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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을 뛰어넘은 두 의사 이야기

등록 2024.05.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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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야기는 진료실에서 끝나지 않는다 (사진=바다출판사 제공) 2024.05.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야기는 진료실에서 끝나지 않는다 (사진=바다출판사 제공) 2024.05.0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반세기가 지난 오늘날의 의사와 환자의 삶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영국 다큐멘터리 감독 폴리 몰랜드는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엄마의 집을 정리하다 책장 뒤켠에서 1967년에 발행된 책 '행운아'를 발견한다. 영국 작가 존 버거가 사진작가 장 모르와 함께 당시 영국의 한 시골 마을 의사와 환자의 삶을 따라간 6주간을 담은 책이다. 감독은 이 책을 보다가 그 배경이 자신이 사는 마을임을 알게 되고 50년 시간이 지난 현재 같은 마을에서 환자를 돌보는 의사를 떠올리며 이같은 의문을 품는다.

책 '이야기는 진료실에서 끝나지 않는다'(바다출판사)는 1960년대 의사와 현재의 의사를 다룬다.

책 '행운아' 속 의사 존 사샬은 환자 치료에 몰두한 의사였다. 도로 위에서 절단 수술을 하거나 부엌에서 맹장 수술을 하고 이웃의 아기를 직접 받기도 했다. 입이 거칠고 화를 잘 내는 사람이어서 그를 괴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래도 모두가 그를 좋아하고 존경했다. 환자가 원하면, 그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언제, 어디든 달려갔기 때문이다.

50년이 넘은 2020년대를 살고 있는 현재의 의사는 곧잘 선을 넘는다. 심장 마비 초기 증상을 가볍게 넘기려는 환자를 큰 병원으로 보내 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설득하려고 환자가 돌아올 때까지 집 앞에서 기다린다. 환자 집으로 왕진하러 가는 날에 눈이 많이 와서 차가 들어가지 못하면 차를 길가에 세워두고, 걸어서 그 집 담벼락을 넘기도 한다.

두 사람의 모습에서 50년이라는 세월의 흔적은 잘 느껴지지 않는다. 현재의 의사는 존 사샬처럼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는 것 뿐만 아니라 어떻게 그 인생이 더 나아질 수 있는지 인생 전체를 고민한다. 이처럼 반세기가 지나도 변하지 않는 이야기가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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