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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자식 노릇해 마음 가벼워"…영락공원에 추모객 발길

등록 2022.09.09 14: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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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례실 폐쇄에 "음식 싸왔는데 어쩌나" 아쉬움

거리두기 해제로 추모관 3년 만에 개방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추석을 하루 앞둔 9일 오전 광주 북구 영락공원 추모관에 참배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2022.09.09. hyein0342@newsis.com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추석을 하루 앞둔 9일 오전 광주 북구 영락공원 추모관에 참배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2022.09.09.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김혜인 기자 = "코로나19로 통 명절에 못 찾아뵀는데…간만에 자식 노릇 해 마음이 한결 가볍습니다."

추석을 하루 앞둔 9일 오전 광주 북구 효령동 영락공원 제2추모관에 가족 단위의 추모객 발길이 이어졌다.

코로나19로 명절에 폐쇄됐던 추모관이 3년 만에 개방되면서다.

봉안함 앞에 선 추모객들은 명패에 붙은 가족의 사진을 어루만졌다. 사진을 보며 밝은 목소리로 근황을 이야기하다 이내 눈시울을 붉혔다.

동생과 봉안당을 찾은 한 남성은 아버지의 명패 앞에 빨간 꽃을 정성스럽게 달았다.

봉안함 앞에서 기도하거나 추모 예배를 하는 가족도 눈에 띄었다. "어머니와 아버지 모두 금슬이 참 좋았지"라며 가족들과 생전 모습을 회상하기도 했다.
 
한 어머니는 어린 자녀에게 할아버지의 이름 석 자를 또박또박 읽어줬다. 그러면서 "할아버지가 까까 사준거 기억나지요?"라고 했다.

박모(44)씨는 "그동안 추모관이 문을 닫아 명절 전후 주말을 이용해 아버지를 찾았다"며 "이번 명절은 당일 제대로 찾아뵙게 돼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고 밝혔다. 

서모(6)양은 "할아버지를 오랜만에 만나서 기분이 좋아요. 보고싶어요"라고 반가움과 그리움을 드러냈다.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추석을 하루 앞둔 9일 오전 광주 북구 영락공원에서 제례실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폐쇄된 상태다.2022.09.09. hyein0342@newsis.com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추석을 하루 앞둔 9일 오전 광주 북구 영락공원에서 제례실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폐쇄된 상태다.2022.09.09. [email protected]


다만 제사상을 차릴 수 있는 제례실은 밀집을 최소화하기 위해 폐쇄됐다.

양손 무겁게 나물·전·고기를 보따리 채 싸 온 가족들은 "아이고, 이만큼이나 싸 왔는데"라며 아쉬워 했다. 

조모(52)씨는 "가족들과 둘러앉아 고인 이야기도 하며 도란도란 시간을 보내려고 했는데, 아쉽다"며 "거리두기도 풀렸으니 자유롭게 명절 분위기를 낼 수 있도록 제례실을 개방했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영락공원 관계자는 "마스크를 벗고 음식을 먹을 경우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이 높아 폐쇄했다"며 "제례시설에 들어가거나, 봉안당 앞에 음식을 차려 놓는 행위를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영락공원은 지난 2020년부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추석과 설에 추모관을 폐쇄해왔다.

영락공원 추석 성묘객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엔 31만 7668명을 기록했다. 추모관 폐쇄 이후인 지난 2020년 7만5285명, 2021년 8만8607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추석은 14만 6000명이 찾을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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