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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신한 오리온 직원 "그만 괴롭혀" 유서…회사 "정황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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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5-19 12:54:47
시민모임 "회사가 문제 덮는다" 주장
유서에 "오리온 싫어", "그만 괴롭혀"
회사는 "조사했지만…정황 발견 못해"
성희롱, 성추행 당했었다는 주장까지
"조사 중…문제 있을 경우 엄격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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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기상 기자 = '오리온 익산공장 청년노동자 추모와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사회모임'(시민사회모임)이 1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오리온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리온 익산공장 근무자 고(故) 서모(향년 22세)씨가 오리온 익산공장에서 근무하던 중 직장 내 괴롭힘을 참다 못해 투신했다며 이에 대한 진상규명과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사진은 이날 시민사회모임이 공개한 서씨의 유서 중 일부. 2020.05.19.wakeup@newsis.com
[서울=뉴시스] 이기상 기자 = 지난 3월 오리온 익산공장에서 근무하던 20대 여성이 직장 내 괴롭힘 등을 암시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과 관련, 시민단체가 오리온 본사 앞에 모여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오리온 익산공장 청년노동자 추모와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사회모임'(시민사회모임)은 1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오리온 본사 앞에서 '억울한 죽음 이후 2달째 묵묵부답, 오리온은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대책 마련하라'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시민사회모임에 따르면 지난 3월17일 오리온 익산공장에서 일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서모(향년 22세)씨는 사망 전 직장 내 괴롭힘 등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사회모임은 "주변인들의 진술과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고인은 사내 유언비어와 부서이동 등으로 괴로움을 호소했다"며 "상급자로부터 업무시간 외 불려 다니며 시말서 작성을 강요 당해 울면서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고인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유서에는 "오리온이 너무 싫어", "돈이 뭐라고", "이제 그만하고 싶어" 등의 내용이 적혀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서에는 상급자의 실명과 직책을 거론한 후 "그만 괴롭혀라" 등의 내용도 담겼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진호 직장갑질119 총괄 스태프는 "안타까운 죽음인데 회사는 대충 넘어가겠다는 식으로 대응한다"면서 "회사가 지금이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이런 죽음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민사회모임 측은 회사가 유가족에게 일방적으로 직장 내 괴롭힘은 없었다는 식의 조사결과를 통보하고, 금전을 입금한 채 연락을 두절하는 등 책임 회피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이나래 활동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안전사고만이 노동자의 건강을 위협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일터 괴롭힘도 노동자의 건강을 위협하는 위험 요소이므로 사업주는 이런 위험요소를 없애야 할 책무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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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기상 기자 = '오리온 익산공장 청년노동자 추모와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사회모임'이 1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오리온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리온 익산공장 근무자 고(故) 서모(향년 22세)씨가 오리온 익산공장에서 근무하던 중 직장 내 괴롭힘을 참다 못해 투신했다며 이에 대한 진상규명과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2020.05.19.wakeup@newsis.com
현재 시민사회모임과 유가족은 직장에서 서씨에게 유언비어나 성희롱성 발언 등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민사회모임에 따르면 사내 연애 중이던 고인은 선임노동자들에게 "꼬리 친다", "남자 꼬신다" 등의 발언을 들었다며 친구에게 불만을 토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유가족은 서씨가 상급자로부터 원치 않는 신체접촉을 당한 사실도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오리온 측은 철저한 사실관계 확인 조사를 진행했고, 직장 내 괴롭힘이나 부당한 업무지시 등의 정황을 찾을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오리온 측은 "유족 요청에 따라 두 차례에 걸쳐 경찰 조사를 진행했지만, 회사와의 연관성은 없었던 것으로 결론이 내려졌다"면서 "고용노동부 익산지청에서도 관련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회사는 이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가족에게 금전을 입금하고 연락을 끊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입금된 돈은 3월 급여와 사규에 정해진 본인 사망에 따른 경조금"이라면서 "유족 측은 이를 위로금 내지 보상금으로 오해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추가로 제기된 성적인 괴롭힘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오리온 측은 "기존에 회사가 보고를 받거나 인지한 바는 없었다"면서 "유가족의 문제 제기로 인지하게 된 즉시 조사를 시작했다. 문제가 있을 경우 법과 규정에 따라 엄격하게 처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wakeu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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