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부산비엔날레의 세부계획 확정…9월 5일 개막
[부산=뉴시스] 허상천 기자 =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는 올 9월 5일부터 11월 8일까지 개최되는 2020부산비엔날레의 전시주제를 ‘열 장의 이야기와 다섯 편의 시’로 확정하고 출품작품 선정 등 전시 준비에 돌입한다고 28일 밝혔다. 사진은 2020부산비엔날레 전시감독 야콥 파브리시우스. 2020.05.28. (사진 = 부산시 제공) [email protected]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집행위원장 김성연)는 9월 5일부터 11월 8일까지 개최되는 2020부산비엔날레의 전시주제를 ‘열 장의 이야기와 다섯 편의 시’(Words at an Exhibition–an exhibition in ten chapters and five poems)로 확정하고 출품작품 선정 등 전시 준비에 돌입한다고 28일 밝혔다.
올해 전시장소는 부산현대미술관을 비롯해 중앙동 원도심의 여러 공간과 영도 창고 등 이번 전시의 기획 방향 및 내용에 부합하는 곳들을 물색·선정했다.
2020부산비엔날레 전시감독 야콥 파브리시우스(덴마크)는 소설가 10명과 시인 1명 등 문필가 11명을 섭외해 부산과 관련된 문학작품을 집필토록 하고 이 문학작품을 기반으로 시각예술가들이 작품을 구상하는 방식으로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는 러시아 작곡가 모데스트 무소르그스키가 친구였던 건축예술가 빅토르 하르트만의 전시회를 관람한 후 10개의 피아노곡과 5개의 간주곡(Promenade)으로 만든 ‘전람회의 그림(Pictures at an Exhibition)’이라는 곡의 구성방식을 차용한 것이다.
따라서 10명의 소설가들이 탄생시킨 ‘열 장의 이야기(소설)’와 1명의 시인이 창작한 ‘다섯 편의 시’는 2020부산비엔날레의 핵심 코드이자 시작이 된다.
야콥 감독은 부산을 "이야기(Fiction)의 도시"라고 말한다. 이번 비엔날레를 계기로 문필가들이 새롭게 쓴 이야기와 시가 ‘이야기의 도시’ 부산에 가상의 층(layers)을 더하고, 그 가상의 층은 예술가에 의해 해석돼 새로운 층을 만듦으로써 관람객들은 문학과 예술작품을 통해 다양한 층으로 부산을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시각예술가들이 문학작품을 모티브로 하여 작품을 구상 중이다. 또 부산의 사운드와 부산의 향기 등을 소재로 음악과 다양한 감각으로 그 범위를 확장하는 기획도 진행 중이다. 11명의 문학 작가가 참여해 집필된 문학작품은 전시 개막에 앞서 출간될 예정이다.
야콥 파브리시우스 전시감독은 문필가들의 이야기에 언급된 매력적인 부산의 구체적 장소들에 주목한다. 문학작품의 배경이 되기도 한 영도대교와 중앙동 원도심은 개항, 전쟁과 피난을 겪은 도시 부산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 보고, 낙동강 하구의 을숙도(부산현대미술관)에서는 혼재된 문화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관람객들이 전시가 열리는 장소들을 탐험하며 도시의 역사와 기억을 재발견하고 상상해 보도록 하고, 거리나 건물의 겉모습 뒤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상상해 볼 수 있다.
전시감독은 이를 ‘탐정처럼 걸어보기’라 말하고 관람객들에게 부산을 적극적으로 관찰해 보기를 제안한다.
2020부산비엔날레는 30여개국 80여 명의 예술가들이 참여한다. 전시의 중요한 키(Key)가 되는 문필가들은 한국, 미국, 덴마크, 콜롬비아 등에서 11명이 참여하였고, 시각예술가들은 현재 국제적으로 활발히 활동하는 굵직한 작가들이 참여한다.
특히 부산이 전시의 중요한 소재가 되는 만큼 지난 비엔날레에 비해 신작의 비중과 부산 출신의 참여 작가도 늘었다.
[부산=뉴시스] 허상천 기자 =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는 올 9월 5일부터 11월 8일까지 부산현대미술관(사진) 등에서 2020부산비엔날레를 개최한다고 28일 밝혔다. 2020.05.28. (사진 = 부산시 제공) [email protected]
이제 새로운 20년의 첫 번째 전시가 될 2020부산비엔날레가 부산을 테마로 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것이고 도시를 기반으로 개최되는 비엔날레의 향후 방향 설정에도 충분히 참조할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20부산비엔날레는 문학에서 출발해 청각, 후각 등의 다양한 감각들과 뒤섞여 시각예술 장르에 융화되고 부산을 새롭게 인지하는 전시가 될 것이다.
또 부산이라는 도시가 익숙한 작가와 처음인 작가, 국내 작가와 해외 작가가 도시를 탐구해나가는 시선들을 통해 관람객들의 숨어 있는 예술 감각을 깨울 예정이다.
2020부산비엔날레 '열 장의 이야기와 다섯 편의 시'는 관람객으로 하여금 부산이라는 도시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도시의 역사와 숨겨진 의미를 살펴보고,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기분 좋은 상상을 불러일으키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상황이 국내에서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부산비엔날레는 지난 3월 출품작가를 선정한데 이어 출품작 선정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작품 구상을 위해 부산 현지에 방문하고자 했던 해외 작가들의 입국이 제한되자 조직위에서는 작가가 요청하는 현장 자료, 문헌자료 등을 사진과 영상, 화상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제공해 작가가 구상하는 작품이 제작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운송 및 작품설치 등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
또 개막시기 이전에 상황이 안정화 될 것으로 희망하지만 지속될 경우 대비책도 마련하고 있다.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방역당국의 지침에 따른 전시 관람 매뉴얼을 구성하고, 관람 예약제, 시간별 관람인원 설정, 전시장 내외부 정기 방역 시행 등 안전한 관람을 위한 시스템을 마련할 방침이다.
전시장을 찾지 못하는 국내․외관람객을 위한 온라인 전시도 구성할 계획이다.
코로나 19 사태로 변화된 시대적 상황에 예술의 역할에 대한 고민과 다양한 실험이 요구되고 있다. 조직위와 전시감독은 화상 통화, 영상을 이용한 작가와의 정보교환과 소통방식으로 차질 없는 개막을 위해 준비 중이다.
안전대책도 수립하고 있다. 전시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불확실성의 시대에 새로운 방식을 시도한 세계 예술계의 앞선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출범 20년째를 맞는 부산비엔날레는 1981년 부산지역 작가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의지로 태동하여 구성된 부산청년비엔날레를 시작으로, 부산국제바다미술제와 부산야외조각대전을 통합해 부산국제아트페스티벌로 개최되다 2002년부터 부산비엔날레라는 명칭으로 변경, 격년으로 개최되는 국제현대미술전시회다.
지난 2018부산비엔날레에는 약 30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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