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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왕비 평균수명 51세, 후궁보다 6년 짧아"...스트레스 탓?

등록 2022.01.24 10:58:35수정 2022.01.24 11:5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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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조선시대 46명 왕비들 가운데 환갑 넘긴 사람 18명
왕비들, 정신적 중압감 등 스트레스 짓눌려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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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MBC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 속 한 장면. (사진=MBC 제공) 2022.01.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조선시대 왕비의 평균 수명이 51세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당대 최고급의 의료 지원과 의료혜택을 누렸으나, 후궁보다 수명이 6년 짧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미선 한국학중앙연구원 박사는 학술지 '한국사연구' 최신호에 낸 논문 '조선시대 왕실여성의 사인(死因) 유형과 임종장소 변화-후궁을 중심으로'를 통해 이같은 연구 결과를 밝혔다.

조선시대 왕실여성은 대비를 비롯해 왕비, 세자빈, 후궁, 공주와 옹주, 그리고 왕실과 혼인으로 맺어진 (대)군부인들을 말한다. 이 박사는 출생년, 혼인 연령, 출산 연령, 사망 나이 등의 기록이 확인되는 왕실여성 136명의 수명을 분석했다.

◆"조선시대 왕비 평균수명 51세...환갑 넘긴 왕비는 18명"

조선시대 역대 왕비들은 모두 추존된 왕비까지 합해 모두 46명(폐비 윤씨 포함)이 되는데 평균수명이 51세(약 51.08세)였다. 이에 견주어 후궁들의 평균수명은 48명을 기준으로 여섯 살이 더 높은 57세(약 56.6세)였다. 기존 연구 성과에서 결혼한 양반가 여성의 평균수명이 45.3세이고 53%가 50세 이전에 사망했다는 것과 비교해보면, 왕실여성들의 평균수명이 일반 사대부가 여성들에 비해 높았음을 알 수 있다.

이 박사는 "왕실여성들의 평균수명이 비교적 높은 이유는 의식주 생활이 궁핍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위생 상태도 훌륭했고 무엇보다 당대 최고급의 의료혜택을 누렸기 때문이라 추측된다"며 "그런데 왕비의 평균수명은 후궁의 그것에 견주어 볼 때 여섯 살이 적었다. 당시 누구보다도 풍요로운 의식주 생활과 최고의 의료혜택을 누렸음에도 불구하고 평균수명이 50세를 넘기 어려웠던 점이 의문점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조선시대 46명의 왕비들 가운데 환갑(61살)을 넘긴 사람은 18명밖에 되지 않는다"며 "치료에 만전을 기했음에도 수명의 평균이 50세가 약간 넘는 정도인 것은 역대 임금들이 여러 가지 격무에 따른 스트레스가 주요인인 것과 마찬가지로 왕비들 역시 내명부의 최고 여성의 수장으로서 정신적 중압감과 압박감에 의한 스트레스에 짓눌려 살았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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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선시대 왕비 평균 수명은 51세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당대 최고급의 의료 지원과 의료혜택을 누렸으나, 후궁보다 수명이 6년 짧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미선 한국학중앙연구원 박사는 학술지 '한국사연구' 최신호에 낸 논문 '조선시대 왕실여성의 사인(死因) 유형과 임종장소 변화-후궁을 중심으로'를 통해 이같은 연구 결과를 밝혔다. (자료=이미선 한국학중앙연구원 박사 제공) 2022.01.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전체 46명 가운데 태조에서 성종까지 왕비 14명의 평균수명은 49세(49.21세)고 연산군에서 숙종까지 왕비 17명의 평균수명은 50세(50.23세)이며, 경종에서 순종까지 왕비 15명의 평균수명은 54세(53.8세)이다. 연령별로 더욱 세분화해서 보면, 10대는 6.52%인 3명이었고, 20대는 10.8%인 5명, 30대는 8.69%인 4명, 40대는 21.7%인 10명, 50대는 13.04%인 6명이었다. 60대, 70대, 80대는 각각 11명(23.91%), 4명(8.69%), 3명(6.52%)이었다.

왕비의 수명과 관련해 특이한 점은 가장 많은 사망 연령대가 40대와 60대로 10명과 11명을 차지하고 그 뒤를 이은 50대가 6명을 차지한다는 사실이다. 20대와 30대에 사망하는 경우는 5명과 4명으로 오히려 70대와 80대에 사망한 왕비들보다 많다. 마흔 살을 넘지 못한 왕비는 12명이나 된다.

