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野, 조성욱 청문회서 날선 공세…한화 사외이사 거수기 등 검증(종합)

등록 2019.09.02 16:10:38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사외이사 중 이사회 안건 모두 찬성표 던져"

"IMF 방문학자하며 학교 측에 신고하지 않아"

민주당, 野 공세 반박하며 정책 질의 집중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 공정거래위원장 인사청문회에서 조성욱 후보자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09.02. jc4321@newsis.com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 공정거래위원장 인사청문회에서 조성욱 후보자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09.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임종명 위용성 기자 = 여야는 2일 국회 정무위원회가 진행한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청문회에서 후보자의 전문성과 도덕성 검증을 놓고 맞붙었다. 야권은 후보자의 한화 그룹 사외이사 이력, 후보자 형부의 회사에서 감사를 했던 이력, 국제통화기금(IMF) 방문 학자 이력 등에 대해 지적했다.

정무위는 이날 오전 10시 국회에서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야권에서는 질의 시작 전부터 후보자 측의 자료제출이 미비한 점, 사전 서면질의에 대한 답변이 불성실하다는 지적들을 제기했다. 조 후보자가 공정위 제재를 받았던 한화그룹 사외이사를 하면서 이사회 안건에 대해 단 한 차례도 반대표를 던진 적 없다는 점, 서울대 교수 시절 IMF 방문학자를 하면서 학교 측에 겸직신고를 하지 않은 점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국회 등에 따르면 조 후보자는 2010년 3월부터 2013년 4월까지 한화 사외이사로 재직하면서 34차례 이사회에 참석했다. 그러나 단 한 차례도 반대표를 던지지 않았다. 당시 한화는 대규모 내부거래 공시위반, 계열사 부당지원, 입찰담합 등의 혐의를 받았던 시기로 알려졌다. 이에 조 후보자가 기업 활동의 감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다며 '거수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주호영 자유한국당 의원은 조 후보자를 향해 "재벌개혁을 많이 외치는데 후보자가 사외이사로 재직하던 3년 동안 한화그룹이 세 차례에 걸쳐 내부거래 공시위반, 입찰담합, 수수료 과다 부과 등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적발됐다. 이사회에서 한 번이라도 이 문제점을 지적한 적 있나"라고 지적했다.

정태옥 의원은 "김승연 한화 회장이 계열사로부터 330억원의 보너스를 받는 것에 대해 이사로서 찬성했다. 제대로 경영의 역할을 못한 상황인데"라며 "평소에 재벌에 대해 그렇게 부정적으로 이야기를 했다면 사외이사를 하지 말았어야하고, 사외이사가 됐다면 여기에 제대로 답변을 했어야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이에 "제가 한화의 사외이사가 된 이유는 독립적인 외부 전문가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저는 한화의 어느 경영진과도 혈연이 없다"면서도 "이사회 안건에 찬성표들을 던진 게 맞다. 경영진에게 사외이사로서 준법경영과 경영혁신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사외이사 시절 주장했던 한화의 내부통제기능 강화방안이 이사회에서 의결됐다고도 말했다.

김종석 의원은 "후보자가 한화 사외이사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근무했다. 그리고 2000년부터 2012년까지 12년 동안 후보자 형부가 운영하는 회사(에코젠)의 감사를 지냈다"며 "그런데 후보자는 겸직허가를 신청하지 않고 국회에 제출한 서류에도 이 사실은 누락돼있다"고 지적했다. 또 "에코젠과 한화의 거래내용을 제출해달라고 했는데 후보자가 각 회사에서 감사와 사외이사로 재직했던 1년 간 두 회사 간만 거래가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이에 "에코젠은 한화와 전혀 거래관계가 없다"고 답했다.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 공정거래위원장 인사청문회에서 조성욱 후보자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09.02. jc4321@newsis.com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 공정거래위원장 인사청문회에서 조성욱 후보자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09.02. [email protected]

야권은 공정거래위원장으로서의 전문성 검증에도 나섰다.

