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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병동’ 프랑스 ‘디펜딩 챔피언 징크스’ 깰까

등록 2022.11.21 15:4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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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한일월드컵서 프랑스 0골 수모…조별리그 탈락

독일·이탈리아·스페일 모두 월드컵 우승 후 다음 대회서 조기 귀국

브라질, 준준결승 진출이 ‘디펜딩 챔피언 징크스’ 깬 최대 성과

프랑스, 오는 23일 호주 상대로 징크스 깨기 나서

[카타르=도하/뉴시스] 프랑스 대표팀이 카타르 도하에서 단체 훈련을 하고 있다. 2022.11.21

[카타르=도하/뉴시스] 프랑스 대표팀이 카타르 도하에서 단체 훈련을 하고 있다. 2022.11.21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가 조별리그를 시작하기도 전에 부상에 시달리면서 ‘디펜딩 챔피언 징크스’가 거론되고 있다.

이미 폴 포그바(유벤투스)와 은골로 캉테(첼시)가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빠진 데 이어 카림 벤제마(레알 마드리드)도 왼쪽 허벅지를 다치면서 월드컵 출전을 포기한 탓이다. 이들 모두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우승을 이끌었던 핵심 선수들이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월드컵 우승국이 다음 대회에서 고전한다는 징크스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축구 팬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디펜딩 챔피언 징크스’는 더욱 뚜렷해지고 있어, 일부에서는 프랑스의 고전을 일부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실제로 2002년 프랑스를 시작으로 직전 대회 우승국 5개국 가운데 4개국이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다.

1998년 우승국 프랑스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징크스를 넘어서지 못했다. 당시 세계적인 미드필더 지네딘 지단 등 전 대회 우승 멤버가 거의 그대로 참가한 프랑스는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개막전은 예상과 전혀 다른 결과를 낳았다. 개막 직전 한국과 평가전에서 다친 지단의 공백이 컸다.

당시 프랑스 감독은 노장 유리 조르카에프를 지단 대체 선수로 투입했으나, 중원의 사령관이라는 별명을 지닌 지단을 대신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되레 ‘연쇄 살인마’로 불리던 세네갈 공격수 엘 하지 디우프에게 결승 골을 허용해 패하고 말았다. 이후 프랑스는 우루과이, 덴마크와의 나머지 경기에서도 한 골도 넣지 못했다. 결국 프랑스는 예상보다 일찍 집으로 돌아갔다.

[살바도르=뉴시스/AP]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직전 대회 우승국 스페일을 상대로 골을 기록한 네덜란드 선수가 기뻐하고 있는 모습. 2014.06.14

[살바도르=뉴시스/AP]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직전 대회 우승국 스페일을 상대로 골을 기록한 네덜란드 선수가 기뻐하고 있는 모습. 2014.06.14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선 직전 대회 우승국인 브라질이 8강까지 진출했다. 하지만 지난 대회 조기 탈락으로 벼르고 나온 프랑스의 벽을 넘지 못했다. 브라질은 라이온킹 티에리 앙리의 한 방에 무너졌다. 당시 지단은 앙리의 골을 함께 만들어 내며 2002년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다음 대회에 이탈리아가 겪은 징크스에 비하면 브라질의 성과를 나은 편이었다. 이탈리아는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지만 4년 뒤인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쓴맛을 봤다.

당시 이탈리아는 객관적 전력에서 약세인 파라과이, 슬로바키아, 뉴질랜드와 같은 족에 속했지만 1승도 거두지 못했다. 되레 2무 1패로 조 최하위라는 성적을 기록했다. 이탈리아는 월드컵 참가 이래 조별 탈락이라는 수모를 맛봐야 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서 우승을 차지한 스페인은 4년 전 이탈리아와 같은 아픔을 겪었다. 스페인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또 다른 유럽의 강화 네덜란드에 5골을 내줬다. 겨우 사비 알론소가 패널티킥으로 1골을 넣어 영패를 면했다. 이어 남미의 칠레에 패하면서 조기 탈락이 확정됐다. 이후 마지막 경기였던 호주전에서 3골을 몰아치며 체면치레에 만족해야 했다.

[카잔=뉴시스/AP] 2018년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경기에서 독일에 승리한 주세종 선수가 환호하고 있다. 2018.06.27

[카잔=뉴시스/AP] 2018년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경기에서 독일에 승리한 주세종 선수가 환호하고 있다. 2018.06.27



2018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승한 독일도 디펜딩 챔피언 징크스를 피해 가지 못했다. 앞서 멕시코와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1승 1패를 기록했던 독일은 16강 진출을 위해서는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당시 독일이 만난 상대는 2패로 궁지에 몰린 한국이었다.

1승 상대로 봤던 스웨덴과 멕시코에 모두 패한 한국은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만약 멕시코가 스웨덴을 잡아주고 한국이 독일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다면 16강 진출도 가능한 상황이었다.

이에 한국은 초반부터 독일을 거세게 몰아 붙였다. 승리가 절박했던 두 팀은 전후반을 동안 팽팽한 경기력을 보였고, 결국 승부는 연장전으로 넘어갔다. 연장전에서 터진 김영권과 손흥민의 연속골로 한국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독일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독일은 월드컵 본선 참가국이 32개국으로 늘어난 이후 처음으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프랑스는 이번 월드컵에서 징크스깨기에 나선다. 조별 리그 상대도 덴마크, 호주, 튀지니 등으로 크게 부담없는 팀들이다. 유로 2020에서 4위를 기록한 덴마크를 제외하면 어려운 경기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주전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은 ‘디펜딩 챔피언 징크스’를 떠올리게 하는 요인이다. 이는 지난 2002년 조별리그 탈락과 상당 부분 겹치는 부분이 많다. 당시 팀 전술의 중심이었던 지단의 부상으로 프랑스는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다.

2002년 세네갈 전에서 패배로 디펜딩 챔피언 징크스를 알린 프랑스가 안심할 수 없는 이유다.  프랑스는 오는 23일 호주와 첫 조별리그 경기를 치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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