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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친구들이 나보고 '개근거지'래"…펑펑 운 초4 아들

등록 2024.05.24 08:21:40수정 2024.05.24 08:3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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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학생들이 없는 교실 모습. (사진=뉴시스 DB)

[광주=뉴시스] 학생들이 없는 교실 모습. (사진=뉴시스 DB)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부모님의 빠듯한 형편 탓에 해외여행을 가지 못한 초등학생 아들이 친구들로부터 '개근 거지'라는 놀림을 받았다는 한 가장의 사연이 전해졌다.

2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개근거지라는 게 그냥 밈(인터넷 유행어)인 줄 알았는데 우리 아들이 겪어버렸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둔 아버지라는 A씨는 "어제 아들이 ‘친구들이 개거라고 한다’고 울면서 말하더라”라며 "개거가 뭔가 했더니 '개근 거지'더라"고 했다.

'개근거지'란 학기 중 해외여행 등 교외 체험학습을 가지 않고 학교에 빠짐없이 출석하는 아이들을 비하하는 말로 실제 초등학생들 사이에도 많이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외벌이로 월 실수령액이 300~350만원이며, 생활비와 집값을 갚고 나면 여유 자금이 없는 형편이라고 한다. A씨는 "학기 중 체험 학습이 가능하다는 안내는 받았는데 안 가는 가정이 그렇게 드물 줄은 생각도 못했다"고 토로했다.

[서울=뉴시스](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쳐)

[서울=뉴시스](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쳐)



이에 우는 아들을 달래기 위해 경주나 강릉, 양양 같은 국내 여행을 알아봤다. 하지만 아들은 국내 여행은 가기 싫어하는 눈치였다. 다른 친구들은 괌, 싱가포르, 하와이 등 해외여행을 가는데 자신만 국내로 가는 건 창피하다는 이유에서였다.

A씨는 결국 아내와 상의 끝에 아내와 아들만 값싼 항공권으로 해외여행을 가기로 했다.

그는 "외벌이 실수령 300~350만원, 집 대출 갚고 보험 약간에 저축하면 남는 것도 없다"며 "나 때는 그냥 없는 대로 자라고, 부모께서 키워주심에 감사하며 교복도 가장 싼 브랜드 입고 뭘 사달라고 칭얼거린 적도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요즘은 정말 비교 문화가 극에 달한 것 같다"며 "결혼 문화나 허영 문화도 그렇고, 정말 갑갑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사는게 참 쉽지 않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저 아버지의 속마음이 얼마나 쓰라렸을까" " 이 정도면 체험학습을 없애는 게 맞는 거 아닌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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