주 의원은 "후보자 경력을 보면 주로 금융·증권 쪽에서만 활동을 했고 공정거래는 2008년 논문 하나 달랑 있어서 되겠느냐고 하니 2018년 사외이사제도 논문 하나 있다고 답하고 있다. 공정거래라는 게 상당히 기술법적인 성격이 있고 많은 전문성이 요구된다. 그런데 정책 관련 질문에 답을 잘 못하고 국민들이 관심을 갖는 정책을 어떻게 하겠다는 판단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도 했다.

장병완 무소속 의원은 "학자로서 경력이 기업금융 이런 쪽에 치우쳐 있고 일반 관리자로서의 경험이 좀 없어서 공정거래위원회 수장으로서 맡는 것인가 하는 의구심이 좀 많이 있다"고 지적했다.

조 후보자는 "제가 학교로 오기 전에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공정거래 관련한 연구를 9년 이상 했다"고 반박했다.

김선동 한국당 의원은 후보자가 국가공무원법이나 소속 기관의 규정을 잘 따랐는지 등 준법의식 문제를 질의하겠다며 후보자가 서면답변에 대기업 경력을 활용한 적 없다고 했지만 마사회 자기소개서를 보면 민간기업에서 활동한 이력을 스스로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후보자가 IMF 초빙연구위원으로 갔을 때 서울대에 재직하면서 겸직신고를 해야 하는데 관련 자료를 하나도 안 냈다. 겸직신고를 당연히 해야 했다"고 했다.

그러자 조 후보자는 "제가 IMF 초빙연구위원으로 활동했던 기간은 3개월이다. 이 부분은 서울대 경영대학장에 신고한 부분"이라고 반박했다.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 공정거래위원장 인사청문회에서 조성욱 후보자가 민병두 위원장에게 선서문을 전달하고 악수를 하고 있다. 2019.09.02. jc4321@newsis.com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 공정거래위원장 인사청문회에서 조성욱 후보자가 민병두 위원장에게 선서문을 전달하고 악수를 하고 있다. 2019.09.02. [email protected]


반면 더불어민주당에선 이러한 공세에 반박하기 위한 질의가 주를 이뤘다.

김병욱 의원은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기업의 집행부와 어떻게 소통하면서 어떤 경영조언을 하는지 또한 사외이사 평가의 주요항목이다. 그런 측면에서, 후보자가 한화에서 발표한 경영개선계획에 많은 조언을 해줬고 그것이 한화를 더 발전시키는 개선안으로 반영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조 후보자는 "전적으로 동감한다"고 반응했다.

김 의원은 조 후보자가 한화 사외이사 임기를 마치고 재선임되고 난 뒤 증권선물위원회 비상임위원으로 가게 된 것을 언급하며 "경제적 부가 아닌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되고자 본인의 전문능력을 발휘하려고 사외이세가 아닌 증선위원을 선택했다고 추측 된다"고 하자 조 후보자는 "제 심정을 정확히 표시해줬다"고 말했다.

전재수 의원은 외국계 기업 불공정 행위에 대한 해소방안을 질의하며 "인사청문회를 잘 마쳐서 공정거래위원장이 되면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는 시장, 또 소비자 권익이 보상되는 시장, 갑질이 없는 시장, 기술탈취가 없는 시장을 만들어줘서 역사상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공정위 위상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정갑윤 한국당 의원은 미혼인 조 후보자를 향해 "아직 결혼 안하지 않았나"라며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병폐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출산율이다. 후보자가 참 훌륭한 분인데 그것까지 갖췄으면 정말 100점짜리 후보자라고 생각한다"는 발언을 했다. 조 후보자는 다소 경직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듯 보였다.

김병욱 의원은 이에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우리 후보자의 자질, 능력, 도덕성을 검증하는 자리인데 전혀 관계없는, 후보자의 특성을 거론하거나 사회적 합의가 없는 결혼 또는 출산 등을 언급하는 것은 유감이다. 만약 남성이었다면 이런 발언이 나왔겠나"라고 반발했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