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과는 남자만?…여성이 더 잘 걸리는 간질성방광염
뚜렷한 원인 없고 다른 질환과 혼동하는 경우 많아
배뇨 증상, 하복부·요도 통증 한 달 지속되면 의심
(사진= 가천대 길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흔히 비뇨기과는 남성들만 찾는 병원이라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배뇨장애를 앓고 있는 여성들 중 자신의 질환을 제대로 진단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배뇨장애와 생식기 질환은 남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고 여성들이 더 잘 걸리는 비뇨기 질환도 있다.
여성 환자가 많은 대표적인 질환은 배뇨질환인 '간질성방광염'이다. 많이 알려진 질환은 아니지만 소변이 찼을 때 아랫배·골반·허리 주변에 통증이 발생해서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11일 가천대 길병원 비뇨의학과 정한 교수의 도움말로 여성도 비뇨기과와 친해져야 하는 이유인 배뇨장애와 주요 질환인 간질성방관염에 대해 알아본다.
간질성방광염은 방광통증후군이라고도 불린다. 비정상적인 절박뇨·빈뇨·방광통 등의 증상이 특징이다. 간질성방광염은 남녀 모두에게 생기지만 40대 중반 이후 여성에게 가장 많다.
간질성방광염은 아직 명확한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증상만 보면 다른 비뇨기과 질환들과 비슷해 다른 질환으로 오인해서 치료하다가 시간이 많이 흘러 버리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치료는 받았지만 증상이 해소되지 않고 뚜렷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환자들이 심각한 우울감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빈뇨·절박뇨 등 배뇨증상을 동반한 골반·요도·질 부위 통증과 하복부 통증이 한 달 이상 지속하면 간질성방광염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간질성방광염 진단·치료하기 위해서는 환자와 의사 모두 이 질환에 대해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천대 길병원 비뇨의학과 정한 교수는 "진료실을 찾는 환자들은 질환이 발생한 과정보다 현재 느끼는 고통을 호소한다"며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선 의사·환자 모두 증상을 다각도로 살피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간질성방광염은 많이 알려지지 않은 질환이지만 의외로 많은 여성들이 이 병으로 고통받고 있다.
정 교수는 "미국의 경우 1200만 명 이상이 간질성방광염으로 힘들어하지만 상당수가 평균 수년간 방치되거나 다른 질환으로 오진해서 고통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제 질환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간질성방광염 또는 방광통증후군에 대해 이해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질성방광염은 반복적인 방광염·요로감염 등으로 치료받은 경험이 있으면 의심할 수 있습니다. 또 배양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면 간질성방광염 가능성이 높다.
통증 위치가 ▲하복부 ▲허리 ▲요도 ▲질 골반기저부 등으로 한정되고, 성관계나 사정 등 특정 행위 후 발생해도 의심해볼 수 있다. 통증이 계속되지만 요실금 같은 과민성 방광의 기능성 질환이 아니면 이 또한 간질성방광염일 가능성이 크다.
남성의 경우 통증이 하복부·요추·요도뿐 아니라 고환·음낭·항문·회음 부위에도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들은 전립샘비대증과 전립선염 등으로 잘못 진단되기도 한다.
정 교수는 "이 같은 증상이 12주 이상 반복되면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약물·물리·주사·수술 중 환자에 적합한 방법을 적용해 치료한다"고 설명했다.
간질성방광염은 재발이 많이 되는 질환이지만 치료 결과도 좋은 편이다. 정확히 진단하고 관리하면 환자들의 삶의 질이 많이 개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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