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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도매가 30% '뚝'…내달 SMP 상한제 발동 '촉각'

등록 2022.06.04 12:00:00수정 2022.06.04 13:3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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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전력도매가 140원대…6월 130원대로 떨어질듯

가스公 발전용 천연가스값 인하·계절적 영향 여파

SMP 상한제 발동조건 155원…6월 도매가 분수령

산업부 "조건 안 되면 시행 안 해…제도 준비 목적"

민간발전사, 7·8일 서울·세종서 상한제 반대 집회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한국전력공가사 1분기 5조7000억대의 영업손실을 비롯해 올해 17조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 10일 오전 서울시내에서 시민들이 전력량계 앞을 지나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전망하는 한전의 올해 적자 규모는 17조 4723억원이다. 2022.05.10.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한국전력공가사 1분기 5조7000억대의 영업손실을 비롯해 올해 17조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 10일 오전 서울시내에서 시민들이 전력량계 앞을 지나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전망하는 한전의 올해 적자 규모는 17조 4723억원이다. 2022.05.10.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김성진 기자 = 지난 4월 역대 최고치인 1킬로와트시(㎾h)당 200원대를 기록했던 전력 도매가격이 천연가스 가격 인하 등의 영향으로 130원대까지 크게 떨어졌다.

전력 도매가격이 떨어짐에 따라 다음 달부터 시행이 전망되는 전력 도매가격 상한제 발동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민간 발전사들은 전력 도매가격이 높게 설정된 상황에서 상한제를 시행하면 손해를 입을 수 있는 만큼 강력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4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한국전력(한전)이 발전사에 지불하는 전력 도매가격인 계통한계가격(SMP)은 5월 기준 ㎾h당 140.34원으로, 전년(79.1원) 대비 77.4%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지난해에 비해 가스 가격이 급등한 탓으로 풀이된다.

다만 역대 최고기록을 세웠던 4월(202.11원)과 비교해서는 한 달 만에 30.6%나 떨어졌다. 이는 SMP에 영향을 미치는 발전용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봄철 난방·빌전 수요 하락과 장기계약 물량 등으로 인해 인하됐기 때문이다.

현재 가장 비싼 발전기의 비용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SMP는 발전 단가가 가장 높은 가스 가격의 영향을 절대적으로 받는 구조다. 가스공사의 발전용 천연가스 요금표에 따르면 월 단위로 조정되는 발전용 천연가스 가격은 일반발전 사업자 기준으로 지난 4월 기가줄(GJ)당 2만8692.8원이었으나, 5월 1만9661.37원으로 크게 떨어졌다.

6월 발전용 천연가스 가격 역시 1만8549.36원으로, 지난달 가스 가격에 대비해 GJ당 1000원 남짓 내려가면서 이번 달 SMP가 130원대까지 하락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일별 SMP가격(가중평균)은 129.58원, 129.24원, 130.32원으로 지난달보다 약 10원 정도 떨어진 130원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산업부가 행정 예고한 SMP 상한제가 이르면 오는 7월 시행 앞두고 있어 이번 6월 SMP 가격에 이목이 집중된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2022 국제전기전력전시회에서 참관객들이 한전KDN의 배전자동화단말장치를 보고 있다. 2022.05.18.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2022 국제전기전력전시회에서 참관객들이 한전KDN의 배전자동화단말장치를 보고 있다. 2022.05.18. [email protected]

SMP 상한제는 한전의 적자난이 가중되면서 도입이 결정된 제도다. 연료비 급등으로 전력시장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높게 상승하면 한시적으로 평시 가격을 적용해 한전의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전에 전력을 파는 발전사가 부담을 떠안는 구조인 셈이다.

산업부가 고시한 내용에 따르면 SMP 상한제는 '직전 3개월 SMP 평균'이 '과거 10년 동안 월별 SMP 평균값의 상위 10%'보다 크거나 같을 때 발동한다. 상한 가격은 '10년 가중평균 SMP의 1.25배'(거래소 5월24일 기준 추산 약 132.58원) 수준으로 1개월 동안 시행된다.

