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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사 교수 "우리나라 지진, 빗물 스며들어 흘러가며 발생"

등록 2018.07.29 09:5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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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두 교수, 비와 지진 인과관계 최초 규명…국제학회 발표

2020년까지 지진예측 시스템 개발…선제적 대응 가능할 것

【서울=뉴시스】 오경두 육군사관학교 교수. (사진=육군 제공)

【서울=뉴시스】 오경두 육군사관학교 교수. (사진=육군 제공)


【서울=뉴시스】오종택 기자 =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지진 대부분이 비로 인한 것이라는 새로운 학설이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다.

 오경두(대령·58) 육군사관학교 토목환경학과 교수는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이탈리아 팔레르모에서 열린 국제수문정보학회에서 우리나라 지진발생에 관해 이와 같은 주장을 발표했다.

 2017년부터 대진대학교와 공동으로 지진을 연구하고 있는 오 교수는 '우리나라 지하수 변동에 따른 지진 활동의 계절적·공간적 변화'라는 논문을 통해 여름 장마철에 내리는 비와 지진발생의 관계를 과학적으로 밝혀냈다.

 오 교수는 논문을 통해 비가 땅속으로 스며들어 육지에서 바다로 흘러가면서 지진을 일으킨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비가 지진의 원인이 된다는 것은 외국 학자들에 의해 알려진 바 있으나, 비와 지진과의 인과관계를 육지에서부터 바다까지 추적해 과학적으로 밝혀낸 것은 세계 최초라고 육군은 전했다.

 오 교수는 이를 입증하기 위해 우리나라 기상청에서 지진관측을 시작한 1978년부터 발생한 약 1200회의 지진을 시기, 장소, 지진에너지, 강우량, 지하수 수위 변화 등으로 분석했다.

 논문에 따르면 7월 장마철 비가 가장 많이 내려 땅 속에서 서서히 이동해 두 달 후인 9월 지하수 수위가 가장 높아진다.이때 육지에서 가장 많은 지진이 발생한다.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육지에서는 지하수가 흘러나가 지진이 점차 감소하지만, 바다에 지하수가 유입되면서 바다지진이 증가하게 된다.

 바다 지진에너지는 육지에 비해 작고, 시기적으로도 육지에서 바다까지 지하수가 도착하는데 걸리는 약 6개월 후에 발생하지만, 바다 지진과 육지 지진은 통계적으로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며 매우 닮은 형태로 발생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오경두 육군사관학교 토목환경학과 교수가 이탈리아 팔레르모에서 열린 국제수문정보학회에서 우리나라 지진발생에 관한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육군 제공)

【서울=뉴시스】 오경두 육군사관학교 토목환경학과 교수가 이탈리아 팔레르모에서 열린 국제수문정보학회에서 우리나라 지진발생에 관한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육군 제공)


 육지와 바다에서의 지진 발생이 닮은 현상은 우리나라 서해와 동해 그리고 남해에서 모두 관측되지만 산에서 바다까지 이동거리가 연안을 따라 비교적 균일한 남해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다.

 오 교수는 "남해에서의 지진이 육지에서의 지진과 닮은 정도를 나타내는 상관관계는 무려 93%나 되는데, 이렇게 높은 경우는 자연계에서 찾아보기 힘들다"며 "이는 우리나라의 육지와 바다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지진이 지하수 흐름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는 결정적인 증거"라고 설명했다.

 오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2020년까지 지하수 관련 측정자료와 정밀측지위성에서 관측한 우리나라 지각의 움직임 등을 활용해 지진 위험지역과 위험정도를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육군은 "이러한 기술이 완성되면 지진 예측 시스템을 통해 지진 위험지역을 미리 알아낼 수 있다"며 "나아가 지진 발생 후 경보를 발령하는 현재의 대응 시스템을 발전시켜 지진 발생 전 최소 수일에서 수주 전 예보를 통해 선제적 대응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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