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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집단성폭행 암시 광고로 남성용 스프레이 팔려다…인도 기업 뭇매

등록 2022.06.07 11:13:20수정 2022.06.07 11: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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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4명이 여성의 뒤에서 성범죄 암시하는 대화

인도서 집단성범죄 발생한 지 일주일도 채 안돼

"성범죄 경시하는 부적절한 광고"…TV 송출 중단

"기획·승인 과정서 문제 의식 없어"…비난 이어져

[서울=뉴시스] 지난 4일 송출이 금지된 인도의 남성용 보디 스프레이 브랜드 '레이어샷'의 광고. 해당 광고는 성범죄를 경시한다는 비판을 받고 방영이 중단됐다. (사진=스튜디오 테이크 유튜브 영상 캡처) 2022.06.07.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지난 4일 송출이 금지된 인도의 남성용 보디 스프레이 브랜드 '레이어샷'의 광고. 해당 광고는 성범죄를 경시한다는 비판을 받고 방영이 중단됐다. (사진=스튜디오 테이크 유튜브 영상 캡처) 2022.06.07.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문채현 인턴 기자 = 인도에서 한 남성용 보디 스프레이 광고가 집단 성폭행을 경시한다는 비난에 부딪혔다. 해당 광고는 공개된 지 24시간도 채 되지 않아 방영이 중단됐다. 유명 발리우드 스타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6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4일 인도 남성용 스프레이 브랜드 '레이어샷'의 TV 광고는 "대중매체를 통해 송출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이유로 TV 광고가 중단됐다.

이 광고에는 4명의 남성과 한 명의 여성이 등장한다. 가게 안에서 물건을 살피는 여성 뒤에서 이 여성을 지켜보는 4명의 남성은 "우리는 4명이고 지금 여긴 하나밖에 없어. 누가 할래?"라고 말한다.

겁에 질린 여성이 뒤를 돌아보자 그 남성들이 이 여성이 아닌 하나 남은 보디 스프레이를 두고 대화했다는 것이 밝혀진다.

이에 여성은 민망한 듯 미소를 짓고 남성 중 한 명은 선반에서 그 스프레이를 집어 들어 제품을 설명하며 광고는 마무리된다.

이 광고는 소셜미디어(SNS)에서 큰 논란을 일으켰고 많은 연예인과 비평가들도 해당 광고가 성범죄를 경시한다고 비판했다.

스와티 말리왈 델리여성위원회 위원장은 정보방송부에 "해당 광고는 여성에 대한 성폭력과 남성들 사이에 성범죄적 사고방식을 분명하게 조장하고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해당 광고를 제작해 송출한 레이어샷 측은 이날 성명을 통해 "논란의 TV 광고는 누군가의 감정을 상하게 하거나, 여성들을 모욕하거나 혹은 그런 문화를 옹호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많은 사람들은 이 광고가 공개된 시기가 특히 몰상식적이었다고 비판했다. 불과 일주일 전 인도 남부 하이데라바드에서 17세 소녀가 5명의 남성에게 성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했었기 때문이다.

광고가 공개된 지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인도 정보방송부는 해당 광고의 TV 방영을 중지했고 트위터와 유튜브에서도 광고 영상 제거를 요청했다.

정보방송부는 트위터에 "해당 광고 영상이 품위와 도덕적 관점에서 여성을 유해하게 묘사한다"며 "이 광고가 디지털 미디어 윤리규정을 위반했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레이어샷 측 또한 "논란이 발생한 당일 모든 미디어 매체에 해당 광고 방송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고가 내려간 이후에도 비난은 끊이지 않았다.

영화 마사안 등에 출연한 배우 리차 차다는 광고 제작자들을 '쓰레기'라 부르며 분노를 드러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기획자, 작가, 제작사, 배우, 의뢰 회사 모두 성범죄를 농담이라 생각하는 거냐"고 적으며 강력하게 비난했다.

유엔 여성친선대사로 활동하는 인도 영화 감독이자 작가인 파르한 칸 또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성범죄를 조롱하는 이 광고를 기획하고 승인하는 모든 과정에 얼마나 천박하고 비뚤어진 마음이 존재했는가"라며 해당 광고를 맹렬히 비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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