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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로 질환 빠지고 기준 불분명"…중대재해법 시행령 노사 반발(종합)

등록 2021.07.09 12: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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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부처 합동 중대재해법 시행령 제정안 입법예고
직업성 질병서 뇌심혈관 질환 등 제외…노동계 반발
경영 책임자 안전의무, '적정' 등 문구로 모호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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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장상윤 국무조정실 사회조정실장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정안 입법예고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1.07.09.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지은 기자 = 산업 현장에서 노동자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 발생 시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이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본격적인 법 시행을 앞두고 세부 내용에서 노사 간 쟁점이 됐던 직업성 질병의 경우, 과로사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뇌심혈관 질환은 처벌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해 노동계 반발이 예상된다.

여기에 경영계는 경영 책임자 의무 등 보다 구체적으로 명시돼야 하는 시행령이 여전히 포괄적이고 불분명하다고 지적하고 있어 현장의 혼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는 9일 고용노동부와 법무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정안을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올해 초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돼 내년 1월27일부터 시행됨에 따라 법에서 위임한 사항 등을 구체화한 것이다.

시행령에 위임된 사항은 총 5개로, 노사는 이 중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인 직업성 질병의 범위를 놓고 첨예하게 맞서왔다.

동일한 유해 요인으로 급성중독 등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에 3명 이상 발생한 경우 중대산업재해로 보고 구체적인 질병은 시행령으로 규정하도록 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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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지난달 9일 오전 서울 시내 한 택배 업체 물류센터에서 택배 박스 등을 옮기고 있다. 2021.06.09. chocrystal@newsis.com

그간 경영계는 중대재해처벌법 취지와 '급성중독 등'이라는 법률 문언에 비춰볼 때 업무상 사고와 유사한 화학물질 유출 등에 의한 질병자로 그 대상을 한정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급성중독으로 보기 어려운 만성질환, 예컨대 뇌심혈관 질환이나 근골격계 질환, 직업성 암 등은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하는 직업성 발병 범위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노동계는 이를 포함한 포괄적 범위를 요구해왔다.

그러나 결국 시행령은 뇌심혈관 질환과 근골격계 질환, 직업성 암 등을 범위에서 제외했다. 각종 화학물질 노출로 인한 급성중독, 보건의료 종사자에 발생하는 혈액전파성 질병, 산소결핍증, 열사병 등 20여개만 그 대상에 포함했다.

정부는 "급성으로 발생한 질병이면서 인과관계 명확성과 사업주의 예방 가능성이 높은 질병으로 구체화했다"고 밝혔다.

뇌심혈관 질환 등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노동계 반발이 예상된다. 이 경우 과로에 따른 뇌심혈관 질환으로 택배 노동자들이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해도 택배사들을 중대재해법으로 처벌할 수 없게 된다.

당장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이날 "해당 항목에 따라 동일한 유해 요인으로 직업성 질병이 발생하는 사업장은 전무할 것"이라며 "정부는 시행령으로 직업성 질병으로 인한 중대산업재해에 면죄부를 준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다만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도 "직업성 질병 목록만 규정하고 부상자의 6개월 이상 치료 등 중증도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다"며 "중대재해로 볼 수 없는 경미한 질병까지 중대산업재해로 간주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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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등 10개 경제단체가 지난 1월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대한 경제계 최종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2021.01.06. (공동취재사진) photo@newsis.com

노사 간 또다른 쟁점이었던 경영 책임자의 구체적인 안전보건확보 의무도 시행령에 담겼다.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과 이행에 관한 조치는 '적정' 인력 배치와 '적정' 예산 편성을 의무로 규정하도록 했는데, 노사 양측으로부터 모두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노총은 "조문이 불명확해 아전인수식 해석이 난립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대재해처벌법을 무력화할 시행령임과 동시에 경영계가 건의한 내용만 반영된 솜방망이 시행령이 아닌가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꼬집었다.

경총도 "경영 책임자의 의무인 안전보건관리체계 내용이 불명확하고, 안전보건 관계 법령이 명시돼 있지 않아 경영 책임자가 준수해야 할 의무를 예측할 수 없다"며 현장에서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또 산재가 아닌 공중이용시설 등에서 발생한 대형 사고인 중대시민재해도 적용 대상으로, 시행령은 공중이용시설의 범위도 정했다.

바닥 면적이 1000㎡(약 302평) 이상인 다중이용시설을 대부분 적용하되, 실내 주차장과 업무시설 중 오피스텔 및 주상복합, 전통시장 등은 제외했는데 모법보다 범위가 축소됐다는 지적이다.

한편 내년 1월27일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은 5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다. 50인 미만 사업장은 3년간 유예 기간을 가지며, 5인 미만 사업장은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노동자 사망사고 발생 시 사업주와 경영 책임자에 대해서는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kkangzi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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