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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물가 30년 만에 최대…갈비탕 13%↑·치킨 11% '고공행진'

등록 2022.09.03 11:00:00수정 2022.09.03 11: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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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외식물가 8.8%↑…1992년 10월 이후 최대

전월比 21개월 연속 오름세…39개 전품목 올라

갈비탕 13%↑…30년 8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

김밥 12.2%·햄버거 11.6%·삼겹살 11.2% 상승

전문가 "임금인상·원자재 가격 상승 등 요인"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 가격 인상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2.08.02.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 가격 인상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2.08.02.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7개월 만에 꺾인 가운데 외식 물가는 오히려 '고공행진'하고 있다. 고물가에 따른 고용원의 임금 인상이 외식 서비스 물가에 영향을 미친 데다가 여름철 휴가 수요까지 맞물리면서 오름폭이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보다 5.7% 상승하며 지난 5월 이후 3개월 만에 5%대로 주저앉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월보다 낮아진 것도 지난 1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5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보이던 소비자물가는 3월(4.1%)과 4월(4.8%) 4%대에 이어 5월(5.4%)에는 5%대로 올라섰다. 지난 6월(6.0%)과 7월(6.3%)에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1월(6.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기도 했다.

무섭게 치솟던 물가는 지난달 올해 들어 처음 주춤하며 가격 상승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하지만 외식 물가는 지난달 8.8% 오르며 소비자물가 상승 폭을 넘어섰다. 이는 1992년 10월(8.8%) 이후 29년 10개월 만에 가장 크게 상승한 수준이다. 외식 물가 상승으로 직장인 등의 밥값 부담은 오히려 커졌다는 이야기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 가격 인상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2.08.02.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 가격 인상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2.08.02. [email protected]



외식 물가는 지난 2020년 11월(1.0%) 이후 21개월 연속 상승 폭을 키웠다. 2019년 2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0~2%대에 머물던 외식 물가는 작년 8월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올해 1월에는 5%대를 보이더니 2~4월 6%대, 5월에는 7.4% 상승에 이어 6월(8.0%), 7월(8.4%), 8월(8.8%)에는 3개월 연속 8%대까지 껑충 뛰었다.

품목별로 보면 39개 품목 모두 전년보다 물가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상승세가 가장 컸던 품목은 갈비탕으로 전년보다 13.0% 올랐다. 1991년 12월(14.2%) 이후 30년 8개월 만에 최대 오름폭이다.

자장면은 1년 전보다 12.3% 올랐으며 김밥(12.2%), 해장국(12.1%), 햄버거(11.6%), 치킨(11.4%), 삼겹살(11.2%), 칼국수(11.2%), 라면(11.2%), 떡볶이(10.7%), 짬뽕(10.6%), 도시락(10.4%), 돼지갈비(10.3%), 피자(10.1%) 등도 10%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생선회(9.8%), 돈가스(9.8%), 볶음밥(9.7%), 설렁탕(9.6%), 된장찌개 백반(9.1%), 삼계탕(9.1%), 김치찌개 백반(8.9%), 소고기(8.9%) 등도 외식 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냉면(8.8%), 쌀국수(8.7%), 탕수육(8.3%), 비빔밥(8.2%), 오리고기(8.1%), 스파게티(7.9%), 맥주(7.9%), 스테이크(7.3%), 소주(7.2%), 불고기(7.1%), 생선 초밥(5.8%), 막걸리(5.7%), 커피(5.3%) 등도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심지어 구내 식당비마저 4.5%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을 봐도 외식 물가 오름폭은 두드러졌다. 7월 기준 서울의 자장면 평균 가격은 6300원으로 1년 전(5462원)보다 15.3% 올랐다. 1년 전 9577원이었던 서울의 냉면(1만423원)은 이제 1만원 이상을 지불해야만 맛볼 수 있다.

외식물가 상승이 지속되는 이유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원재료 가격 인상, 고물가에 따른 임금 상승 등이 거론된다. 여기에 여름 휴가철 수요 증가도 물가 상승을 부추겼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기 회복 등에 따른) 일손 부족이 임금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외식 서비스 물가가 자극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원 등의 임금 상승 비용이 외식 물가 오름세에 영향을 미쳤을 거라는 설명이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밀가루를 비롯해 곡물 가격이 다 오르고 있다"면서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외식 물가 오름세가 생각보다 오래 지속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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