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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대로]다음 한미연합훈련은 우주에서?…우주 군사작전 실현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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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4-04 09:00:00  |  수정 2021-04-12 09:19:34
한미, 국방우주협력회의서 우주연습 언급
가장 위협적 우주 무기는 위성 파괴 무기
우주 군사화 우려…우주공간 황폐화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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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우주기반 감시정찰체계. 2021.04.04. (사진=국방과학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이 우주에서 열리는 날이 올까. 우리나라와 미국 군 당국이 우주 공간에서 손발을 맞출 수 있음을 시사해 주목된다.

국방부는 지난달 26일 한미 국방부 간 화상회의를 통해 제16차 국방우주협력 회의(SCWG: Space Cooperation Working Group)를 열었다. 한·미 수석대표로 참석한 조용근 국방부 대북정책관, 존 힐(John D. Hill) 국방부 우주정책차관보 대행은 최신 우주정책 방향을 공유하면서 우주상황인식 정보공유, 전문인력 교류, 우주연습 등을 논의했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여기서 우주연습이라는 개념이 주목을 받았다. 한미 군 당국이 우주를 배경으로 군사 연습을 한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군에서 연습(Exercise)이란 '연합·합동 작전 과정에서 작전술 제대의 작전 기획·준비·시행을 포함한 군사 기동 또는 모의된 전시작전 시행 절차 숙달 과정'을 뜻한다. 국방부 발표대로 우주에서 한미 연합군이 여러 군사작전 절차를 숙달하는 날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우주작전이란 정치·군사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우주공간에서 수행하는 모든 군사활동이다. 우주공간은 압도적인 전장감시 능력을 제공한다. 게다가 우주는 각종 무기체계에 거의 무한에 가까운 체공시간을 부여한다. 이는 체공시간에 제한이 있는 공군 전력과 비교할 때 큰 이점이다. 또 우주에서는 각 국가 영토인 영공에 대한 침범 우려 없이 자유로운 비행과 감시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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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상승단계 탄도탄 요격기술. 2021.04.04. (사진=국방과학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나아가 우주는 미사일 방어를 실현하는 데 가장 이상적인 공간이다. 탄도미사일은 정점 고도에 가까워질수록 속도가 느려진다. 이 때문에 우주 공간에서는 종말 단계에 비해 탄도미사일 요격이 쉽다.

우주에서 지상으로 공격할 때 지구 중력을 역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전봇대 크기 철심 하나를 수직 낙하시키는 것만으로 전술핵무기에 버금가는 파괴력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으로 우주는 각국의 우주 무기 경연장이 될 수 있다. 김종하 한남대 경영·국방전략대학원장과 김재엽 환태평양 전략문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우주 군사력: 한국 안보에 관한 시사점' 논문에서 우주 무기체계를 4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군사 자산들을 지구에서 우주 공간으로 이동시키는 데 사용되는 '우주 수송 체계', 지구상에 배치된 육·해·공 합동 전력의 작전 수행을 우주로부터 지원하는 '우주 합동 체계', 특정 국가의 상공에 해당하는 우주 영역을 감시하는 '우주 감시 체계', 우주 공간에서 자국의 군사적 통제 능력을 유지, 달성하기 위해 타국의 우주 전력을 상대로 공격, 혹은 방어 임무를 수행하는 '우주 공격·방어 체계' 등으로 나뉜다.

우주 수송 체계는 로켓 등의 우주 발사체(SLV: Space Launch Vehicle)와 이를 수용, 통제하기 위한 발사장 등 기반 시설, 재사용이 가능한 유·무인 방식의 우주 수송선, 그리고 우주 공간에서 상시 배치되는 우주 기지(우주정거장)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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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군 위성통신체계-2. 2021.04.04. (사진=국방과학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우주 합동 체계는 감시·정찰, 조기경보, 통신·지휘통제, 기상, 해양 관측, 항법 등 정보 관련 인공위성이다. 이 인공위성들은 거리가 수천㎞ 내지 1만㎞ 이상인 ICBM급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외기권 통과 과정에서 요격하는 미사일 방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우주에서 지구상 표적을 타격하는 전략폭격 임무까지 할 수 있다.

우주 감시 체계는 지상 기지에 배치되는 장거리 레이더, 광학·적외선 방식의 대형 망원경, 레이저 추적(SLR: Satellite Laser Ranging) 장비 등이다.

우주 공격·방어 체계는 지구 주위의 궤도를 비롯한 우주 공간에서 타국 우주 자산을 공격하거나 방어 임무를 수행하는 무기다.

조동연 서경대 군사학과 교수가 한국방위산업진흥회 발간 '국방과 기술' 3월호에 기고한 '미래 우주전과 3D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가장 위협적인 우주 무기는 대(對)위성 공격무기(ASAT) 또는 위성파괴무기다.

