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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北 체제 보장, 함께 잘 살자"…김정은 호응할까

등록 2019.08.15 17: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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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간 실무협상 조기 개최에 집중해야 할 때"

"北, 불만 있어도 대화 판 깨거나 장벽 쳐선 안 돼"

"체제 안전 보장하며 남북 상호 이익 되도록 하자"

김정은, 이달말 최고인민회의서 대남 메시지 전망

강경 기조 유지하거나 관계 개선 선회 여부 주목

4월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선 '공동번영' 의지 확인

【서울=뉴시스】지난 10일 '새 무기' 시험사격을 지도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 뒷줄 왼쪽부터) 정승일 당 군수공업부 부부장(중장), 유진 조직지도부 부부장, 김정식 당 군수공업부 부부장, 전일호(중장→상장 진급), 리병철 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 장창하 국방과학원장. 2017..08.11. (사진=로동신문)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지난 10일 '새 무기' 시험사격을 지도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 뒷줄 왼쪽부터) 정승일 당 군수공업부 부부장(중장), 유진 조직지도부 부부장, 김정식 당 군수공업부 부부장, 전일호(중장→상장 진급), 리병철 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 장창하 국방과학원장. 2017..08.11. (사진=로동신문)[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분단 극복 의지를 피력하며 북한에 불만이 있더라도 대화의 장에 나올 것을 촉구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달 말로 예정된 최고인민회의에서 이에 호응하는 메시지를 낼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축사에서 "남북미 모두 북미 간의 실무협상 조기 개최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불만스러운 점이 있다 하더라도 대화의 판을 깨거나 장벽을 쳐 대화를 어렵게 하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북미는 6월30일 판문점 깜짝 정상회담을 동력으로 실무협상을 재개하려 하고 있으나 기대만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다가 남북 간 교류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완전히 끊겼다. 게다가 북한은 갈수록 대남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기본적으로 북미 회담의 조기 개최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차원이지만, 더불어 북한이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불만이 있더라도 '대화의 장'에서 직접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도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문 대통령의 경축사에서 직접적인 대북 제안은 없었다. 우선은 북미 실무협상 재개라는 '고비'부터 넘긴 다음에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논의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취지에서다. 대신 북한의 '체제 안전 보장'이라는 원칙을 재차 확인하며 향후 남북관계 진전의 방향성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국제사회도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경제성장을 돕겠다 약속하고 있다"며 "북한을 일방적으로 돕자는 것이 아니다. 서로의 체제 안전을 보장하면서 남북 상호 간 이익이 되도록 하자는 것이다. 함께 잘 살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북한은 대남 비방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미 연합훈련과 F-35A 스텔스전투기 등 첨단무기 반입이 자신들을 겨냥하고 있다고 거세게 반발하며 "해명이라도 성의껏 하기 전에는 북남 사이의 접촉 자체가 어렵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엄포까지 놓은 상황이다.  

문 대통령의 이날 '체제 안전' 발언은 북한이 가지고 있는 안보 우려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에 한미 연합훈련 등의 군사활동이 체제를 위협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함으로써 오해를 불식시키고 향후 대화 테이블로 견인하겠다는 의도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천안=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제74회 광복절 경축식에서 참석하여 경축사를 하고 있다. 2019.08.15. pak7130@newsis.com

【천안=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제74회 광복절 경축식에서 참석하여 경축사를 하고 있다. 2019.08.15.  [email protected]

이러한 가운데 오는 29일 열릴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2차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내놓을 메시지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평가할 가능성이 없진 않지만, 대남 강경 기조를 이어가며 비핵화 협상과 연계하고 있는 대북 정책의 변화를 촉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통해 미국에는 "올해 말까지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볼 것"이라며 '새로운 계산법'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남측에는 "평화롭고 공동번영하는 새로운 민족사를 써나가려는 것은 나의 확고부동한 결심"이라고 재차 확인하면서도 한미 연합훈련 문제 등을 해결하지 않으면 남북관계 진전은 결실을 기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달 말에 있을 최고인민회의에서는 지난 4월 시정연설의 연장선에서, 특히 한미 연합훈련을 예정대로 진행한 부분을 염두에 두며 대미 비핵화 협상과 남북관계에 관한 입장을 밝힐 거라는 전망이다. 더불어 정권 수립일인 9·9절, 북중 수교 70주년(10월6일) 등 다양한 정치적 이벤트를 앞두고 있어 새로운 대외 정책 방향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8월 말이면 한미 훈련이 종료되고, 북미가 실무협상을 목전에 두고 있을 수 있다"며 "때문에 원론적인 차원에서 4월과 비슷한 수준의 관계 개선 의지를 확인하는 정도의 대남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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