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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사회적 가치' 평가, 재무 상태 악화시켰다"

등록 2021.07.22 15:5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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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연구원 조세재정브리프 내용

2018년 경평 사회적 가치 추가 후

부채 증가하고, 순익은 큰 폭 감소

"경평 재무성과 가중치 확대해야"

[서울=뉴시스] 한국전력공사 나주 본사 전경. (사진=뉴시스 DB)

[서울=뉴시스]  한국전력공사 나주 본사 전경. (사진=뉴시스 DB)


[세종=뉴시스] 김진욱 기자 = 공공기관 경영 평가에서 '사회적 가치'를 중점적으로 보기 시작한 뒤로 재무 상태가 나빠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허경선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22일 조세재정브리프 제111호(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추구와 재무성과 연구)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허경선 위원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018년 공공기관 경영 평가에 '사회적 가치 구현'을 별도 지표로 도입했다. 일자리 창출, 균등한 기회 제공과 사회 통합, 안전 및 환경, 상생·협력 및 지역 발전, 윤리 경영 등을 평가하기 위해서다.

이 명목으로 공기업에는 22점, 준정부기관에는 20점을 배정했다. 이듬해 이 배점은 공기업 24점, 준정부기관 22점으로 확대했다.

같은 기간 재무 성과와 업무 효율성 배점은 감소했다. 재무 성과 배점은 공기업 10→5점, 위탁 집행형 준정부기관 10→2점, 기금 관리형 준정부기관 12→7점으로 낮아졌다.

업무 효율성 배점은 공기업 8점에서 5점이 됐고, 준정부기관은 2018년부터 아예 평가 항목에서 제외됐다.

일자리 창출에 가장 큰 점수(7점)가 배분됨에 따라 공공기관 임직원 수는 2015년 31만4000명에서 2020년 42만3000명으로 10만9000명(34.7%)이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공공기관 전체 지출 역시 9.3% 증가했다. 경상운영비는 47.7%, 인건비는 43.1%, 사업비는 15.1% 증가했다.

이에 따라 2017년까지 감소하던 공공기관의 부채 규모는 2018년 들어 증가했다. 부채 비율도 2019년부터 증가세로 전환됐고, 당기순이익은 2017년부터 큰 폭으로 감소했다.

조세연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부채 규모가 94조2000억원 증가해 615조8000억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전력공사·한국가스공사·한국지역난방공사·IBK기업은행·강원랜드·그랜드코리아레저·한전KPS·한국전력기술 등 상장 공기업 8곳 중 5곳의 2015~2020년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

이 기간 코스피(유가 증권 시장 주가 지수)는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상장 공기업 8곳의 주가는 모두 하락했다.

경영 평가 지표 변경에 따른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추구가 객관적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과 영업이익률(OPR)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 조세연의 분석 결과다.

원만한 노사 관계는 안전사고 건수를 감소시키는 유의미한 결과를 낳았지만, 공공기관의 정규직 비율 상승은 인건비를 증가시켜 이듬해 ROA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

허경선 위원은 "공공기관은 원래 공공성을 추진하고 있었고, 사회적 가치 추진으로 인한 추가적 공공성 확대 범위가 모호하다"면서 "인력 규모, 사업 확장 등에 따른 비효율성과 도덕적 해이가 우려된다"고 짚었다.

공공기관이 사회적 가치를 계속 추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재무성과가 함께 고려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공공기관의 재무성과 악화는 사회적 가치 추진에 부정적 영향을 주므로, 경영 평가에서 최소한으로 축소된 재무성과·업무 효율성 가중치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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