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모리셔스 국민들이 머리카락 기부 나선 이유?...유출기름 닦아내

등록 2020.08.11 16:06:46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머리카락 등 동물의 털, 물 속의 기름 흡착에 효과 있어

"가능한 한 환경피해 줄이자" 자원봉사 대열 장사진

[AP/뉴시스]에릭 빌라르스가 촬영해 제공한 사진에서 지난 7일 모리셔스 동남쪽 해안 산호초에 좌초된 일본 벌크선 MV 와카시오호에서 기름이 새나오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MV 와카시오호의 선체에 큰 균열이 나타나 "두동강 날 수도 있다"고 프라빈드 주그노트 모리셔스 총리가 10일 경고했다. 2020.8.11.

[AP/뉴시스]에릭 빌라르스가 촬영해 제공한 사진에서 지난 7일 모리셔스 동남쪽 해안 산호초에 좌초된 일본 벌크선 MV 와카시오호에서 기름이 새나오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MV 와카시오호의 선체에 큰 균열이 나타나 "두동강 날 수도 있다"고 프라빈드 주그노트 모리셔스 총리가 10일 경고했다. 2020.8.11.

[서울=뉴시스]유세진 기자 = 환경비상사태가 선포된 모리셔스 국민들이 어떻게든 대규모 기름 유출을 막기 위해 너도나도 자원봉사 대열에 나서고 있다고 유로 뉴스가 10일(현지시간) 전했다.

심지어 수많은 국민들이 머리카락을 자발적으로 잘라내 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머리카락 등 동물의 털은 물 속의 기름을 흡착하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리셔스 전국의 미용사들은 머리카락을 모으기 위해 무료로 이발을 해주고 있다고 한다.

일본 벌크선 MV 와카시오호는 지난 7월25일 모리셔스 해안 산호초에서 좌초되면서 모리셔스의 깨끗한 인도양 바다에 기름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MV 와카시오호에는 약 4000t의 기름이 실려 있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미 1000t 이상이 유출됐다.

프라빈드 주그노트 총리가 지난 7일 환경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지원을 요청하자 학생과 환경운동가, 그리고 일반 국민 등 많은 모리셔스 국민들이 기름 유출에 따른 피해 방지를 위해 자원봉사 대열에 참여했다.

하원의원을 지냈던 환경 컨설턴트 수닐 도워카싱은 "우리는 기름 유출 피해로부터 완전히 회복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피해를 가능한 한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자들은 들에서 베어온 사탕수수 잎과 짚으로 속을 채운 자루들로 오일펜스를 만들어냈다. 잘라낸 머리카락을 나일론 스타킹 속에 채워 오일펜스를 만들기도 했다.  해안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이 바다에서 퍼낸 기름들을 빈 드럼통에 담고 있다.

도워카싱은 "기름 유출에 따른 오염으로 모리셔스 전체가 충격에 휩싸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기름 유출은 단순히 모리셔스 환경에 대한 위협만이 아니라 생태계 전반에 대한 재앙이라고 덧붙였다.

국내총생산(GDP)의 약 25%를 관광에 의존하고 또다른 10% 이상을 어업과 같은 해양 활동에 의존하는 모리셔스에 개끗한 환경은 필수적이다. 모리셔스는 이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경기침체에 빠졌는데 이번 기름 유출로 모리셔스 경제는 더욱 황폐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