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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프로농구의 '피아퐁'을 기대하며

등록 2022.01.17 15: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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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남자 프로농구, 아시아쿼터 필리핀 확대 검토
10월 동아시아 슈퍼리그 출범 맞춰 시장 확대·리그 경쟁력 강화 기대
국내선수 입지 불안·실효성 목소리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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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피아퐁(63)은 1985년 한국 프로축구에서 럭키금성 유니폼을 입고 득점왕과 도움왕을 거머쥔 태국 국가대표 출신 선수다. 그동안 국내에 진출했던 동남아 국가 선수 중 가장 성공했다고 보면 된다.

어쩌면 2022~2023시즌부터 프로농구 코트를 누비는 '제2의 피아퐁'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남자 프로농구를 주관하는 KBL은 일본 국적 선수만 허용한 현행 아시아쿼터 제도를 차기 시즌부터 필리핀 선수까지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18일 열리는 10개 구단 실무 사무국장 회의의 안건으로 올랐다. 최종 결정은 이사회에서 하지만 실무 책임자급 회의인 만큼 결과가 주목된다.

KBL은 2020년 아시아쿼터 제도를 도입했다. 이후 두 시즌 동안 이 제도를 통해 리그에선 뛴 선수는 일본 국적 나카무라 타이치(25·DB)뿐이다.

유명무실했던 아시아쿼터 제도를 개선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대하겠다는 게 새로 취임한 김희옥(74) 총재의 구상이다. 시장 확대, 리그 경쟁력 강화를 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 B리그의 사례가 롤모델이 됐다. B리그는 한국과 달리 제도 도입 당시 필리핀 선수들을 적극 영입했다. 국가대표급 선수들 여럿이 일본에서 활약 중이다.

농구라면 하던 일도 뒤로 미루고 열광하는 필리핀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B리그로 유입시키는 성과를 냈다.

필리핀에선 농구가 국기(國技)로 대접받는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남자농구 한국-필리핀 경기가 열린 인천삼산체육관에서 보여준 필리핀 관중들의 열광적인 응원은 홈팀을 착각하게 만들 정도였다.

올해 10월 출범하는 동아시아 슈퍼리그와 궤를 맞추는 효과도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처럼 동아시아 주요 국가 클럽들의 대항전이다.

아시아 내에서 개인기만큼은 어디에도 밀리지 않는 필리핀 선수들과 경쟁하며 기량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긍정적인 면만 있는 건 아니다. 우선 필리핀 선수들이 얼마나 진출할 것이냐다.

최근 필리핀은 주요 선수들이 B리그로 진출하는 것에 큰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머니 게임'에서 밀리며 스타성 있는 선수들이 필리핀을 떠났기 때문이다.

필리핀농구협회(PBA)와 깊이 있는 논의를 하지 않은 B리그에 대한 불만도 있다. 이를 제한하기 위한 장치가 언급된다.

김 총재는 최근 윌리 마르샬 PBA 회장에게 '양국 리그와 아시아 농구의 발전을 위해 상호 협력하자'는 내용의 새해 서한을 보냈다. B리그와 차별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량이 월등하거나 전력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새로운 문화, 환경에 적응이 필요한 이들을 영입할 구단이 있을지도 아시아쿼터 제도를 바라보는 여전히 차가운 시선 중 하나다.

또 현장에선 국내 선수들의 입지가 불안해질 것이라는 목소리가 꾸준하다.

1명만 출전할 수 있지만 팀당 2명의 외국인선수가 이미 있는 상황에서 국내 선수들의 설 자리가 더 줄어들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는 아시아쿼터 제도를 처음 도입할 때부터 나왔던 얘기다.

아시아쿼터 제도가 활발한 축구는 11명이 경기를 하지만 농구는 5명으로 1명이 차지하는 비중이 다르다는 게 이유다.

그러나 현행 제도에서 이미 팀당 외국인선수 2명, 아시아쿼터 1명을 활용할 수 있다. 구단들이 활용하고 있지 않을 뿐이다. 반대의 근거로 약하다.

단, 필리핀은 사회·문화적 특성 때문에 혼혈이나 귀화 선수들이 많다. '필리핀 국적 선수'의 정의를 정확하게 하고, 판별할 줄 알아야 한다.

큰 틀에서 시장을 열자는 분위기는 잡혔지만 세부적으로 꼼꼼히 살펴야 할 것들이 많아 보인다.

얼렁뚱땅한다면 과거와 뭐가 다르겠나. 깜짝 이벤트성 제도 확대나 발표는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fgl7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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