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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시 "독재·민주 선택 직면…中공산당 위협 방관 못 해"(종합)

등록 2022.08.03 01:42:58수정 2022.08.03 05:5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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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대만 경제적으로 쥐어짜며 기업에 관계 끊으라 압박"

"대표단 방문, 대만과 함께한다는 표시…대만 지지해야"

"시진핑 권력 장악 강화하며 中 법치주의 무시 계속돼"

"美, 대만 활발한 민주주의 지지…흔들리지 않는 약속"

[타이페이=AP/뉴시스]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2일(현지시간) 타이페이에 도착해 항공기에서 하기하고 있다. 2022.08.02.

[타이페이=AP/뉴시스]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2일(현지시간) 타이페이에 도착해 항공기에서 하기하고 있다. 2022.08.02.

[워싱턴=뉴시스]김난영 특파원 = 중국의 반발 속에서 대만 방문을 강행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대만과 그 민주주의 수호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확고히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2일(현지시간) 대만 도착에 맞춰 공개된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우리는 대만과 민주주의 그 자체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위협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가만히 있을 수 없다"라고 밝혔다.

이번 순방은 약 25년 만에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찾은 것이다. 하원의장은 미국 내 권력 승계 순위에서 부통령 다음 순위, 즉 삼인자다. 이 때문에 이번 방문에는 여러 상징적 의미가 있으며, 중국도 강력 반발 중이다.

펠로시 의장은 "최근 몇 년, 중국은 대만과의 긴장을 극적으로 격화했다"라며 "중국은 대만 방공구역 인근, 심지어 그 위에서 폭격기와 전투기, 정찰 항공기 순찰을 강화해 왔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상황 때문에 미국 국방부에서 '중국군이 무력으로 대만을 통합하는 컨틴전시를 준비 중일 수 있다'라는 결론이 나왔다고 꼬집었다. 또 "중국은 매일 대만 정부 기관을 상대로 수많은 공격을 개시하고 사이버 공간에서 싸움을 한다"라고 했다.

아울러 "동시에 중국은 대만을 경제적으로 쥐어짜고, 글로벌 기업에 대만과의 관계를 끊으라고 압박하며, 대만과 협력하는 국가를 위협하고 중국에서의 관광을 단속한다"라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중국 공산당의 가속하는 공격에 맞서 우리 의회 대표단의 방문은 미국이 우리 민주주의적 파트너인 대만이 자국과 그 자유를 수호하는 상황에서 대만과 함께한다는 명백한 표시로 보여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펠로시 의장은 아울러 자국 대만 정책 근간인 '대만관계법(Taiwan Relations Act)'을 거론, "민주주의적인 대만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명시한다"라며 "또한 미국은 대만 방위를 지지한다는 근엄한 서약을 했다"라고 되새겼다.

그는 "오늘날 미국은 그 서약을 기억해야 한다"라며 "우리는 회복의 섬인 대만을 지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만이 코로나19 대응 및 기후 변화 등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은 대만관계법에 따라 대만해협에서의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에 반대하고 방위에 필요한 무기를 제공하는 등 정책을 유지 중이다. 해당 정책에 변화가 없다는 게 조 바이든 행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이다.

펠로시 의장은 "우리의 방문은 대만관계법과 미·중 공동 코뮈니케, 6대 보장에 따른 오랜 '하나의 중국 정책'을 부정하지 않는다"라며 "미국은 여전히 현상에 대한 일방적 변경 시도에 반대한다"라고 했다.

[타이페이=AP/뉴시스]2일(현지시간) 저녁 대만 타이페이에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방문을 환영하는 전광판 앞을 인파들이 지나고 있다. 2022.08.02.

[타이페이=AP/뉴시스]2일(현지시간) 저녁 대만 타이페이에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방문을 환영하는 전광판 앞을 인파들이 지나고 있다. 2022.08.02.

이어 "우리의 방문은 상호 안보와 경제 파트너십, 민주주의 거버넌스에 초점을 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한국, 일본 등 더 폭넓은 태평양 순방의 일환"이라며 "대만 파트너와의 협의는 이 섬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고 공동의 가치를 증진하는 데 초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도 그는 중국을 견제할 때 주로 쓰는 표현인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거론하고, "대만에 대한 미국의 연대는 2300만 명의 (대만) 국민에게 뿐만이 아니라 중국의 위협과 억압을 받는 수백만의 다른 이들에게도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라고 자평했다.

이와 관련, 기고문에는 톈안먼 사태와 홍콩 및 티베트, 위구르족 탄압 등도 거론됐다. 펠로시 의장은 특히 "시진핑 주석이 권력 장악을 강화하면서 중국의 최악의 인권 기록과 법치주의 무시는 계속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아울러 "우리는 독재와 민주주의 사이에서 세계가 선택에 직면한 시기에 이번 순방을 시작했다"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도 함께 거론했다. 이와 함께 "미국과 우리 동맹은 우리가 결코 독재에 굴복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라고도 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런 취지로 "대만을 방문함으로써 우리는 민주주의에 대한 우리의 약속을 기린다. 대만의 자유와 모든 민주주의가 존중돼야 한다는 사실을 재확인한다"라는 말로 기고를 끝맺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기고문 공개와 동시에 낸 홈페이지 성명에서도 "우리 의회 대표단의 대만 방문은 대만의 활발한 민주주의를 지지한다는 미국의 흔들리지 않는 약속을 기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성명에서도 "대만의 2300만 국민에 대한 미국의 연대는 세계가 독재와 민주주의 사이에서 선택에 직면한 상황에서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라며 "미국은 현상을 일방적으로 바꾸려는 노력에 반대한다"라고 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밤 타이페이 시내 호텔에 여장을 풀고 1박한 뒤 3일 오전 8시50분 입법원을 찾아 유시쿤(游錫堃) 입법원장, 대만 여야 지도부와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펠로시 하원의장은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을 예방하며, 대만 측과 인도 태평양의 안전보장, 경제 동반자 관계, 민주통치 등에 의논하고 대만 민주체제에 대한 지지 입장을 전달한다고 전해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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