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오딧세이]전세계 디지털화폐 경쟁…"한은, 경쟁력 확보해야"
디지털화폐 주력 中, 5만명 대상으로 디지털 위안화 실험
국회입법조사처 "한은도 지급결제 시스템 선진화 모색해야"
업계도 디지털화폐 주목…"내년에는 나라별로 발표 예상"
[서울=뉴시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아 발행한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이른바 ‘디지털 위안화(E-CNY)’의 모습. 인민은행은 지난 12일 광둥성 선전시 정부와 협력해 이날 선전 시민 5만명에게 각각 200위안(약 3만4000원)씩, 총 1000만 위안(약 17억원)의 디지털 위안화를 뿌렸다.
디지털 화폐는 돈의 금전적 가치를 전자적인 형태로 저장하고 거래할 수 있는 통화를 의미한다. 가상화폐 중에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이 대표적이지만, 디지털 화폐는 중앙은행이 전자적 형태로 발행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암호화폐와 구분된다.
즉 중앙은행 디지털화폐는 중앙은행의 직접적인 채무로서 현금 등 법화와 일대일 교환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내재가치를 규정하기 어려운 비트코인 등과 다르다.
CBDC가 발행되면 국제적인 연결성도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이는 한 국가가 실행할 수 있는 최적의 통화정책에 영향을 주고, 국제 통화 체제의 비대칭성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
이에 미국이나 EU는 물론 현금 거래를 선호하는 일본까지도 중앙은행 디지털화폐의 발행 필요성 유무를 검토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5만명의 주민들에게 디지털화폐를 시범적으로 배포하는 등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발행 준비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수년전부터 법정 디지털 화폐 준비에 나선 중국은 올해 초부터 선전, 슝안, 쑤저우, 청두, 동계 올림픽 개최 예정지 등지에서 폐쇄적으로 내부 실험을 진행해왔다.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관련 중국 암호법의 시사점을 다룬 ‘외국입법 동향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중국 암호법’은 디지털위안화 발행의 ‘사전 포석’ 내지 ‘법적 기반’으로 평가되고 있다. 블록체인 등에 사용되는 암호기술에 대해 중국 정부는 ‘중국 암호법’에 기해 강력한 통제를 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인민은행법’ 개정 초안을 지난달 공개해 지난 23일 의견을 청취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의 암호기술 통제 근거인 ‘중국 암호법’ 을 디지털위안화 발행과 관련해 분석할 필요가 있다.
‘중국 암호법’은 국가 기밀정보를 보호할 목적으로 사용되는 핵심암호·일반암호는 중국 정부의 지도, 감독, 검사 등의 통제를 받으며 국가 기밀이 아닌 정보를 보호하는 상용암호는 국민경제·국민생활·공익 등과 관련될 경우에 인증기관의 인증을 받아야 한다
중국인민은행은 지난 2014년 디지털화폐연구팀을 설립했고, 2017년 연구소로 확대 운영해 2019. 9월까지 디지털화폐 관련 특허를 84건 출원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행은 올해 2월 디지털화폐연구팀을 신설해서 연구는 진행하고 있지만, 지난달 기준 특허 출원이 없는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 제14조에서 정부의 암호제품 사용 제한 및 암호기술 접근에 필요한 조치 등을 규정하고 있으나, 적용 범위와 내용 등이 불분명하므로 이를 구체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중국의 디지털위안화가 성공적으로 정착될 경우, 디지털위안화의 규격과 기술이 국제 표준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있다” 면서 “한국은행도 디지털화폐 관련 암호기술 사업 지원 및 특허 확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유관기관과의 협력 강화 등을 통해 우리나라 지급결제 시스템의 선진화를 모색해야 함은 물론, 이와 관련 기술의 주도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업계에서도 내년에 주목해야 할 블록체인 산업 키워드로 '디지털 화폐'(CBDC)를 꼽았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이석우 대표는 최근 기자간담회를 통해 "각 중앙은행 차원에서 활발한 움직임이 있는 것 같고 내년에 차근차근 나라별로 발표되지 않을까 한다"며 "한국은행도 관련해서 프로젝트를 발주한 것으로 아는데 내년에는 CBDC 관련한 발표들이 표면상으로 부상하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다.
이어 "법제도 틀내에서 중앙은행들이 혁신적인 시도를 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