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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다지는 쿠팡…한국판 아마존에 한 발짝 더

등록 2020.09.17 14:11:31수정 2020.10.05 09: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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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곳곳에 물류센터…"전국서 로켓배송 체험"

배송직원 소홀히 말자…학자금·보육비 지원

싱가포르 OTT업체 인수…컨텐츠 장사 신호탄?

김범석 대표, 쿠팡

김범석 대표, 쿠팡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온라인 쇼핑 수요가 늘며 탄탄하게 자리를 잡고 있는 쿠팡이 사업 확장에 한창이다. 전국에서 로켓배송을 받아볼 수 있도록 물류 인프라 구축에 열을 내는 한편, 해외 OTT업체까지 인수해 무형의 컨텐츠 사업에도 손을 뻗을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이 최근 가장 주력하는 활동은 지역 곳곳에 첨단물류센터를 건립하는 일이다. 올해만 광주광역시, 대전광역시, 충북 음성, 경북 김천 4곳에 부지를 확보했다. 쿠팡의 상징인 로켓배송이 전국에서 가능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몇 년 전부터 유통업계의 중심축이 온라인으로 옮겨오는 상황에서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상황은 온라인 장보기를 활성화하는 중요 변수가 됐다. 수도권 지역에 물류 인프라를 어느 정도 깔아놓은 만큼, 최근의 적극적인 부지 확보로 다른 지역 소비자들도 로켓 배송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시도는 곧 결실을 낼 전망이다.

지난 5월 물류센터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부정 이슈에 휩싸였던 아픈 경험을 바탕으로 대외 이미지 쇄신과 직원 복지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요새 부쩍 공을 들이는 것이 쿠친(옛 쿠팡맨)에 대한 대우 개선이다. IT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기업의 특성 상 재능 있는 개발자들을 스카웃하기 위해 노력했다면, 소비자들과의 접점이 가까운 배송 직원들도 다니기 좋은 회사를 만들겠다는 노력이 엿보인다.

주문은 급속히 늘어나는데 빠른 배송이라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배송직원들이 혹사당하고 있다는 지적은 회사 안팎에서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이에 쿠팡은 쿠친이 일반 택배기사와는 달리 주5일 근무를 하고 있고 15일의 연차 휴무, 연 130일 휴무를 보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최근엔 업계 최초로 200억원의 기금을 마련해 배송직원들을 위한 학자금, 보육비 지원을 시작했다. 직원 자녀의 어린이집과 유치원 보육비 지원을 비롯해 대학 학자금까지도 가능하다. 쿠친의 4년제 대학 학위 취득 지원 제도도 마련했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이 같은 노력들이 유형의 상품을 팔기 위한 차원의 시도였다면, 싱가포르 OTT업체인 '훅(HOOQ)'을 인수한 것은 또 다른 차원이다. 훅은 싱가포르 통신사 싱텔이 소니픽처스, 워너브라더스와 만든 회사다. 태국,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시장에 진출했지만 넷플릭스와의 경쟁에서 밀려 파산 신청을 했다. 쿠팡은 이 회사의 소프트웨어 기술을 인수했다.

아직까지 훅의 인수로 무엇을 할 것인지는 대외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유형의 상품을 넘어 무형의 컨텐츠를 제공하는 새로운 모델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 무수하다. 쿠팡의 성장 모델이 미국의 '아마존'과 흡사한 것처럼, '아마존 프라임' 같은 유료 구독 서비스를 선보여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란 추정이다. 이 같은 방향은 국내 1위 업체인 네이버와의 경쟁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국내 최대 검색 사업자인 네이버는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을 운영하고 있다. 음악, 웹툰, 쇼핑 등을 연계한 유료 멤버십 서비스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OTT 업체 인수는 단순한 유통업체에 만족하지 않겠다는, 또 다른 방향을 제시하는 사업자가 되겠다는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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