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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AI반도체 '챗GPT'가 물꼬 틔우나…민·관 모두 "新수요 잡아라"

등록 2023.02.14 06:30:00수정 2023.02.14 06:3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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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 만에 1억명 쓴 '챗GPT'…한국 AI반도체 R&D·상업화 불 붙일 듯

정부, 국산 AI 반도체 고도화에 2030년까지 1조 투자…민관 연합도 지속

삼성부터 네·카, 이통사까지…독자 AI 반도체 개발, 산업 격변기 틈새 공략

인공지능(AI) 반도체 이미지. (사진=정보통신기획평가원) *재판매 및 DB 금지

인공지능(AI) 반도체 이미지. (사진=정보통신기획평가원)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현성 심지혜 윤정민 기자 = 국내 AI(인공지능) 반도체 팹리스 기업 리벨리온이 13일 데이터센터향 시스템온칩(SoC) '아톰(ATOM)'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고 있다. 아톰이 최근 ICT(정보통신기술) 업계의 화두인 AI 챗봇 '챗GPT(ChatGPT)'의 원천 기술과 같은 '트랜스포머' 계열의 자연어 처리 기술을 지원하기 때문. 챗GPT의 등장으로 전세계 AI 산업의 대격변이 예고된 가운데 이처럼 국내에서도 새로운 수요 공략을 위한 잰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챗GPT는 미국의 AI 연구소 오픈AI에 의해 공개된 지 2개월 만인 지난 1월 활성 사용자 수가 1억명을 넘어섰을 정도로 엄청난 관심을 받고 있다. 이렇게 깜짝 등장한 챗GPT가 우리나라 AI 산업의 열기까지 끌어올리는 양상이다. 지난 수년간 우리 정부와 기업들도 'AI 반도체 선도국가' 등을 기치로 내걸고 기반 인프라를 서서히 다져왔지만 챗GPT의 등장과 함께 이같은 움직임이 보다 가속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삼성-네이버 연합부터 IDC 증설까지…민간 기업도 'AI 서비스' 수요 집중

당장 국내 산업계부터 챗GPT의 등장 이후 보다 발빠른 변화를 예고한 상황이다. 국내 반도체 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플랫폼·초거대 AI 부문의 강자인 네이버의 연합이 이같은 변화에 가속도를 붙일 것으로 기대된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들 양사는 지난해 연말부터 MOU(업무협약) 체결 등 협력을 본격화하며 AI 반도체 솔루션 개발에 착수했다. 삼성전자가 하드웨어 부문을 맡고, 네이버는 그간의 초거대 AI 운용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로운 반도체 솔루션 개발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가 올 상반기 AI 한국판 챗GPT인 '서치GPT'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힌 만큼 독자 AI 반도체 솔루션 개발도 이에 발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개발한 AI 반도체를 실제로 활용하기 위한 인프라인 IDC 구축도 함께 이뤄질 예정이다. 네이버는 춘천 IDC '각'의 6배 규모에 달하는 세종 IDC를 준공하고 초거대 AI용 인프라로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카카오의 경우 아직 네이버처럼 독자적인 AI 반도체 개발을 공식 발표하진 않았으나, 마찬가지로 자사의 첫 자체 IDC인 안산 IDC를 연내 준공해 AI 연산 등에 활용할 전망이다. 카카오는 카카오 브레인을 중심으로 지난해 한국어 특화 AI 언어모델 'Ko GPT'를 선보인 데 이어 올해엔 대화형 AI를 선보일 계획이다.
[뉴욕=AP/뉴시스] 한 사용자 스마트폰에 챗GPT가 실행된 모습. 2023.01.05.

[뉴욕=AP/뉴시스] 한 사용자 스마트폰에 챗GPT가 실행된 모습. 2023.01.05.


이통사도 뛰어드는 AI 반도체…"챗GPT로 시작된 초거대 AI 시대, AI 반도체가 핵심 역할 할 것"

국내 이동통신사들도 AI 반도체 산업 발전의 다크호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의 경우 이통사 최초로 AI 반도체 시장 진출을 선언한 이후 계열사인 '사피온'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사피온은 올해 'X300' 시리즈를 출시한다. 특히 서버용 반도체인 'X330'은 기존의 X220보다 추론 성능이 4배 이상 향상될 전망이다. 사피온은 X330이 추론 성능 강화를 통해 챗GPT와 같은 자연어 처리 모델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X330의 뒤를 이어 AI 추론 및 학습 성능이 더 강화될 'X430'도 사피온과 SK하이닉스의 협력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KT는 수백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며 동맹을 맺고 있는 AI 반도체 팹리스 스타트업들과 발을 맞추고 있다. KT로부터 300억원의 투자를 받은 '리벨리온'의 경우 데이터센터향 시스템온칩(SoC) '아톰(ATOM)'을 출시했다.

