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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늘고 돈 줄 막히고…피 마르는 중소 건설업계

등록 2022.10.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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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주택 드는데 자금줄까지 막혀"

우석건설 1차 부도에 커지는 도산 우려

주택건설협회, 국토부에 건의사항 전달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뉴시스 자료사진.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뉴시스 자료사진.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정부가 지난 23일 '50조원+α' 대책을 내놨지만 중소 건설사들은 큰 혜택을 보기 어려워서 별다른 감흥이 없어요. 좀 더 선제적인 대응이 절실합니다."

중소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채권 시장 경색을 풀기 위해 발표한 '50조원+α' 지원책에 대해 27일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금은 진행 중인 사업이라도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부동산 시장이 워낙 어려워 당분간 신규 사업은 추진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에 따른 주택시장 침체에 더해 기업들의 자금줄이 막히는 이른바 '돈맥경화'까지 겹치면서 중소 건설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중소 건설업계는 미분양 주택이 증가하고,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정부가 미분양 주택 해소와 유동성 확보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앞으로 미분양 주택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면 도산하는 건설사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올해 시공능력평가 202위(충남지역 6위) 건설업체인 우석건설이 지난달 말 납부기한이 도래한 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1차 부도처리 되면서 이 같은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우석건설은 지난해 매출액이 1200억원 규모로 최근 주택 사업을 중심으로 급성장했지만 원자재 가격 인상 등으로 재무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

실제 올해 들어 도산한 건설사도 8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8개 건설사가 도산했다.

지난해에는 총 12개사가 도산했는데 올해는 7월 기준으로 이미 8개사가 도산한 만큼 연말까지 도산하는 기업이 더 늘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이 중소 건설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은 금리 인상으로 인한 주택시장 침체로 미분양 주택이 늘고, 채권시장이 불안해지면서 대출을 받기가 어려워져 자금줄까지 막혔기 때문이다.

미분양 늘고 돈 줄 막히고…피 마르는 중소 건설업계

국토부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12월 1만7710가구에서 올해 8월 3만2722가구로 84.8% 급증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1509가구에서 5012가구로 두 배 이상 증가했고, 지방은 1만6201가구에서 2만6755가구로 65.14% 늘었다.

특히 집을 다 짓고도 주인을 찾지 못한 '준공 후 미분양'은 수도권에서 같은 기간 601가구에서 1042가구로 늘어났다.

최근에는 자금조달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이달 자금조달지수는 전월대비 12.5%포인트(p) 하락한 40.2를 기록했다. 자금조달지수는 지난 8월 66.6, 9월 52.7, 10월 40.2 등으로 두 달 연속 하락세다.

상황이 점차 악화되면서 중견·중소 건설사들로 구성된 대한주택건설협회(협회)는 최근 국토교통부에 '주택경기 침체 해소 방안'을 건의했다.

협회는 우선 미분양 주택에 대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환매조건부 매입을 시행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매입임대주택 사업시 미분양 주택을 가장 우선적으로 매입해줄 것을 요구했다.

또 미분양 주택을 담보로 한 건설운영자금 대출과 입주예정자에 대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완화 등도 요구했다.

협회 관계자는 "분양을 앞두고 있는 건설사들은 더 이상 PF(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기간 연장 등이 어려워 할인 분양에라도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며 "기존 사업이 안정적으로 마무리 돼야 신규 사업도 추진할 수 있는 만큼 정부에 이러한 부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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