지난달 24일 기준 전력거래소가 추산한 과거 10년 동안 월별 SMP 평균값의 상위 10%는 155.8원이었다. 당장 상한제를 시행할 경우, 직전 3개월 SMP 평균이 155.8원보다 크면 SMP 상한제가 발동해 약 132~133원의 가격으로 전력가격을 정산하게 된다.

SMP 상한제 발동 기준이 되는 과거 10년 동안 월별 SMP 평균값의 상위 10%는 수년 동안 누적된 가격이기 때문에 다음 달 제도를 시행해도 현재의 약 155원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게 산업부와 업계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번 달 전체 SMP가 7월 이후 상한제 발동 여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 동안의 가중평균 SMP가 상한제 발동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이번 달 1~3일 시간당 SMP는 최소 117원에서 최대 135원까지 나왔다. 4월(202.11원)과 5월(140.34원)의 월별 SMP 가격에 6월 가격을 117~135원으로 더해서 3개월 평균을 단순 추산하면 약 153~159원 정도가 나온다. 상한제 발동 조건인 약 155원과 비슷한 값이다. 6월 SMP 가격 변동에 따라 7월 상한제 발동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는 의미다.

산업부는 상한제가 발동 조건에 미치지 않으면 시행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SMP 상한제가 시행되면 그달에 바로 적용되는 상황만 가정한 것은 아니다. (조건이 안 되면) 적용이 되지 않을 수 있다"며 "이번에 속수무책으로 (한전이) 비싼 가격을 지불했는데 나중을 대비해서 미리 제도를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열린 한국전력공사 전력그룹사 비상대책회의에 참석하는 그룹사 대표자들이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이날 비상대책회의는 유가와 연료비 가격은 급등했지만 전기요금은 동결하면서 올해 1분기 역대 최대규모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한국전력공사가 자산 매각 등 자구책을 마련하기 위해 6개 발전 자회사(남동, 중부, 서부, 남부, 동서발전 및 한수원) 대표자들과 한전원자력연료, 한전 KDN 대표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2022.05.18.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열린 한국전력공사 전력그룹사 비상대책회의에 참석하는 그룹사 대표자들이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이날 비상대책회의는 유가와 연료비 가격은 급등했지만 전기요금은 동결하면서 올해 1분기 역대 최대규모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한국전력공사가 자산 매각 등 자구책을 마련하기 위해 6개 발전 자회사(남동, 중부, 서부, 남부, 동서발전 및 한수원) 대표자들과 한전원자력연료, 한전 KDN 대표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2022.05.18. [email protected]

전력업계 관계자는 "냉방이 본격화되는 여름철에는 (SMP기준이 되는) 비싼 발전기까지 가동해야 전력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고, 비싼 발전기를 돌리면 곧 SMP는 올라가는 것"이라며 "7~8월 가스공사의 발전용 천연가스 가격 등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SMP 상한제 발동 여부와 관계없이 민간 발전사는 제도 자체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만약 추산대로 여름철 SMP가 130원대로 고정될 경우, ㎾h당 202.11원이었던 4월과 비교해도 이익이 30% 이상 줄어드는 셈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발전사업자가 지불해야 하는 실제 연료비는 별도 보상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민간 LNG 발전사의 경우 LNG를 직수입해 가스공사보다 연료비를 싸게 책정하는 만큼 보상을 받지 못한다는 해석도 있다.

일부 민간발전사 협회는 SMP 상한제 철회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전국태양광발전협회는 오는 7일 오후 2시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 광장에서 SMP 상한가 도입 반대 집회를 진행한다. 전태협 관계자는 "집회 이후 대통령실 측에 SMP 상한제를 반대하는 내용의 탄원서도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한태양광발전사업자협의회도 8일 오전 10시 세종 산업부 청사 앞에서 SMP 상한제에 반대하는 시위를 진행할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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