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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경찰, UCLA 캠퍼스에 진입해 친 팔 시위대 체포…컬럼비아대 이어

등록 2024.05.02 21:36:12수정 2024.05.02 23:3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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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새벽3시 진입…전날 밤 친이스라엘 시위대 난입은 방치

30여 대학 캠퍼스에 경찰… 2000명 가까운 시위대 체포

[AP/뉴시스] 2일 새벽 미국 로스앤젤레스 UCLA 캠퍼스에서 경찰이 진입해 텐트 농성 중이던 반 이스라엘 시위대 학생들을 붙잡아 체포하고 있다. 학생들 손을 등 뒤로 돌려 지퍼타이로 묶어놓았다

[AP/뉴시스] 2일 새벽 미국 로스앤젤레스 UCLA 캠퍼스에서 경찰이 진입해 텐트 농성 중이던 반 이스라엘 시위대 학생들을 붙잡아 체포하고 있다. 학생들 손을 등 뒤로 돌려 지퍼타이로 묶어놓았다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LA 경찰이 2일 새벽3시(한국시간 오후7시) 조금 지나 캘리포니아 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의 학교 안으로 진입해 텐트 농성을 벌이고 있던 친 팔레스타인 시위대 학생들 체포에 나섰다.

경찰 진입 1시간이 지난 새벽 4시 반 시점에서 시위 학생들이 캠퍼스 딕슨 광장 농성장 주변에 둘러쳤던 바리케이드는 거의 모두 치워졌다. 500명에 육박하던 시위대는 수십 명만 광장 한가운데로 물러서 결집해 서로 어깨를 곁고 손을 마주잡고 경찰에 저항하고 있다.

시위 학생 수십 명은 LA 고속도로 기동대인 진압 경찰에 의해 붙잡혀 두 손을 등 뒤로 해서 플라스틱 지퍼타이로 묶여 끌려갔다.

UCLA 시위대는 열흘 넘게 평화적인 시위를 이어갔으나 30일 밤 11시(한국시간 1일 오후3시) 급조된 친 이스라엘 시위대 200명이 캠퍼스 안으로 쳐들어왔다. 농성 시위대에 돌멩이를 던지는 등의 공격을 행해 반 이스라엘 시위대 수십 명이 부상했다.

이 같은 폭력 사태에도 학교 당국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무슬림 학생들은 물론 뉴섬 개빈 주지사(민주당) 등으로부터 폭력 방조의 비난을 받았다.

학교 당국은 오후에 캠퍼스 농성시위를 '불법'이라고 규정 발표하면서 경찰의 진입을 요청했다. LA 경찰은 밤8시 학교 앞에 도착해 시위학생들에게 불법 행동임을 고지하고 해산을 종용하며 진입 체포 방침을 밝혔다. 이 같은 통보 7시간이 지나 실제 캠퍼스 진입과 체포가 이뤄진 것이다.

{AP/뉴시스] 경찰 진입 2시간이 지난 2일 새벽 5시 무렵 경찰이 해체한 UCLA 텐트농성장 모습

{AP/뉴시스] 경찰 진입 2시간이 지난 2일 새벽 5시 무렵 경찰이 해체한 UCLA 텐트농성장 모습

이날 새벽 진압에서 경찰은 섬광탄은 물론 고무탄환, 충격 수류탄 등을 사용했다.

지난달 17일 뉴욕시의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시작된 미국 대학생들의 가자 전쟁 관련 반 이스라엘·친 팔레스타인 텐트철야 농성시위는 이후 20개 주의 많은 대학으로 퍼졌다. 농성이 길어 지면서 대학 당국의 요청에 의해 진압 경찰의 캠퍼스 진입 및 시위대 해산과 체포가 이어졌다.

미국 대학 시위대는 전쟁 6개월 여 만에 가자 팔레스타인 인 3만4000명의 목숨을 빼앗은 이스라엘의 공격을 자위권으로 정당화할 수 없는 야만적인 인종차별 폭력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런 이스라엘 정부 및 전쟁에 연관된 기업의 주식에 투자된 대학 자산을 완전 매각해 처분하고 투자철회(Divest)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런 시위대의 주장과 요구를 단순한 팔레스타인 동정의 발산이 아닌 미 대학 규정에서 금하는 '유대인 증오혐오(안티 유대인)' 행동으로 몰아가는 정치적 움직임이 공화당 강경보수파를 중심으로 나타났다.

대학 당국은 이런 지적에 쉽게 동조하지는 않았으나 시위대의 이스라엘 투자철회 요구는 무시했다. 농성이 장기화하자 일부 대학 당국이 농성 시위대의 강제 해산을 경찰에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AP/뉴시스] 해가 솟아나려는 여명 때 한 시위자가 경찰에 두 손이 묶여있는 모습

[AP/뉴시스] 해가 솟아나려는  여명 때 한 시위자가 경찰에 두 손이 묶여있는 모습 

뉴욕의 컬럼비아 대학 시위대가 강의동을 점거하자 20시간 뒤 30일 밤 9시(현지시각) 대학의 요청에 의해 뉴욕 경찰이 진입했다. 수백 명 경찰은 점거 건물에 시위대 100여 명을 체포하고 시위활동을 종식시켰다. 이로부터 몇 시간 뒤에 로스앤젤레스의 UCLA 캠퍼스에 친 이스라엘 시위대가 난입해 농성 시위대를 공격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대학 캠퍼스에서 반 이스라엘 농성 시위가 지난달 17일부터 시작된 뒤 2일 새벽 UCLA 진입 직전까지 최소 30개 대학 캠퍼스에 경찰이 38차례 진입해 1600여 명을 체포해 간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한편 UCLA는 캘리포니아주 주립대 시스템 중 하나인 캘리포니아 대학교(UC)의 10개 캠퍼스 중 하나이며 동부 아이비리그 못지않는 명문으로 꼽힌다. 버클리대와 같은 시스템이며 그 다음으로 역사가 깊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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