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채 발견된 돌고래 배 속에서 나온 '2m' 낚싯줄
제주대 등 수의과 학생·연구원, 돌고래 부검
배 속서 4~5개월 추정 새끼 상괭이도 나와
대부분 그물 등 혼획에 의한 질식사로 추정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19일 오전 제주시 한림읍 한국수산자원공단 제주본부에서 수의사와 제주대·서울대 학생 등이 돌고래 폐사 원인 규명을 위한 부검을 하고 있다. 2022.07.19. [email protected]
제주대학교 고래·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는 19일 한국수산자원공단 제주본부에서 전국 8개 수의과 대학생 20여 명과 연구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제주 해양포유류 부검 교육'을 진행했다.
이번 교육은 제주 해역에서 해마다 50여 마리의 돌고래들이 죽은 채 발견됨에 따라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부검은 제주 연안 등에서 죽은 채 발견된 상괭이, 남방큰돌고래, 인도태평양상괭이 등 총 3개 개체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먼저 돌고래의 배를 열고 지방층을 제거한 뒤 심장·폐 등 계통별 장기의 길이와 무게를 재는 등 깊이 있는 작업이 이뤄졌다.
특히 인도태평양상괭이의 위 속에서는 다량의 기생충과 함께 2m 길이의 낚싯줄, 돌돔 전용 낚싯바늘 4개가 발견됐다.
해당 상괭이를 부검한 연구원도 이 정도의 기생충이 있는 것은 처음 본다고 할 정도로 많은 양의 기생충이 낚싯줄에 엉켜있었다. 폐에서도 질식사 소견이 관찰됐다.
이성빈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수생생물의학실 수의사는 이와 관련 "낚싯바늘이 위 속에 있다 보니 소화액이 내려가는 게 느려지다 보니까 위 내용물도 저류돼서 기생충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걸로 보인다"며 "면역력이 약해지다 보니까 유영 속도가 느려졌고 그물이나 이런 데 걸려서 죽었지 않았을까 추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19일 오후 제주시 한림읍 한국수산자원공단 제주본부에서 제주대학교 등 전국 8개 수의과대학 학생들과 연구원들이 돌고래 부검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인도태평양상괭이의 위 속에서 낚시줄과 다량의 바늘이 발견됐다. 2022.07.19. [email protected]
또 다른 부검 개체인 상괭이에서는 4~5개월로 추정되는 길이 38.5㎝의 새끼 상괭이가 발견됐다. 연구팀은 이 상괭이의 폐 속에서도 포말(거품) 등이 관찰되면서 혼획에 의해 질식사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나머지 개체인 제주 남방큰돌고래는 아직 특별한 사인이 발견되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부검이 진행되고 있다.
한편 올해 6월 기준 제주에서는 30마리의 돌고래가 죽은 채 발견됐다.
연구팀은 20일 상괭이 3개체를 추가 부검하고, 오는 21일에는 바다거북을, 22일에는 상어 등을 부검해 폐사 원인 규명 및 연구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