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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남부까지 내려온 '말라리아'…화성·안산도 뚫렸다

등록 2024.04.25 15:32:13수정 2024.04.25 16:2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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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세계 말라리아의 날'…말라리아 '비상'

DMZ 인접 발생하던 말라리아, 경기남부 확산

도내 12개 시·군 말라리아 위험지역 추가 지정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세계 말라리아의 날’인 25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서 연구원들이 채집한 모기를 분류하고 있다. 작년 국내 말라리아 환자는 672명으로 이중 409명(60.9%)이 경기도에서 발생했다. 경기를 비롯해 인천, 서울, 강원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는 말라리아는 기온이 오르기 시작하는 4월부터 10월 사이에 집중된다. 2024.04.25. jtk@newsis.com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세계 말라리아의 날’인 25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서 연구원들이 채집한 모기를 분류하고 있다. 작년 국내 말라리아 환자는 672명으로 이중 409명(60.9%)이 경기도에서 발생했다. 경기를 비롯해 인천, 서울, 강원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는 말라리아는 기온이 오르기 시작하는 4월부터 10월 사이에 집중된다. 2024.04.25. [email protected]


[수원=뉴시스] 문영호 이병희 기자 = 경기북부를 비롯해 DMZ 인접지역에서 주로 발생하던 제3급 감염병 말라리아가 경기남부지역까지 점차 확산되고 있다.

'세계 말라리아의 날'인 25일 질병관리청, 경기도 등에 따르면 경기도내 19개 시·군이 올해 말라리아 감염 위험지역으로 지정됐다.

올해 추가된 말라리아 감염 위험지역은 화성시를 포함해 부천, 시흥, 안산, 광명, 하남, 광주, 양평, 구리, 남양주, 양주, 가평 등 12개 시·군이다. 지난해 의정부, 동두천, 고양, 파주, 포천, 연천, 김포 등 7곳에서 19곳으로 크게 확대됐다.

말라리아 위험지역이 화성시를 포함한 경기남부권역으로 넓어지면서 수도권 전체로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우리나라는 1979년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말라리아 퇴치 인증을 받았지만, 1993년 재발생한 이후 계속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제1차 말라리아 재퇴치 실행계획'을 추진했지만, 최근 도내 말라리아 발생 건수는 늘고 있다. 경기도는 2019~2023년 전국 말라리아 신고 건의 평균 57% 차지하는 대표적인 말라리아 집중 발생 지역이다.

최근 5년 동안 도내 말라리아 발생 통계(국내발생)를 살펴보면 2019년 270건, 2020년 218건, 2021년 168건, 2022년 224건, 2023년 410건 등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해외여행·야외활동 제한으로 2020~2021년 감소추세를 보였다가 지난해에는 1년새 83.04%(186건) 늘었다.

지난해 지역별 발생 현황은 파주가 153건으로 가장 많았고, 김포 81건, 고양 58건, 연천 27건, 양주 16건 등으로 경기북부에서 발생하는 빈도가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동서부권을 비롯해 남부권에서도 감염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서부권에서는 부천 12건, 광명 7건, 시흥 5건, 안산 4건이었고, 동부권에서는 광주·이천·성남이 각각 2건, 양평에서도 1건 보고됐다.

경기남부권에서는 수원 7건, 용인·화성·평택에서 각 3건, 안성(1건)에서까지 감염사례가 나타났다. 가평, 과천, 구리, 여주, 오산, 하남 등 6개 시·군을 제외하고 도내 모든 지역에서 말라리아가 보고됐다.

급기야 5개년 계획으로 '말라리아 박멸'을 목표로 했던 지난해에는 말라리아가 도내 5대 감염병에 이름을 올렸다.

경기도 연도별 상위 6개 법정 전수감시 감염병 통계를 보면, 2021년에는 수두(5713건·30.5%), 카바페넴내성장내세균속균종(CRE) 감염증(4597건·24.6%), 유행성이하선염(2718건·14.5%), A형 간염(2493건·13.3%), C형 간염(1881건·1.8%), 쯔쯔가무시증(341건·1.8%) 순이었다.

2022년에는 1·2위와 4·5위가 자리만 바뀌었지만 지난해에는 쯔쯔가무시증과 A형 간염을 뒤로하고 말라리아 감염이 5위에 올랐다.

DMZ를 비롯한 이북지역에서의 말라리아 병원체 유입 이후 국내에 말라리아가 토착화하고 지역 내에서 전파되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과거 현역·제대군인을 중심으로 발생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민간인 발생이 70% 이상을 차지하는 것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이런 상황에서 도는 지난해 4월 '경기도 말라리아 퇴치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2030년 말라리아 퇴치 인증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말라리아 환자를 2025년까지 50%로 감소시킨 뒤 2027년부터 3년간 환자 발생을 0건으로 유지하겠다는 설명이다.

이달부터는 오는 10월까지 말라리아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위해 매개모기 조사감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경기도 감염병관리지원단 관계자는 "최근 경기도 북부지역에 집중된 고위험지역이 아닌 도내 시군에서도 말라리아의 발생이 보고되고 있으며, 민간인 거주 지역 내 전파 확산의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말라리아 확진 특성 분석 및 역학조사 결과 추정감염경로의 94.8%가 미기재로 추정감염경로를 파악할 수 없었으며 검사 사유 등의 중요 변수도 누락이 빈번했다"면서 "역학조사 작성 시 보다 충실한 조사 및 기재가 필요하며 시군 담당자의 교육도 이행돼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한편 말라리아는 열원충(Plasmodium) 속 원충(삼일열·열대열·사일열·난형열·원숭이열)에 감염돼 발생하는 급성 열성질환이다. 감염된 매개모기를 통해 전파되며 드물게 수혈·주사기 공동 사용 등에 의해 감염되기도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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