후궁의 경우, 수명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전체 48명 가운데 태조에서 성종까지 후궁 7명의 평균수명은 57세(57.42세)였다. 연산군에서 숙종까지 후궁 22명의 평균수명은 55세(54.59세)이며, 경종에서 순종까지 후궁 19명의 평균수명은 59세(58.73세)이다. 이를 연령별로 사망 나이를 더욱 세분화해서 보면, 10대는 4.16%인 2명이었고, 20대는 8.33%인 4명, 30대는 10.41%인 5명, 40대는 14.58%인 7명, 50대와 60대는 16.66%인 8명씩이었고, 70대는 10.41%인 5명, 80대는 18.75%인 9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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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선시대 왕비 평균 수명은 51세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당대 최고급의 의료 지원과 의료혜택을 누렸으나, 후궁보다 수명이 6년 짧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미선 한국학중앙연구원 박사는 학술지 '한국사연구' 최신호에 낸 논문 '조선시대 왕실여성의 사인(死因) 유형과 임종장소 변화-후궁을 중심으로'를 통해 이같은 연구 결과를 밝혔다. (자료=이미선 한국학중앙연구원 박사 제공) 2022.01.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 박사는 "현대 한국인의 전체 평균수명은 82세로서 여성은 85.1세(2014년 기준)"라며 "인생의 중후반기가 길어진 현대에는 보통 40대와 50대를 중년기, 그리고 60대에서 65세 이상을 노년기로 구분한다. 그러나 조선 사회에 왕실여성이 10대 후반에 결혼해 40세 전후에 아들 또는 손자 대에서 왕위를 계승해서 왕대비 또는 대왕대비가 되었기 때문에 중년과 노년의 구분이 별 의미가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오히려 왕자녀가 가례를 통해 세자빈 또는 대군(군)부인이나 부마를 맞이하게 되면 노년기로 간주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이로써 보면 40대 이상의 노년기에 해당하는 연령층이 70%에 달한다고 하겠다"고 부연했다.

◆왕실여성 사망 원인, 산병·천연두·역병·출산 등 다양

의약이 발달하지 않았던 조선시대에 의료기술의 혜택을 받으며 살았던 왕실여성들은 비교적 천수를 누렸지만, 윤택한 삶을 보장받은 왕실의 여성들 역시 각종 질병에 시달리거나 질병으로 인해 병사(病死)했다.

총 97명을 통해 나타난 질병은 종류만 먼저 열거하면, 출산과 관련된 산병을 비롯해 두창(천연두), 역병, 담천(천식), 담현증(중풍), 습창(종기), 각종 암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났다. 이 중에서 구체적인 병명이 없이 '병'으로만 적혀 있는 경우가 17건이 있다.

구체적인 병명 없는 '병' 다음으로 가장 두드러지는 사망 원인으로 손꼽히는 질병은 임신 및 출산으로 인한 사망이었다. 산부인과 질환으로 분류되는 이 사례는 11건에 해당된다. 질병을 알 수 있는 97건의 11.34%에 이른 만큼 출산은 조선시대 여성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일 가운데 하나였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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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MBC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 속 한 장면. (사진=MBC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 화면 캡처) 2022.01.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미선 박사 "의빈 성씨, 34세에 출산 앞둬...노산에 따른 사망으로 생각"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MBC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은 조선 제22대 임금인 정조와 후궁인 의빈 성씨(성덕임)의 절절한 로맨스를 다뤘다. 드라마에서 정조의 승은을 입은 궁녀 '덕임'은 후궁이 되어 문효세자와 옹주를 낳았는데, 두 아이 모두 세상을 떠났다.

셋째 아이를 임신 중이던 덕임은 아들을 떠나보낸 뒤 34살에 사망했다. 당시로서는 늦은 나이의 임신으로, 역사학계에서는 임신중독을 사망 원인으로 추정된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 박사는 "정조의 후궁 의빈 성씨는 문효세자 사망 이후 중병에 걸린 상태에서 1786년에 임신 9개월의 몸으로 사망했다"며 "당시 의빈은 태기가 고르지 못하고 숨이 차는 증상이 나타났고 해산할 달엔 기력이 가라앉는다거나 정신이 혼미해지고, 사지가 뻣뻣해지는 통증을 겪었다. 의빈 성씨가 나이 34세에 출산을 앞두고 있었음을 감안해 본다면 노산에 따른 사망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no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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