아톰은 현재 글로벌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GPU와 비교했을 때 전력 소모량이 6분의 1 수준에 그치는 등 뛰어난 효율성을 보이고 있다. KT는 아톰을 자사의 초거대 AI 서비스 '믿음'에 탑재하기로 했다. 아톰을 기반으로 AI 인프라·서비스 등 AI 관련 생태계를 구축하고, 향후에도 KT의 IDC에 자체 개발 AI 반도체를 선제 적용하는 등 '버티컬 풀스택' 협업 체계도 구축해나갈 방침이다.
[서울=뉴시스]국내 AI 반도체 팹리스 스타트업 리벨리온이 13일 출시한 데이터센터향 AI 반도체 '아톰(ATOM)'. (사진=리벨리온 제공)

[서울=뉴시스]국내 AI 반도체 팹리스 스타트업 리벨리온이 13일 출시한 데이터센터향 AI 반도체 '아톰(ATOM)'. (사진=리벨리온 제공)


사피온 관계자는 "AI 반도체는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빠르고 전력 소모도 적어 향후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큰 분야"라며 "챗GPT 등으로 본격 시작된 향후 초거대 AI 시대에는 연산을 더 빠르게 처리하는 AI 반도체가 핵심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산 AI 반도체 고도화에 1조원 붓는 정부…반도체 기술 전환기 '틈새' 노린다

정부도 민간 기업들과 발을 맞추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20년 향후 10년 내 AI 반도체 선도국가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최근에도 'K-클라우드 프로젝트' 등을 기반으로 국내 AI 반도체 고도화에 힘을 쏟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산 AI 반도체 생태계 조성을 위해 관련 연구개발(R&D)에 2030년까지 8262억원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데이터센터(IDC)를 활용한 국산 AI 반도체 실증, AI 반도체 대학원 등을 통한 인재 양성 비용까지 포괄하면 2030년까지 최소 1조원 이상의 투자가 예고돼있다.

당초 국내 기업은 AI 반도체를 비롯한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에 뒤처져 있다는 평을 받아왔는데, 초거대 AI 등의 등장으로 핵심 기술의 대전환 시기가 다가오자 이를 틈타 차세대 AI 반도체에서 주도권을 잡는다는 목표다.

최근 들어 챗GPT와 같이 초거대 AI 기반의 모델들이 등장하고 AI 반도체가 IDC의 핵심 요소로 자리잡으면서 데이터 전송량이 급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전송속도가 더 빠르면서 전력을 더 적게 소모하는 차세대 기술이 반드시 필요해졌다.

이 과정에서 등장한 새로운 기술이 바로 NPU(신경망처리장치)와 PIM(Processing in Memory) 반도체인데, 정부가 노리는 것도 이 부분이다. NPU-PIM-NVM(비휘발성 메모리) PIM의 3단계를 거쳐 국산 AI 반도체를 고도화한다는 것이다.

이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 ▲사피온코리아, 퓨리오사AI, 리벨리온 등 AI 반도체 기업 ▲NHN클라우드, KT클라우드, 네이버클라우드 등 클라우드 기업을 비롯해 약 40여개 기관이 정부와 함께 연합체를 꾸리고 국산 AI 반도체 산업 강화를 위해 힘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뉴시스] SK그룹이 자체 개발한 '사피온'으로 AI반도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사진=SKT 뉴스룸) 2022.7.7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SK그룹이 자체 개발한 '사피온'으로 AI반도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사진=SKT 뉴스룸) 2022.7.7 *재판매 및 DB 금지


이처럼 정부와 기업을 막론하고 AI 반도체에 힘을 쏟는 것은 AI 반도체 시장 규모가 2030년 1179억 달러(약 150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급격한 성장이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기대에 지금까지도 꾸준한 개발·투자가 이어졌지만 챗GPT가 이같은 움직임을 격화시키는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챗GPT의 등장 이후 NPU를 비롯한 국산 AI 반도체의 후속 버전 공개가 점점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초거대 AI 모델을 감당할 수 있는 제품에 대한 시장 수요가 엄청나게 쏟아지고 있는 만큼 GPU를 이어갈 차세대 AI 반도체의 개발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지난해 말부터 국산 AI 반도체 고도화로 키를 잡았는데 그 방향이 맞았다고 생각된다. 이렇게 사업을 시작한 상황에서 챗GPT라는 강력한 기폭제가 터진 만큼 향후 국내 클라우드 기업과 AI 반도체 기업들도 보다 좋은 레퍼런스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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