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모디, 무슬림들을 '몰래 숨어든 침입자'로 불러…인도 무슬림 2억명

등록 2024.04.23 18:57:12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19일 첫 투표 후 가진 유세에서

이전 정권 발언 왜곡선동

{AP/뉴시스] 모디 인도 총리가 총선 첫투표 직전인 14일 당 공약발표회에 참석해있다

{AP/뉴시스] 모디 인도 총리가 총선 첫투표 직전인 14일 당 공약발표회에 참석해있다

[뉴델리=AP/뉴시스] 김재영 기자 = 인도 제1야당은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총선 투표가 시작된 뒤 한 유세에서 무슬림을 '침입자'라고 부르는 등 증오 연설을 했다고 비난했다.

무슬림은 정당한 인도 국민이 아니라 파키스탄이나 방글라데시에서 몰래 숨어든 불법체류자이거나 내부 파괴 공작으로 보낸 스파이라고 암시했다는 것이다.

모디 총리는 21일(일) 서부 라자스탄 유세에서 야당 국민회의당이 집권했을 때에 "무슬림들에게 나라 자원을 맨 처음 차지하는 권리를 부여했다"면서 이 당이 다시 집권하면 "여러분의 재산을 모두 거둬가서 자식들이 (힌두보다 많은) 그들에게 나줘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군중들은 박수 갈채를 보냈다.

이에 모디는 "그들은 그것들을 우리 사이에 틈입해 숨어든 침입자들에게 나눠줄 것"이라면서 "여러분들이 어렵게 번 돈을 침입자들에게 주어야겠습니까?"고 말했다.

국민회의당의 대변인 아비스섹 마누 싱비는 총리의 언사가 "참말로 참말로 개탄스럽다"면서 당은 22일 선거위원회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2006년 국민회의당 맘모한 싱 총리가 억압받고 차별받은 저급 카스트, 여성, 토착종족 및 "특별히 무슬림"에게 발전의 과실을 공유하겠다는 의미로 한 "맨처음 차지할 권리"를 왜곡해서 상기시킨 것이다. 

모디의 발언은 반 무슬림 정서를 자극한다는 거센 비판을 받는 데 그치지 않고 후보자들이 종교적 긴장을 악화하는 어떤 행동도 해서는 안 된다는 선거 규정을 위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선거위 규정는 표를 얻기 위해 '카스트나 공동체 감정에 호소'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모디는 2014년 힌두 국수주의 바라티야 자나타당 승리로 정권을 잡은 뒤 인도의 전통인 다양성과 종교분리 세속주의를 위험에 빠트렸다는 비판을 계속 받아왔다. 모디의 BJP는 종교적 비관용을 선동하고 나아가 폭력까지 선동한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고 있다. 

인권 단체에 따르면 무슬림들은 힌두가 신성시하는 쇠고기를 먹고 소를 밀수한다는 의심을 받아 린치를 당했으며 무슬림 상점들은 보이콧을 당하고 그들의 가옥은 불도저가 밀어버렸다. 사원에 불이 붙이 났으며 노골적인 제노사이드 선동도 있었다. 

7차례 순차투표로 치러지는 총선의 첫 투표가 19일 실행되었다. 6월1일까지 실시되고 6월4일 일제히 개표되는 이번 총선에서 모디와 BJP는 낙승해 3번 째 연속 집권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모디는 일요일 유세 연설에서 무슬림들이 자녀를 훨씬 더 많이 낳아 힌두 인구를 따라잡을 것이라는 힌두 국수주의자들의 선동 문구를 그대로 채용했다.

힌두 교도들은 인도 14억 인구의 80%를 차지하고 무슬림들은 2억 명으로 14%를 점하고 있다.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무슬림의 출산율은 최근 수십 년 사이에 종교 그룹 중 가장 많이 떨어졌다. 1992~1993년의 4.4에서 2019~2012년의 2.3으로 낮아졌는데 이는 힌두의 1.94보다 약간 높을 따름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