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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학대 '태종이방원' 고발당해…폐지청원 사면초가(종합2보)

등록 2022.01.21 16:5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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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한국동물보호연합 회원들이 21일 서울 여의도 KBS 앞에서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의 낙마 동물학대 살상 행위 규탄 기자회견'을 하며 KBS를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2.01.21.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KBS 1TV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이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 당했다. '낙마' 촬영에 동원된 말이 사망, "책임감을 통감한다"고 사과했지만 동물보호 대책 마련·방송 폐지 청원이 확산되고 있다. KBS는 이번주 방송을 내보내지 않고, 동물자유연대와 면담을 진행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동물자유연대는 21일 "KBS 관할 지역인 영등포 경찰서에 고발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고발 대상은 KBS를 비롯해 태종 이방원을 연출한 김형일 PD, 이훈희 KBS 제작2본부장, 제작사 황의경 몬스터유니온 대표 등이다. "고발장 법률 검토를 마쳤고 20일 KBS 입장문을 통해 말 죽음도 확인해 금일 오후 동물보호법 위반 관련 고발장을 접수했다"고 설명했다.

"방송 촬영장에서 동물을 일회용 물건처럼 이용한 관행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며 "말의 죽음은 안타깝지만 이번 계기로 방송 촬영을 위해 빈번하게 발생하는 동물 학대를 막고, 동물을 위한 안전 조치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동물보호연합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KBS본관 앞에서 동물학대 살상 행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KBS는 2개월 동안 은폐하다 이제서야 잘못됐다는 변명을 하고 있다"며 "미국에서는 1939년부터 와이어를 이용해 말을 고꾸라뜨리는 촬영 등을 동물 학대로 간주, 법적 제재를 받고 있다. 80년이 지난 한국은 동물학대 촬영 기법 제지없이 버젓이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제작진을 상대로 동물학대 살상행위를 고발하고 강력한 처벌이 진행되도록 해 사회적 경정을 울릴 것"이라며 "법원과 사법부의 강력한 처분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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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태종 이방원' 포스터. 2022.01.03. (사진=몬스터유니온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KBS에 따르면, 22~23일 편성한 태종 이방원 13·14회는 결방할 예정이다. "향후 방송 일정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KBS 홈페이지에서 태종 이방원 7회 다시보기 서비스도 중단했다. 7회에는 동물학대 의혹이 일은 '낙마' 장면이 포함됐다. 24일 동물자유연대와 면담, 사고 재발 방지 대책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태종 이방원은 KBS가 '장영실'(2016) 이후 5년만에 선보인 대하사극이다. 시청률 11%를 넘으며 인기몰이 중이다. 지난 1일 방송한 7회에서는 '이성계'(김영철)가 말을 타고 가다가 낙마하는 장면이 나왔다.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촬영 당시 제작진은 말 다리에 와이어를 묶어 강제로 넘어뜨렸다. 말은 몸에 큰 무리가 갈 정도로 심하게 고꾸라졌다. 한 스태프는 동물권행동 단체 카라에 "성인 남자들이 뒤에서 줄을 당겨 달리는 말을 넘어뜨렸다"며 "배우는 스턴트맨이었지만 안전장치 없이 일반 보호장구만 주어졌다. 결국 배우도 떨어져 잠깐 정신을 잃었고 부상으로 촬영이 멈춰졌다"고 증언했다.

KBS는 20일 "태종 이방원 촬영 중 벌어진 사고에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사과드린다"며 "지난해 11월2일 태종 이방원 7회에서 방영된 이성계 낙마 장면을 촬영하던 중 배우가 말에서 멀리 떨어지고 말 상체가 땅에 크게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안타깝게도 촬영 후 1주일쯤 뒤 말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다시는 이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다른 방식의 촬영과 표현 방법을 찾겠다"며 "촬영장에서 동물 안전이 보장될 수 있는 방법을 관련 단체와 전문가 조언·협조를 통해 찾겠다. 다시 한 번 시청자들과 동물을 사랑하는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비판 여론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동물자유연대는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방송 촬영을 위해 안전과 생존을 위협당하는 동물의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하루 만인 21일 오후 4시 기준 7만6000여 명이 동의했다. '방송 촬영을 위해 동물을 소품 취급하는 K** 드라마 연재를 중지하고 처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도 동의수 4만8000명을 넘은 상태다. 태종 이방원 시청자 게시판에는 방송 중단·폐지를 요구하는 글이 쏟아졌다. 배우들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주상욱 인스타그램에는 '하차하라'는 항의 글이 쇄도했다. 주상욱은 해당 신과 관련이 없지만, 주연이기에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배우들도 목소리를 높였다. 고소영은 20일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동물자유연대 게시물을 올린 뒤 "너무해요. 불쌍해"라고 남겼다. 김효진은 인스타그램에 "정말 끔찍하다. 배우도 다쳤고, 말은 결국 죽었다고 한다"면서 "스턴트 배우도 하루빨리 완쾌하길. 촬영장에서의 동물들은 소품이 아닌 생명"이라고 썼다. 공효진도 "너무 마음이 아프다"며 공감했다.

영화배우 이병헌 소속사 BH엔터테인먼트 손석우 대표는 동물자유연대가 올린 국민 청원 동참을 촉구했다. "같은 업종에 종사하지만 정말 부끄럽다"면서 "동물에게 폭력적인 현장은 스태프들에게도 배우들에게도 안전할 수 없다. 당신같은 연출자와 함께 일할 일은 없을 듯"이라며 분노했다. 뮤지컬배우 배다해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청원 링크를 올렸다. "어디에서든 동물학대가 이제는 없어졌으면 좋겠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디어상에서 이루어지는 동물학대의 근본적인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도록 청원 부탁드린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la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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