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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그림, 액자하고 싶다...'순간 수집가'

등록 2021.11.06 05:31:00수정 2021.11.06 08: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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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순간 수집가 책

[서울=뉴시스]순간 수집가 책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아름답고 매혹적이며 보는 즐거움을 준다.”

뉴욕타임스의 한줄 평이 딱 맞는 말이다.  '초현실적이며 신화적인 그림'은 그림책 속에서 열리는 '나만을 위한 작은 전시회'라고 할만하다.

그림책 '순간 수집가'(이옥용 옮김·보물창고)는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라가치 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또 뉴욕타임즈 '올해의 그림책'으로도 선정됐다. 4~7세 유아그림책으로 구분되어 있지만, '어른들을 위한 동화'로도 손색없다.

“아!” 소리가 절로 터져 나올만큼 마음을 끄는 그림은 독일에서 사는 화가  크빈트 부흐홀츠러의 작품이다. 뮌헨미술대학에서 예술사를 전공한 후 회화와 그래픽을 공부했다. 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면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 내려 가고 있다.

그는 책 제목처럼 ‘순간 수집가’라는 별칭을 지녔다. 왜 자신이 '순간 수집가'인지 이 책에 글을 쓰고 그렸다.

섬에 사는 한 소년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가만가만한 목소리로 쓴 초대장이다. 그 목소리를 가이드 삼아 찬찬히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어느새 눈부신 전시장의 한가운데 서게 된다. 

몽환적이면서도 아주 섬세하며 사실적인 묘사의 그림들은 꿈과 현실이 만나고 교차하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어느 날, 섬의 항구 근처에 위치한 주택의 5층으로 이사 온 화가 막스 아저씨는 아래층에 사는 소년인 '나'와 격의 없이 지낸다. 그림에 빠진 막스 아저씨와 그 아저씨 곁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은 소년은 자연스럽다.

하지만 아저씨는 자신이 그린 그림을 '나'뿐 아니라 어느 누구에게도 보여주는 법이 없다. 그런데 어느 날 긴 여행을 떠나면서, 화실에 나만을 위한 생애 최고의 전시회를 마련해 둔다.

"나는 왜 막스 아저씨가 자신이 이곳에 없는동안 그 그림들을 보게 했는지 서서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림 앞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 내가 궁금했던 것에 대해 스스로 하나 둘 답을 찾아가길 바랐던 것입니다"

그렇게 깨달은 소년처럼 독자도 그 의미를 동시에 알게 된다.
[서울=뉴시스]순간 수집가 책.

[서울=뉴시스]순간 수집가 책.


“어떤 그림이든 비밀이 있어야 하지. 나조차 그게 뭔지 모를 수 있어. 그리고 사람들이 내 그림에서 나보다 훨씬 더 많은 걸 발견할 수도 있단다. 나는 수집가일 뿐이야. 난 순간을 수집한단다.”

언젠가 한 번 꿈에서 본 듯한, 또 언젠가 현실에서 한순간 눈에 포착될 듯한 장면의 그림들이 펼쳐져 있다. 눈이 펑펑 오는 거리를 가로지르는 하얀 눈코끼리들, 늦은 저녁 도시의 어느 길모퉁이에서 불은 환하게 밝힌 채 공중으로 둥실둥실 떠오르다 스르르 움직이는 서커스단 자동차 한 대, 그리고 사자와 함께 보트를 타고 바다를 건너는 왕관 쓴 임금님과 조그만 소녀...

'일상이 예술'이라는 것. 이 책이 알려준다. 어느 페이지든 조심스럽게 뜯어서 '그림 액자'로 걸고 싶은 욕망이 유혹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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