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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무더기 이탈표에 '이재명 사퇴론' 탄력 붙나

등록 2023.02.27 18:5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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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동의안 부결됐으나 당내 이탈표 다수 나와

당 내 분위기 '술렁'…"이탈표 상당해 여러 고민"

비명계 '부결 후 사퇴' 주장…리더십 타격 예상도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3회국회(임시회) 제8차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에 대한 투표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2023.02.27.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3회국회(임시회) 제8차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에 대한 투표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2023.02.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신재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이 27일 부결됐다. 민주당이 '압도적 부결'을 자신했던 것과는 달리 당에서 이탈표가 30여표가 나와 의원들은 당혹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비명계(비이재명계) 의원들 사이에서 이 대표의 대표직 사퇴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국회가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대한 무기명 투표를 실시한 결과, 재석 297명 중 찬성 139명·반대 138명·기권 9명·무효 11명으로 부결됐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무효표 논란이 불거진 2표는 각각 반대 1표와 무효 1표로 분류했다.

전체 의석 299석 중 169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은 단독 부결이 가능했다.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압도적 부결'을 자신한 바 있다.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이 대표 체포 동의안과 관련해 "민주당은 압도적으로 부결시킬 것"이라며 "검사독재 정권의 야만에 단호히 맞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예상과 달리 이 대표의 체포에 반대하는 표는 138표에 그쳤다. 가결·무효 등 체포동의안 부결 입장에서 벗어난 내부 이탈표가 최대 38표가량 나온 것으로 추산되면서 민주당 의원들은 당혹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가운데 27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2023.02.27.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가운데 27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2023.02.27. [email protected]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본회의 표결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탈표가 상당해 여러 고민이 드는 결과"라고 밝혔다. 같은 당의 문정복 의원도 페이스북에 "진보는 분열해서 망한다"며 답답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 대표 본인은 따로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표결 결과가 나온 직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굳은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민주당이 그간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윤석열 정부의 정치탄압으로 규정하면서 당 차원의 '단일대오' 대응을 강조했지만 이번 표결 결과를 두고 표심에서 엇갈린 민심이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3선 의원은 "당직을 맡고 있는 사람들이 상황을 너무 '나이브'하게 봤다"며 "부결, 무효표 숫자를 보면 이렇게 분산된 건 특정 세력이 조직적으로 역할 분담을 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3회국회(임시회) 제8차 본회의에서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에 대해 투표 후 기표함으로 향하고 있다. 왼쪽은 한동훈 법무부장관. 2023.02.27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3회국회(임시회) 제8차 본회의에서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에 대해 투표 후 기표함으로 향하고 있다. 왼쪽은 한동훈 법무부장관. 2023.02.27 [email protected]



민주당의 '분열 조짐'을 계기로 이 대표의 사퇴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일부 비명계 의원들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당이 총력을 쏟는 것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체포동의안 부결 이후 당 대표직 사퇴 등 이 대표의 결단을 요구해왔다. 당의 위기를 인식한 의원들 사이에서 이 대표 사퇴론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설훈 민주당 의원은 최근 의원총회에서 "이번에 당에서 압도적으로 부결시켜주면 이후에 이 대표가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취지로 발언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체포동의안 부결 이후 이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최근 라디오에서 "이번엔 부결을 시키되 대표가 모종의 결단을 해야 되는 게 아니냐는 것"이라며 대표직 사퇴를 거론했다.

일각에선 이탈표가 일부 나오긴 했지만 반대표가 여전히 많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 대표를 중심으로 당이 거듭 뭉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이번 표결이) 이 대표의 리더십을 더 공고히 한다고 봐야 한다. 미래 준비를 위해서 다음을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계기가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수도권 지역의 한 초선 의원은 "(이 대표가) 민주당을 이끌어나가는 데 있어서 굉장히 많은 여러 선택지를 만들 것"이라며 "지금으로선 분위기가 어떻게 흐를지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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