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진공 사옥이전 논란…"낡아서 불가피" vs "지역경제 타격"
소진공, 대전시 중구에서 유성구로 이전 추진
대전시 "원도심 활성화 가치 버리는 일" 반발
소진공 "최소안전 보장 못해…환경개선 필요"
[서울=뉴시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건물 노후화로 안전을 보장받지 못한 환경에서 더 이상 업무를 수행할 수 없어 사옥이전이 불가피하다는 게 소진공 측 주장이다. 특히 퇴사율이 32%에 달하는 상황에서 '업무환경 개선'이 최우선 고려사항이었다는 설명이다.
반면 대전시는 '원도심 활성화 가치'를 버리는 일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소진공은 6월 중 유성구 지족동 KB국민은행 건물로 사옥을 이전할 예정이다. 소진공은 2014년 출범 때부터 중구 대림빌딩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31년 된 건물 노후화…천장 무너지고, 안전 위협" 주장
31년 된 건물의 노후화로, 천장 마감재 파손 및 추락, 누수, 잦은 승강기 고장이 발생했고, 이는 단순 불편을 넘어 직원 및 방문객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 소진공의 입장이다.
소진공은 높은 퇴사율 역시 근무환경과 처우 개선이 필요한 이유라고 봤다.
지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채용인원 대비 1년 미만 신규직원의 퇴사율은 32%로 집계됐으며, 소진공 측은 "높은 퇴사율과 업무만족도 저하 원인으로는 '열악한 사옥 환경'이 지적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소진공은 지난 2021년과 2022년에도 두 차례 사옥 이전을 추진해왔으나 무산됐다. 기관 측은 "당시에도 대전시와 중구청이 업무환경 개선을 위해 제시한 지원방안이나 인센티브는 부재했다"고 말했다.
업무환경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부분의 소진공 직원들도 '사옥 이전'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건물 이전에 대해 직원투표를 실시한 결과, 80% 이상이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 시 임차비용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소진공 등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사무실 연간 임차료는 171% 상승했다. 현재 임차료는 약 17억원 수준이며, 신사옥으로 이전할 시 이는 13억원으로 줄어든다.
기관 측은 향후 15년 간 약 100억원의 절약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대전=뉴시스] 조명휘 기자=김제선 대전 중구청장과 더불어민주당 박용갑(중구) 국회의원 당선인 등이 지난 22일 오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을 방문해 박성효 이사장에게 사옥이전을 반대하는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 중구청 제공) 2024.04.2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500명 빠지면 경제타격" vs "기우에 불과"
그러나 기관 측은 원도심 공동화의 일차적 책임이 대전시와 중구청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원도심 공동화는 둔산지구 신도시 조성, 중구소재 기관 이전 등 이전부터 진행됐으며, 대전시 중장기 전략에 따라 중앙·지방, 민·관, 지자체·지역상권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노력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또한 대전충청지역본부, 대전남부센터 등 소속기관들이 중구에 소재하고 있어 본사 이전으로 인한 원도심 공동화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고도 강조했다.
한 관계자는 "소진공이 아닌 대전시 산하 공공기관의 입주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며 "기관 하나 옮긴다고 상권이 무너질 정도면 (대전시가) 얼마나 신경을 쓰지 않은 것이냐"고 말했다.
한편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자와 김제선 중구청장 등은 지난 22일 사옥 이전과 관련해 소진공을 항의 방문했다. 그러나 소진공은 앞선 이유들을 바탕으로 이전을 철회할 의사는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진공, 대전시는 이른 시일 내에 소진공 사옥 이전과 관련해 논의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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