승학산에 드론을 띄워 이후의 상황을 점검하자고 제안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계속해서 첫 발생지에만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드론을 띄우는 등 조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 관계자는 “부산에서의 발병 양상은 좀 특이 해 점검과 확인을 반복했다”면서 “신고를 받은 다음 주 월요일인 12월 18일에 곧바로 부산으로 가서 A씨의 사냥차량과 사냥개 등 조사를 했고 차량에 DNA가 나와 사냥을 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18일 승학산에서 A씨가 잡은 멧돼지는 검사결과 음성이었다”면서 “A씨가 승학산의 오염원이 됐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A씨에 대한 사냥금지 조치와 별개로 A씨가 오염된 채 사냥한 것이 확인된 이상 승학산을 대상으로 좀 더 철저한 사후 조사를 벌였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당국의 대응에 문제로 지적되는 예는 또 있다. 돼지 열병이 발견되면 반경 10Km 안에는 사냥을 못하게 막아야 하는데 같은 금정산임에도 경남 양산 쪽에서는 지금도 버젓이 사냥이 이뤄지고 있다.
금정산 인근의 한 주민은 “당국이 위성지도만 제대로 봐도 어디까지 사냥을 금지시켜야 하는지 알텐데 부산에서 병이 발생했으니 부산지역만 금지시킨 것 같다”면서 “이는 전형적인 탁상행정 아니냐”고 꼬집었다.
31일 오전까지 부산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 확진은 총 9건이다. 하지만 최근 서구 사하구 등 각 구청이 멧돼지 사채를 발견하는 사람에게는 포상금을 준다는 플랜카드를 등산로 곳곳에 걸고 있어 앞으로 숫자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일부 등산객들은 포상금을 노리고 등산로가 아닌 곳 까지 다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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