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사장 "30조 적자, 연료비 상승 탓…전력도매가 상한제 필요"(종합)
정승일 한전 사장, 산자중기위 국정감사서 밝혀
"전력도매가격 오늘 1㎾h당 270원…사상 최고"
"SMP 상한제 도입, 소비자 부담 완화 위해 필요"
"수익 높은 핵심 해외사업 매각 바람직하지 않아"
"한전공대 퍼주기?…기술·인력 투자 감소 안 돼"
"고양시 사건 유감…산업재해 근절 위해서 노력"
[나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린 11일 오전 전남 나주시 한국전력공사 본사에서 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2.10.11. [email protected]
정 사장은 11일 전남 나주시 한전 본사에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전력도매가격(SMP·계통한계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킬로와트시·㎾h 당) 약 270원으로 (전년보다) 통상 4배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기요금 조정이 제때 연료비와 연동됐다면 한전의 적자가 줄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이 전력을 사는 가격인 SMP가 액화천연가스(LNG) 등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의 영향으로 지난해에 비해 크게 올랐지만,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가격은 연료비가 반영되지 못하면서 손해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한국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육지 가중평균 SMP는 ㎾h당 269.98원, 육지제주 통합 가중평균 SMP는 ㎾h당 269.99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70~80원대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반면 지난달 ㎾h당 125원이었던 주택용 전기요금은 4분기 요금 인상으로 이달 1일부터 130원대로 올랐지만, 300원에 육박하는 SMP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또 정 사장은 한전의 대규모 적자 원인에 대한 물음에 "작년 6월 취임했는데 취임 당시에 미리 알았으면 조치를 취했을 것"이라며 "작년에도 이 정도 상황이 발생할지 몰랐다"고 답하기도 했다.
아울러 "코로나19도 예상 못했고, 코로나19에 물가가 치솟을 것이라고도 예상 못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예상 못했다"면서, 경영상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나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린 11일 오전 전남 나주시 한국전력공사 본사에서 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의원 좌석을 바라보고 있다. 2022.10.11. [email protected]
한전의 대규모 적자 위기를 막기 위해 검토 중인 SMP 상한제는 연료비 급등으로 전력시장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높을 경우 한시적으로 평시 가격을 적용하는 제도다. SMP에 상한을 두면 발전사에 주는 돈이 줄어드는 만큼 한전 적자는 줄지만 발전사가 손실을 보는 구조다.
산업부와 한전은 예기치 못한 국제 연료비 급등 상황에서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제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민간 발전사와 신재생에너지 사업자, 열병합발전 사업자 등은 헌법상 재산권 침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 사장은 "(SMP 상한제와 관련해) 신재생에너지나 열병합 발전 등 몇몇 사업자들의 일부 불안 섞인 걱정이 있다. 그 부분은 정부에서 관계부처 등과 협의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지속적으로 설명하고 설득하겠다"고 했다.
정 사장은 "최근 글로벌 에너지 산업은 오일쇼크에 비견될 정도의 큰 위기에 직면해 있다"면서 "고강도 재무개선과 경영 전반의 대대적인 혁신을 추진 중에 있다"고도 밝혔다.
특히 해외자산 매각과 관련해 "아무리 재무적으로 어렵다고 하더라도, 핵심 역량과 깊이 관련 있고 수익성 높고 보유하는 게 바람직한 사업을 매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전은 올해 상반기 적자만 14조3000억원이 넘는 등 대규모 적자 위기에 빠지면서 필리핀 SPC합자회사와 세부 석탄화력 지분 매매 계약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나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린 11일 오전 전남 나주시 한국전력공사 본사에서 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의원 좌석을 바라보고 있다. 2022.10.11. [email protected]
그러면서 "석탄발전은 신규로 안 짓고, 이미 있던 것도 2030년까지 철수해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는 과정"이라며 "알짜 사업 헐값 매각은 없도록 하겠다"고 거듭 언급했다.
정 사장은 한전이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한전공대)에 재정을 퍼준다는 지적에는 "(재정을) 줄이면 안 된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반도체 인력 양성이 중요하다 해서 양성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세우는데, 반도체 못지않게 인력이 필요한 분야가 에너지"라고 강조했다.
이어 "어려운 시기에 줄이지 말아야 할 것은 미래에 대비한 기술 투자, 미래에 대비한 인력 투자"라며 "국가도 그렇고 공기업도 이런 분야에 대한 투자는 이어가야 위기가 지난 다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정 사장은 한전이 발주사인 경기 고양시 공사 현장 사고로 부상한 작업자가 치료를 받다가 사망한 건에 대해 "대단히 안타깝고 유감"이라며 "도급자 지위에 상관없이 산업 재해 근절을 위해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대재해를 완전히 근절하지는 못했지만 산업재해 빈도가 다소 줄고 있는데 현장에서 완전히 정착되고, 안전 경영 자체가 확립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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