위성을 기반으로 한 감시·정착의 역할과 중요성이 더 증가하고 있는 현대전에서 상대국 위성은 핵심 목표물이다.

운동성(kinetic) 위성파괴무기는 고정식 또는 기동식 발사 시스템, 미사일, 역학적 운반체로 구성되며 항공기에서도 발사된다. 운반체는 발사 후 자체 장착 추적 장치를 활용해 상대 위성을 파괴한다.

지향성에너지(directed energy) 위성파괴무기는 목표물 외관에는 영향을 주지 않은 채 기능만 상실하게 한다. 레이저나 고출력 마이크로파, 기타 유형 무선 주파수로 적의 장비와 시설을 방해, 손상 또는 파괴하는 방식이다.

재밍(Jamming, 수신 방해)·스푸핑(Spoofing, 이용자 정보를 빼가는 해킹 수법) 기술을 활용하는 전자전(Electronic Warfare: EW) 무기도 위협적이다.

재밍에는 위성 수신 지역의 모든 사용자에 대한 서비스를 손상시키는 업 링크 재밍과 공중의 위성을 사용해 지상 부대와 같은 지상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다운 링크 재밍이 있다. 스푸핑은 잘못된 정보가 포함된 가짜 신호를 주입해 교란을 야기하는 기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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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초소형 위성. 2021.04.04. (사진=국방과학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자국 위성으로 적국 위성을 직접 공격하는 궤도 위협(Orbital Threats) 역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과 러시아, 중국, 인도 등 우주개발 선진국들은 이미 위성파괴무기를 개발하고 실제 실험을 수행한 바 있다.

조동연 교수에 따르면 미국은 1985년 F-16 전투기에서 발사한 ASM-135 미사일로 자국 인공위성 P78-1을 요격했다. 러시아는 1970년대 지상 레이저로 다수 미국 정찰위성을 공격했다.

중국은 2007년 시창 위성 발사센터에서 미사일을 발사해 자국 인공위성 FY-1C를 폭파하고 대량의 우주쓰레기를 만들어내 국제적 비난을 받았다. 인도 역시 2009년 대탄도미사일을 개조한 PDV 마크-2 미사일로 인공위성을 격추하는 데 성공해 세계에서 4번째로 위성파괴무기 미사일 발사를 성공시킨 국가가 됐다.

우리 군도 우주 무기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군이 발표한 스페이스 오디세이 퀀텀(Space Odyssey Quantum) 프로젝트와 '공군비전 2050'에는 공군 창군 100주년이 되는 시점에 고출력레이저 위성추적체계, 초소형정찰위성, 레이다우주감시체계, 조기경보위성체계, 지향성에너지무기, 대(對)위성무기 등 다양한 우주전력을 운용하고 우주사령부를 창설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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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양자레이더. 2021.04.04. (사진=국방과학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다만 이 같은 우주 무기 개발 흐름은 각국의 무력 충돌 가능성을 높이는 측면이 있다.

유엔은 이를 우려해 우주의 평화적 이용이라는 원칙을 세워뒀다. 유엔은 1967년 '달과 기타 천체를 포함한 외기권의 탐색과 이용에 있어 국가 활용을 규율하는 원칙에 관한 조약' 4조에서 "본 조약의 당사국은 지구 주변의 궤도에 핵무기 또는 기타 모든 종류의 대량 파괴 무기를 설치하지 않으며 천체에 이러한 무기를 장치하거나 기타 어떠한 방법으로든지 이러한 무기를 외기권에 배치하지 아니할 것을 약속한다"며 "천체에 군사기지, 군사시설·군사요새의 설치, 모든 형태의 무기의 실험 그리고 군사연습은 금지돼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 조약에는 우리나라와 미국 등 100여개 국가가 가입돼있다.

전문가들은 유엔 조약에 허점이 있다며 향후 우주의 군사화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설인효 한국국방연구원 국방현안팀장은 지난해 11월 국방일보 기고문에서 "(유엔 조약은) 달과 그 밖의 천체의 군사적 이용은 모두 금하고 있으나 지구 주변 궤도의 경우 핵무기 또는 대량파괴무기 설치만을 금한다"며 "즉 대량파괴무기가 아니라고 주장할 수 있는 무기체계는 배치될 여지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설 팀장은 또 "우주를 둘러싼 충돌이 발생해 실제로 위성에 대한 공격이 이뤄질 경우 막대한 우주 쓰레기가 발생할 것"이라며 "이는 수많은 주변 위성을 마비시킬 것이며 이로 인해 가공할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홍균 국민대 법대 교수는 '우주공간에서의 무기배치와 사용의 법적 지위' 논문에서 "우주공간에서의 전투는 우주폐기물을 생성시키고 그로 인해서 아무도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우주공간이 황폐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그래서 우주공간에서의 전투는 전쟁법상의 일반적 원칙의 시각에서 신중히 분석될 필요가 있으며 법적인 제한이 부과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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