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코로나vs백신]<14>백신 효과 지속기간 아직은 '미지수'…6개월 이상 전망도

등록 2021.04.01 00:03: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韓질병청·美CDC "항체유지 기간, 연구 더 필요"

전문가 "2회 접종, 3개월 이상 갈 가능성 높아"

"고령층 중증 예방 효과 커...백신 맞는게 최선"

[서울=뉴시스]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코로나19 백신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보건소에 놓여 있다. 2021.03.23.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코로나19 백신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보건소에 놓여 있다. 2021.03.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불신의 이유 중 하나가 면역이 얼마나 지속할지, 변이 바이러스에도 현재 접종 중인 백신이 효과가 있을지 등이 아직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백신 1차 접종만으로 80% 이상의 예방 효과가 있다는 통계는 이미 나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 29일 발간한 ‘질병 발병·사망 주간 보고서’(MMWR) 연구 결과에 따르면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1차례 접종할 경우 80% 이상의 예방 효과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2차 접종까지 완료한 경우엔 예방 효과가 90%로 뛰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예방의학과 교수팀은 국내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1차 접종한 대상군에서 86%의 예방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질병관리청(질병청)뿐 아니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백신 접종을 끝낸 뒤 얼마 후에 면역 효과가 약화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자료를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 미국도 백신 접종을 끝낸 뒤 얼마 후에 면역 효과가 약화하는지에 대한 과학적 데이터가 나올 때까지 여행·외출 등의 완화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방침이다. 아직은 예측의 영역이라는 의미다.

이와 관련 국내 전문가들은 대부분 최소한 3개월 이상 항체가 유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코로나19 백신의 면역 기간은 6개월 이상 간다고 본다"면서도 "백신을 한 번만 맞으면 100% 면역이 유지되길 기대하지만, 현재 접종 중인 백신 (개발)이 1년 만에 성공한 것도 기적이었고 여전히 불확실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달 29일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 나와 "지속기간을 3~4개월이라 보지는 않는다. 확인된 게 3개월"이라며 "그 이상의 기간이 갈 가능성이 높고, 2회 접종하는 백신의 경우 3개월 안에 예방 효과가 없어질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접종 중인 바이러스 벡터(전달체) 기반의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과 mRNA 기반의 화이자 백신은 면역력을 형성하기 위해 2회에 걸쳐 접종을 받아야 한다. AZ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면 단백질(항원)을 만드는 유전자를 인체에 무해한 다른 바이러스에 넣어 주사한다. 화이자 백신은 유전 정보를 전달하는 전령인 물질 mRNA를 직접 주사하고, 우리 몸이 항원을 만들게 한다.

두 백신의 기술은 다르지만 원리는 같다. 우리 몸의 면역 세포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알아볼 수 있도록 하는 단백질(항원)을 우리 몸에서 안전한 방법으로 만들게 하는 것이다. 면역 세포인 기억 B세포는 백신으로 만들어진 항원 단백질을 인식하고,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다시 침입했을 때 이 단백질을 재빨리 인식하고 킬러 T세포가 제거할 수 있도록 인식표를 만든다. 바로 (중화) 항체다.

백신을 맞고 나서 우리 몸에 생성돼 있던 항체량 값(항체가)이 감소하는 경우도 있다. 필수 예방접종인 백일해, B형간염 등 예방접종을 어릴 때 시기별로 연속 접종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면역학 전문가인 조명환 건국대 생명과학특성학과 교수는 "통상 백신을 2번 맞으면 효과가 더 오래가고 항체도 더 많이 생성된다"며 "기억세포가 생겨서 백신을 다시 접종하면 면역력이 훨씬 더 오래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만 75세 이상 어르신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루 앞둔 31일 서울 성동구청 서울시 1호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관계자들이 백신 접종 연습을 하고 있다. 2021.03.31.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만 75세 이상 어르신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루 앞둔 31일 서울 성동구청 서울시 1호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관계자들이 백신 접종 연습을 하고 있다. 2021.03.31. [email protected]


면역 지속기간 때문만이 아니라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추가 접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우주 교수는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에서는 AZ가 효능이 10%대로, 화이자와 모더나도 반 토막 이하로 떨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추가 접종을 해야 한다면 변이 바이러스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당장 백신을 맞지 않았을 때보다 맞았을 때 이점이 크다. 고령층의 중증 이행을 막는 효과, 사망을 막는 효과가 대표적이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로라 샬크로스 박사 연구진이 양로원 거주자(평균 86세) 1만40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AZ 또는 화이자 백신 접종 그룹이 비접종 그룹 대비 28일~34일 사이 감염 위험이 약 56%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35~48일 사이에는 그 비율이 약 62%로 높아졌다.

지난달 2일 잉글랜드 공중보건국(PHE)에 따르면 AZ 백신을 1회 접종한 지 4주가 지난 70세 이상 고령자의 증상 예방 효과가 60~73%로 나타났다. 효과는 접종 14~20일 이후 60%, 28~34일 이상 지났을 때 73%로 조사됐다.

앞서 2월24일 국제 의학지 '랜싯'에 실린 영국 에든버러대 연구진 등의 스코틀랜드 백신 접종 예비 분석에서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왔다. 화이자 백신과 AZ 백신 접종자들은 접종 28~34일이 지나자 예방 효과가 84%로 최대치에 도달했는데 백신 종류별 효과는 화이자가 85%, AZ가 94%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지난해 12월8일부터 이달 15일 사이 접종한 약 114만명을 대상으로 백신을 1회 접종한 사람들의 병원 입원 비율을 백신 미접종 인구 집단과 비교했다. 접종자의 65%인 74만여명이 65세 이상 고령자였다.

김우주 교수는 "백신 임상 결과를 보면 감염 예방보다 중증 예방 효과가 크고 사망 예방 효과가 더욱 크다"며 "항체 유지 기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있고 한계가 있지만, 현재 알려진 과학적 근거에 기대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이 백신을 맞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방역 당국은 1인당 2회 접종을 고려해 백신 접종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정은경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장(질병청장)은 지난달 29일 정례 브리핑에서 "영국처럼 아예 2차 접종을 하지 않고 1차 접종만을 하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지는 않다"며 "재접종·추가 접종 기준을 만들고 접종 백신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같이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