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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기준금리 1.5%로 높여도 긴축 아냐"…추가인상 시사(종합)

등록 2022.01.14 12:5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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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2.01.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2.01.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류난영 남정현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이에 따라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가 1.5~1.75%까지 인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총재는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0% 수준에서 1.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해 8월과 11월에 이어 세 번째 인상이다. 이번에 0.25%포인트 추가 인상하면서 코로나19 위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게 됐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으나 국내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앞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시기는 코로나19의 전개 상황 및 성장·물가 흐름의 변화,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기준금리 인상의 파급효과,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올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직후 열린 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1.25%로 올렸지만 성장과 물가 상황, 앞으로의 전망 등을 고려해보면 지금도 실물 경제 상황에 비해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기준금리를 1.5%로 높여도 긴축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기준금리를 적어도 1.5%까지 올릴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그러면서 "금융불균형 등을 감한해 보면 경제 앞으로도 경제 상황에 맞춰 기준금리를 추가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향후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또 "중립금리를 추정해 보면 현재의 기준금리는 중립금리 수준에 여전히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시장에서 기준금리 기대 수준이 1.5~1.75%까지 형성돼 있는 것 같은데 통화정책을 운용하면서 금통위 생각과 시장 사이에 간극이 크다고 한다면 적극적으로 소통해 나가면서 간극을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립금리는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등을 자극하거나 유도하지 않는 금리 수준을 뜻한다.
 
[서울=뉴시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4일 기준금리를 연 1.0%에서 1.25%로 인상했다.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수가 4000명대로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지만 3%를 넘는 높은 물가, 가계부채 등 누적된 금융불균형 등에 따른 것이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4일 기준금리를 연 1.0%에서 1.25%로 인상했다.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수가 4000명대로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지만 3%를 넘는 높은 물가, 가계부채 등 누적된 금융불균형 등에 따른 것이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물가 상승에 대해서도 우려가 커졌다. 이 총재는 "공급병목에 따른 상승 압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고, 올 들어 관련 업체들이 가격에 전가 하는 모습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3%대의 물가 상승 흐름이 꽤 오랜 시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올해 연간 전체적으로도 지난해(2.5%) 수준을 웃돌아 2% 중후반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기 불황 속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이 총재는 "최근 물가 상승세가 생각보다 확대되고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는 경기 회복 과정에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반면에 원자재 수급 차질 등으로 공급이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것에서 주로 기인한다"며 "현재 성장률 자체가 지난해 4%, 올해 3%로 잠재 수준을 상회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스태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속도가 빨라질 경우 추가 인상을 할 수 있음을 예고했다. 이 총재는 "미 연준의 통화정책이 생각보다 빨라지고 긴축 강도가 세 진다면 우리의 통화정책 방향을 운영하는 데 중요한 고려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 통화정책 변화는 국제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상당히 크고, 정책의 변화가 국내 금융시장이나 국내 경제에도 자유로울 수 없다"며 "다만 우리가 연준보다 선제적으로 했기 때문에 앞으로 통화정책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국내경제를 우선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며 이 같이 말했다.

한편 기준금리가 세 차례 인상되면서 차주들의 대출이자 부담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9월 말 기준 가계대출 규모와 변동금리 비중(73.6%)을 기준으로 금융기관의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의 연간 이자부담 증가규모를 시산한 결과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상승하면 차주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이 16만1000원 늘어나는 것으로 산출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8월, 11월, 올해 1월 등 세 차례의 금리인상을 통해 1인당 48만4000원의 이자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전체 연간 1인당 이자부담 규모도 상승 전 289만6000원에서 338만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에 따른 가계의 전체 이자부담 규모는 금리 인상 전에는 연간 57조7000억원 이었으나 인상 후 67조3000억원으로 9조6000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대출금리 인상 속도가 기준금리 인상에 비해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실제 가계 이자 부담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소비를 위축 우려에 대해서는 "전체 소비 규모를 감안하면 (이자 상환 부담이) 가계 소비를 제약할 규모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연간 9조원대 이자 상환 부담은 부채 사이드만 놓고 본 것일 거고, 거기(부채) 못지 않은 자산도 갖고 있다"며 "이자 수익도 그만큼 늘어나 전체 소비를 저해하거나 제약할 수준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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